소굿, 쇠굿, 소놀음굿, 마부타령굿
경기도 양주지역의 《경사굿》에서 제석거리의 부속절차로 우마숭배와 가내안녕, 풍농기원을 목적으로 연행하는 굿놀이
양주소놀이굿은 경기도 양주지역에서 전해 온 《경사굿》에서 《제석굿》의 부속절차로 연행되는 굿놀이이다. 그 기원은 알 수 없으나 농경문화와 연계해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소멕이놀이〉 방식으로 진행되며 우마숭배와 가내안녕, 풍농기원을 목적으로 한다. 무당의 《제석굿》에 이어서 마부와 어미 소, 송아지, 동네사람들이 등장해서 재담을 주고받거나 타령을 부르면서 연행한다. 건강한 소가 집안 살림을 일으켜서 집안을 평안하게 지켜주기를 기원하는 것으로 소와 관련된 여러 타령에 기원을 담아서 노래한다. 우리나라 〈소놀이굿〉의 전형적인 형태라고 할 수 있다.
굿에 대한 역사적 유래는 불분명하다. 다만 〈소놀이굿〉은 농경사회를 기반으로 했던 전통사회에서 우마 숭배와 풍농을 기원하기 위해서 연행하는 〈소멕이놀이〉의 한 가지라고 할 수 있다. 양주지방에서 신산(神山)으로 여기는 감악산(紺岳山)의 감악사(紺岳祠)에서 나왔다는 구전도 전한다. 가장 일반적인 유래로 〈소멕이놀이〉가 무속에서 굿놀이로 연행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소멕이놀이〉의 형태는 양주 외에도 서울ㆍ경기도와 황해도, 평안도 일대에서 다수 확인된다. 〈소멕이놀이〉의 형태가 매우 널리 퍼져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확인되는 무속의 굿에서 연행하는 〈소놀이굿〉의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양주 경사굿》의 양주소놀이굿과 황해도 〈편상 소놀음굿〉, 〈연백 소놀이굿〉, 〈옹진 소놀이굿〉 등이다. 양주소놀이굿의 역사에서 등장하는 인물은 무부(巫夫) 팽수천(彭壽天, 1901~1937)이다. 팽수천은 광복 이전에 구빼미 만신과 같은 양주 지역의 만신들과 함께 활동했던 인물로 양주소놀이굿 전승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특히 염불, 타령은 물론 무가와 잡가에도 능했던 인물로 〈소놀이굿〉의 재담은 물론 타령을 여러 사람들에게 가르쳤다고 한다. 그가 남긴 재담과 타령은 1960년대 양주소놀이굿 복원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양주소놀이굿의 원래의 모습이 정확하게 확인되지 않으나 그 형태는 일제강점기를 기준으로 변화를 겪었다. 실제 무속의 전승이 일제강점기를 기점으로 점점 약화되면서 양주소놀이굿 역시 광복 이후까지 쇠퇴해서 단절될 위기에 처했다. 1960년대 이두현 등의 민속학자들에 의해 양주소놀이굿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진행되면서 팽수천에게 재담과 타령을을 배운 우용진과 고관성 등의 인물과 양주 지역 무녀 조영자가 함께 양주소놀이굿을 재현하였다. 이후 양주 〈소놀이굿〉은 1980년 중요무형문화재 제70호로 지정되었다.
○ 역사적 변천 과정 양주소놀이굿은 1980년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되기 전까지 마부 역할을 맡는 놀이꾼과 무당을 중심으로 전승이 이루어졌다. 1980년 중요무형문화재 지정을 위한 작업을 통해 무당, 마부(원마부ㆍ곁마부), 악사를 주요 연행자로 했다. 현재 양주 백석읍 방성리에 있는 양주소놀이굿 보존회를 중심으로 전승이 이루어지고 있다. 