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산대(別山臺), 양주산대(楊州山臺), 산듸춤, 산두. 산디춤
경기도 양주에 전승되어 온 탈놀이
경기도 양주시 유양리에 전승되고 있는 《산대놀이》로 《본산대놀이》의 영향을 받아 파계승과 양반에 대한 풍자, 서민들의 삶의 희노애락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 총 8과장 8경으로 구성되어있으며 〈거드름춤〉과 〈깨끼춤〉이 대표적이다. 반주 음악은 염불, 타령, 굿거리, 당악 장단에 삼현육각 편성으로 경기대풍류가락을 연주한다.
고려 초부터 국가 행사로 연행되어 온 《산대잡희(山臺雜戲)》가 1643년(인조 12) 민간화되면서 본산대(本山臺)라 불리는 전문 놀이꾼들이 각지를 돌며 활동하게 되었다. 양주고을에서는 때마다 ‘사직골 딱딱이패’, ‘애오개 산대패’, ‘구파발 산대패’ 등의 본산대패를 초청하여 놀이를 벌였는데 18세기 후반에 들어서는 지역민이 직접 《산대놀이》를 본떠 가면을 제작하고 연희하기 시작한 것이 유래가 되었다. 본산대와 다르다는 의미의 ‘별(別)’자를 붙여 양주별산대놀이라 하였다.
○ 역사 변천 과정 《본산대놀이》를 바탕으로 양주에 정착한 《산대놀이》는 이을축(李乙丑)을 중심으로 관아(官衙)의 하급 관리와 관노들, 한량 등 지역민들이 연행하였으며 점차 성행하여 1910년대에는 전국순회공연을 기획하기도 하였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점차 약화되어 1929년 조선박람회 초청공연을 마지막 공연으로 선언하고 탈을 매도할 만큼 쇄락하였다. 이때 학계에서 양주별산대놀이에 주목하여 당시 양주 산대의 대표적 연희자 조종순(趙鐘洵, 1929~?)의 구술을 바탕으로 한 채록본이 남아있다. 한국전쟁 이후 탈이 소실되고 다수의 연희자가 사망하며 큰 타격을 입었다가 50년대 김성대(金成大, 1907~1970)의 후원으로 당시 전 과장에 걸친 연희 능력을 가지고 있던 김성태(金星泰, 1894~1962)가 탈을 제작하는 등 남은 소수의 인원과 함께 놀이를 복원하였다. 1964년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며 양주별산대놀이보존회가 결성되면서 당시 여덟 명의 연희자가 보유자로 지정되었고, 현재 예능보유자 김순희(金順姬, 1935~), 전승교육사 석종관(石鐘寬, 1953~), 김순홍(金順弘, 1955~)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 연행 시기와 장소 삼짓날과 4월 초파일, 단오, 추석을 비롯하여 크고 작은 명절에 연행되었으며, 가뭄 때 기우제(祈雨祭) 행사로 연행되었던 기록이 남아있다.
○ 절차 및 주요 내용 양주별산대놀이의 내용은 본산대 계통의 가면극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파계승 놀이와 양반 놀이, 서민 생활상의 희노애락과 생로병사를 보여주는 놀이로 이루어져 있다. 춤은 〈거드름춤〉과 〈깨끼춤〉이 대표적이다. 〈거드름춤〉은 상좌, 옴중, 노장, 연잎의 춤으로 동작이 느리면서도 무겁고, 발을 벌리고 장삼으로 얼굴을 가리거나 고개잽이로 끄덕끄덕하는 동작이 중심이다. 느린 염불장단에 맞추어 추며 반드시 〈깨끼춤〉을 동반한다. 〈깨끼춤〉은 《산대놀이》춤의 기본형인 4박 타령장단에 맞춘 춤으로 모든 과장에서 볼 수 있다. 어깨를 들썩이며 손장난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과장 구성은 1929년의 기록을 시작으로 총 일곱 개의 구술 채록본이 전하며 채록본 마다 과장 구성과 등장인물 명칭에 약간의 차이를 보인다. 현행 과장 구성은 총 8과장 8경으로 길놀이(거리굿)와 서막(序幕)고사로 시작하여 제1과장 〈상좌춤(上佐춤)〉, 제2과장 〈옴중과 상좌〉, 제3과장 〈옴중과 먹중〉, 제4과장 〈연잎과 눈끔적이〉, 제5과장 〈팔먹중놀이〉, 제1경 〈염불(念佛)놀이〉, 제2경 〈침놀이〉, 제3경 〈애사당법고놀이〉, 제6과장 〈노장(老長)〉, 제1경 〈파계승놀이〉, 제2경 〈신장수놀이〉, 제3경 〈취발이놀이〉, 제7과장 샌님[兩拰]〉, 제1경 〈의막사령(依幕使令)놀이〉, 제2경 〈포도부장놀이〉, 제8과장 〈신할아비와 미얄할미〉의 순서로 진행된다. 놀이에 등장하는 인물은 서른두 명이며, 사용되는 탈은 모두 스물두 점이다.