양주소놀이굿이 문화재로 지정되면서 본래 《경사굿》의 연행맥락은 누락된 채, 《제석굿》의 부속절차로서 〈소놀이굿〉만 연행되게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놀이 중심으로 차츰 확장되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서 종목의 불분명하게 전승되는 점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 연행 시기와 장소 본래 경기도 양주지역의 《경사(慶事)굿》에서 연행되는 것이다. 〈소놀이굿〉만 독립적으로 연행되지 않으며, 《경사굿》의 전체 과정 중 제석거리의 부속거리로 연행된다. 《경사굿》은 대개 음력 정월, 삼월, 시월에 많이 하는 것으로 일 년의 시작에 풍농과 가내안녕을 기원하거나 시월에 풍농에 대한 감사의례를 드리는 형태라고 할 수 있다. 이 중 시월달은 상달[上月]이라고 해서 신곡(新穀)맞이로 《경사굿》을 가장 많이 진행했다. 전통적인 《경사굿》은 집안에서 진행되는데, 《제석굿》은 전통가옥의 마루 또는 안방에서 진행하고 〈소놀이굿〉은 마당에서 진행한다. ○ 음악적 특징 양주소놀이굿은 크게 두 가지의 음악적 성격이 나타난다. 하나는 경기지역 무악의 면모와 다른 하나는 경기지역 민요의 면모이다. 굿의 일환으로 〈소놀이굿〉이 진행되므로 무당이 연행하는 《제석굿》의 경우 제석청배는 만수받이 장단으로 진행된다. 만수받이는 주바지라고도 하는데, 혼소박(3+2+3+2) 4박 장단으로 한 장단 단위로 반복창 형태로 가창한다. 굿을 하는 무당이 서서 메기면 앉아서 장구를 치는 사람이 반복해서 가창하는 형태이다. 양주소놀이굿에서 가창하는 여러 타령은 모두 굿거리 장단에 맞춰서 가창하는 것으로 서울경기 지역의 굿에서 사용하는 굿거리 장단형으로 민요의 굿거리 장단과 엑센트에서 차이가 있다. 서울경기지역 무속의 굿거리 장단은 3소박 4박의 굿거리 장단 중 첫박의 첫 소박과 세 번째 박의 마지막 소박에 무겁게 힘을 주어서 ‘덩-- 덩-- 궁-덕 궁--’ 형태로 친다. 또한 양주소놀이굿에서 《제석굿》의 만수받이와 재담과 타령으로 독립된 놀이로서만 연행되면서, 놀이꾼들의 등장과 퇴장과 타령 가창 등에 농악대들이 참여하고 있다. 농악대의 꽹과리ㆍ징ㆍ장구ㆍ북 등이 반주한다.
○ 절차 및 주요 내용 양주소놀이굿은 《경사굿》의 전체 굿거리의 일부로, 마을의 주민들 중 신명 많은 이들이 놀이꾼으로 참여해서 무당과 함께 재담으로 진행한다. 〈소놀이굿〉은 무당과 마부의 재담, 마부의 타령(唱)과 덕담, 마부의 동작과 춤, 소의 동작 등의 요소 등이 엮이면서 진행한다. 양주소놀이굿에는 무당과 악사, 마부와 곁마부, 가장(假裝)한 소와 구경꾼들이 부차적으로 참가한다. 양주소놀이굿이 《양주 경사굿》의 일환으로 연행되는 것으로 《경사굿》의 전통적인 절차를 확인하면 다음과 같다. 《양주 경사굿》은 서울경기지역의 《재수굿》의 절차로 구성되어 있다. 전체 공간의 부정을 물리는 단계에서 각 신들을 초정하고, 신의 위계에 따라 여러 굿거리를 진행한다. 실제 전체 굿거리를 정리하면 행추물림-부정-불사맞이-본향-초가망-조상-대감-(성주받이)-상산-별상-신장-산대감-제석+소놀이굿-호구거리-성주-산거리-창부-뒷전 등의 순서로 진행된다. 《제석굿》의 부속거리로 연행되는 양주소놀이굿의 내용은 《제석굿》을 마친 무당이 마부를 찾아서 이어지는 1) 마부와 무당의 만남, 2) 마부의 노정기와 소에 관한 치레, 3) 소를 사고파는 흥정, 4) 흥정을 마치고 가내안녕과 북록을 비는 축원 대목으로 나눌 수 있다. 〈소놀이굿〉은 《제석굿》을 마친 후 이어서 진행된다. 〈소놀이굿〉에 사용하는 소는 어미 소와 송아지로 대개 두 마리로 진행한다. 소는 짚을 엮거나 멍석의 형태로 만들어서 어미소는 다섯~세 명의 사람이 둘러쓰고 소로 가장한다. 송아지는 두 명의 사람이 멍석을 둘러쓰고 가장한다. 〈소놀이굿〉에 등장하는 무당은 《제석굿》을 할 때 입는 복색으로 가사를 두른 장삼을 입고 고깔을 쓴다.
양주소놀이굿의 연행내용을 더욱 구체적으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1) 마부와 무당의 만남 : 《제석굿》을 마친 무당이 남편을 찾고, 마부가 등장한다. 마부가 〈누가 나를 찾나〉를 부르며 등장한다. 마무는 원마부 한 명과 곁마부 두 명으로, 어미 소와 송아지를 데리고 들어온다. 어미 소와 송아지는 마당을 활달하게 돌아다닌다. 2) 마부의 노정기와 소에 관한 치레 : 마부가 등장해서 집터에 소가 이르게 되는 과정을 노정기로 제시하는 〈마부 노정기(路程記)〉를 부르면 그동안의 여정을 말한다. 이어 소가 온갖 은금보화를 가져왔다고 하고 여러 타령을 부른다. 이때 〈보물타령〉, 〈마부 대령 인사〉, 〈소 머리 치레〉, 〈절[寺] 타령〉을 시작으로 소의 뿔ㆍ귀ㆍ눈ㆍ입ㆍ이ㆍ혀ㆍ꼬리ㆍ다리ㆍ굽ㆍ모색 등의 치레를 부른다. 이어서 〈소 글 가르치기〉, 〈마부 복식 치레〉, 〈소 질마 치레〉, 〈소 굴레 치레〉, 〈잡곡 타령〉 등을 부른다. 소가 일도 잘하고 살림도 늘게 해준다고 한다. 3) 소를 사고파는 흥정 : 부를 이루었으나 소를 팔겠다고 하면서 소장수이 나타나서 소를 사가기 위해서 가격을 흥정하는 대목고, 소장수와 마부 마누라와 성적인 농담을 주고받는 내용이 〈소흥정타령〉, 〈말뚝타령〉, 〈소장수마누라타령〉으로 이어진다. 4) 가내안녕과 북록을 비는 축원 : 소의 흥정이 마무리되면 소가 팔리고 집안이 잘 되도록 비는 무당의 고사, 축원, 덕담을 〈성주풀이〉, 〈축원〉, 〈살풀이〉를 부르면서 진행한다.
○ 악곡 구성 양주소놀이굿은 굿의 일부이므로 경기도 지역 굿의 반주 악기로인 삼현육각 편성을 기본으로 한다. 장고ㆍ피리ㆍ대금ㆍ해금을 사용한다. 굿놀이의 진행이 재담과 타령 등을 부르면서 진행되는데, 타령의 비중이 매우 높다. 재담과 타령은 무당과 원마부와 곁마부가 진행한다. 마부가 부르는 타령은 원마부와 곁마부가 교대로 부른다. 곁마부가 1명~다수까지 실제 연행에서 등장한다. 양주소놀이굿의 각 절차별로 다양한 형태의 타령이 등장하는데, 이들 타령은 모두 굿거리 장단으로 가창된다. 각 절차별로 하되는 노래는 다음과 같다. 1) 마부와 무당의 만남 : 마부의 〈누가 나를 찾나〉 2) 마부의 노정기와 소에 관한 치레 : 마부의 〈마부 노정기(路程記)〉, 〈보물타령〉, 〈마부 대령 인사〉, 〈소 머리 치레〉, 〈절[寺] 타령〉, 〈소뿔 치레〉, 〈소귀 치레〉, 〈소눈 치레〉, 〈소입 치레〉, 〈소이 치레〉, 〈소혀 치레〉, 〈소꼬리 치레〉, 〈소다리 치레〉, 〈소굽 치레〉, 〈소모색(毛色) 치레〉, 〈소 글 가르치기〉, 〈마부 복식 치레〉, 〈소의 굴레 치레〉, 〈잡곡 타령〉 3) 소를 사고파는 흥정 : 마부와 소장수의 〈소흥정타령〉, 〈말뚝타령〉, 〈소장수마누라타령〉 4) 가내안녕과 북록을 비는 축원 : 무당의 〈성주풀이〉, 〈축원〉, 〈살풀이〉
국가무형문화재(1980)
양주소놀이굿은 무속의 《경사굿》에서 가내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서 〈소멕이놀이〉를 굿놀이로 연행하는 것이다. 재담과 타령이 어우러지고, 무당과 마을주민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놀이가 구성되는 점에서 전통적인 굿놀이의 연행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양주소놀이굿의 원마부, 곁마부, 어미 소, 송아지, 소장수를 마을주민들이 함께 참여해서 연행한다. 양주소놀이굿 외에 우리나라의 무속에서 〈소놀이굿〉이 확인되는 것으로 〈평산소놀음굿〉, 〈연백 소놀이굿〉, 〈옹진 소놀이굿〉 등이 있는데, 이들 모두 《경사굿》에서 제석거리와 연계되어 연행된다는 공통점이 있다. 현재 양주소놀이굿은 문화재로 지정된 이래로 《경사굿》의 연행맥락은 누락된 채, 《제석굿》의 부속절차로서 〈소놀이굿〉만 연행되게 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놀이 중심으로 차츰 확장되어가고 있다. 이로 인해서 〈소놀이굿〉의 기능이 불분명하게 전승되며, 놀이적 요소만 확대되면서 원형적인 면모가 약화되고 있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한국민속예술사전: 민속극』, 국립민속박물관, 2016. 김헌선, 『양주 소놀이굿』, 국립문화재연구소, 2001. 양종승, 『황해도평산소놀음굿』, 국립문화재연구소, 1998. 이두현, 『양주경사굿과 소놀이굿』, 열화당, 1989. 이두현, 「양주소놀이굿」, 『무형문화재보고서』 6, 문화공보무 문화재관리국, 1967. 문화재청(www.cha.go.kr) 문화재청국가문화유산포털(www.heritage.go.kr)
김은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