○ 악곡 구성 양주별산대놀이의 음악은 연희자가 직접 연행하는 노래와 반주 음악으로 나누어 볼 수 있다. 노래는 극 중 인물이 극의 흐름에 맞게 민요나 무가를 부르는 것으로, 같은 내용의 가사를 〈창부타령〉이나 〈노랫가락〉 선율에 얹어 부르기도 한다. 서두를 조금 부르다가 곧 재담이나 춤으로 이어가는 것이 많다. 〈염불덕담〉, 〈백구타령〉, 〈등장가〉, 〈가마솥〉, 〈동타령〉, 〈조기잡이〉, 〈야할타령〉, 〈진피발마개〉, 〈짝짜꿍〉, 〈천자풀이〉, 〈언문풀이〉, 〈둥둥타령〉, 〈시조창〉, 〈넋타령〉등 이 있으며 같은 노래라도 과장이나 연희자에 따라 가사를 다르게 부르기도 한다. 노래에 사용하는 장단은 세마치, 굿거리, 타령이며 진피발마개나 시조창 등은 무장단으로 부른다. 선율은 경기지역의 음계로 솔(sol)-라(la)-도(do)-레(re)-미(mi)나 솔(sol)-도(do)-레(re)와 같이 단순한 선율 구조를 보인다.
반주 음악에서 사용하는 장단은 염불, 타령, 굿거리, 당악, 왜장녀장단 등이다. 1970년대까지는 산대가락이라 하여 악사마다 고유의 가락을 가지고 즉흥적으로 선율을 연주하였으나 1980년대 이후로는 지영희(池瑛熙 1909~1979)가 정리한 경기대풍류가락을 반주음악으로 쓰고 있다. 가장 오래된 채록본인 1930년 기록에는 중령산, 세마치타령장단 등의 악곡명도 보이지만 현재는 연주되지 않는다. 염불은 6박 장단으로 ♩.≒20~30의 느린 장단이다. 〈거드름춤〉(그드름춤)에 쓰인다 하여 ‘거드름가락’이라고도 하며 1960-70년대에는 5박으로 연주한 기록이 있다. 음계는 솔(sol)-라(la)-도(do)-레(re)-미(mi)의 진경토리 선율이다. 타령은 양주별산대놀이의 모든 과장에서 사용되는 장단으로 4박 장단이다. ♩.≒50-75의 속도로 극 중 인물에 따라 장단의 속도가 다르며 악곡을 연주하면서 점차 빨라진다. 라(la)-도(do)-레(re)-미(mi)-솔(sol)의 반경토리 음계로 연주하는데 1970년대에는 진경토리로 연주한 기록이 있다. 굿거리는 ♩.≒60의 속도로 ‘거성가락’이라고도 하며 경기무속음악에서 쓰이는 굿거리와 마찬가지로 2박을 한 장단으로 본다. 솔 (sol)-라(la)-도(do)-레(re)-미(mi)의 진경토리 선율이다. 당악은 제8과장에서만 사용되며 연희자들 사이에서는 ‘올림가락’이라고도 불린다. ♩.≒130의 빠른 4박 장단으로 도(do)-레(re)-미(mi)-솔(sol)-라(la)의 선율구조를 보인다.
연희자가 장단을 청하는 불림은 염불, 타령 장단에서 사용한다. 염불 불림은 옴중이 “절-수-절-수-지-화-허-자- 조르르-”하고 6박에 걸쳐 불림하며 장단의 속도를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타령 불림은 4음보격 가사로 “금강- 산이- 좋단- 말-을 풍편- --에 넌-즛 듣고”, “나비야 나비야 청산- 가-자 호랑- 나비야 너-도 가자”와 같이 두 장단 길이로 불림하며 연희자에 따라 다양한 가사를 구사한다. 장단 없이 “쳐라~”하고 말하거나 손뼉으로 신호를 주는 경우도 있다. 반주음악에 사용하는 악기는 삼현육각 편성으로 피리 두 대, 대금 한 대, 해금 한 대, 장구 한 대, 북 한 대이다. 경우에 따라 북을 제외하거나 꽹과리를 추가하기도 하며 최근에는 아쟁을 포함해서 연주하기도 한다. 기록에는 피리와 장구 혹은 피리, 해금, 장구의 소편성으로 반주하는 모습도 확인할 수 있어 상황에 따른 편성 변화가 허용됨을 알 수 있다.
제5과장 제3경 〈애사당법고놀이〉에서는 예외적으로 연희자들이 직접 꽹과리, 제금 등의 타악기를 연주하는데 여기서 쓰이는 장단은 ‘왜장녀장단’이라 하여 “캥 캥그랑 캥그랑 깽” 하며 빠른 6박 장단을 연주한다. 선율은 태평소로 능게가락, 경기굿가락을 연주한다.
국가무형문화재(1964)
양주별산대놀이는 서울과 인접하여 《본산대놀이》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았으며, 풍요롭고 놀이를 즐기는 양주고을의 특성과 결합하여 오랜 세월에 걸쳐 전승될 수 있었다. 파계승과 양반 과장이 주를 이루며 재담이 많고 연극적 볼거리가 풍부하다. 1929년의 채록본이 남아있어 역사적 의미가 깊다. 춤사위가 부드럽고 섬세하며 〈거드름춤〉과 〈깨끼춤〉 외에도 다양한 춤사위가 발달해있다. 반주 음악은 삼현육각 편성으로 풍성하며 경기대풍류가락과 더불어 민요와 잡가, 십이가사, 무악 등 다양한 계층의 음악이 혼합되어 나타나 경기지역의 음악적 특징을 다양하게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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