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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사전(보기) | 국립국악원

국악사전

암행어사출두

  • 작성일2014-11-16

【정의】판소리 춘향가 중 이 도령이 어사가 되어 출두하는 대목.

 

【유래 및 역사】어사출도

 

【형태, 기능 및 특징】<암행어사 출두> 대목에서는 “본관의 생신잔치날 이 도령이 어사가 되어 출두하였다.”의 한 문장으로 설명이 충분한 상황을 다양한 문학적 수식과 음악적 기교를 더하여 매우 장황하게 전개시킴으로써, 장면이 의도하는 바를 극대화시키고, 관객이 함께 경험할 수 있도록 한다. 자진모리장단에 우조로 짜여진 선율은 긴박하고 격동적인 일이 극적으로 벌어지고, 위풍당당한 일이 바쁘게 전개되거나, 많은 사연들이 일일이 나열되는 상황을 묘사하는 데 아주 적합한 방식으로, 걸인 이몽룡이 갑자기 어사가 되어 나타나 본관사또의 생일잔치판이 한 번에 깨지는 분주한 장면을 잘 묘사한다. 리듬도 변화무쌍하여 장단을 농락한다.

 

【내용】<암행어사 출두> 대목은 이 도령이 어사가 되어 출두하는 대목이다. 어사가 출두한 날은 마침 본관사또의 생일잔치일이다. 고을 백성에게서 착취한 재물로 생일상이 거나하게 차려지고, 기생 ? 광대 ? 풍류객들뿐만 아니라 각 읍 수령들도 모두 참석하였다.

<암행어사 출두> 대목은 춘향가의 극적 전환이 이루어지는 핵심 대목으로, 극적 전환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첫 번째는 옥에 갇혀 죽을 처지에 놓인 춘향의 위기가 해소된다는 점이다. 사랑하는 임을 떠나보내고 정절을 지킨 춘향은 변 사또의 수청을 거부한 죄로 옥에 갇힌 신세가 되었고, 변 사또의 생신잔치 끝에 죽을 위기에 놓였다. 임을 볼 기약도 없이 죽음을 목전에 둔 절망스런 상황에서 어사출두는 춘향의 절망이 희망으로 전환되는, 정절을 지킨 보상이 이루어지는 순간이다. 두 번째로는 고을 백성들을 착취하고 억압하던 변 사또에게 벌이 내려진다. 청중들은 약한 서민 대중의 편에 서서 그들을 옹호하는 어사 이몽룡의 활약에 박수를 보내고, 변 사또의 몰락에 통쾌함을 느끼게 된다.

판소리는 서민층에서 성장한 음악 장르로서, 그들의 정서와 해학이 살아 있다. 깊은 슬픔의 이야기로 한바탕 울며 쌓인 한을 풀어내는가 하면, 진한 농담으로 웃기도 한다. 특히 지배계급인 양반층에 대한 풍자와 그들의 몰락 이야기는 판소리에 매우 자주 사용되던 소재로, 서민들에게는 그 어떤 이야기보다 큰 희열을 주었다. 춘향가 중 <암행어사 출두> 대목은 춘향과 변 사또로 대변되고 있는, 약자가 강자로 그리고 강자가 약자로 전환되는 사건이다.

(임권택 감독의 영화 [춘향뎐]은 배우들의 연기와 판소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져 있는데, 조상현이 부른 판소리를 배경으로 <암행어사 출두> 대목이 매우 실감나게 연출되어 있다.)

 

【필자】신은주

 

【참고문헌】

「춘향가 어사출도 대목의 전승과 변이」(윤석준, 한국학중앙연구원 석사학위논문, 1988)

 

<암행어사 출두> (조상현 창,『판소리 다섯마당』한국브리태니커회사)

뜻밖의 역졸 하나 질청으로 급히 와서 무슨 문서 내여 놓고 ‘어사 비간이요’ 붙여 놓니 육방이 손동헌다. 본관의 생신잔치 갈 데로 가라 허고 출도채비 준비헐 적, 공방을 불러 사치를 단속, 포진을 펴고 백포장 둘러라. 수로를 불러 교군을 단속, 냄여줄 고치고 호피를 엱어라. 집사를 불러 흉복을 차리고, 도군도 불러 기치를 내여, 도사령 불러 나졸을 등대, 급창이 불러 청령을 신칙허라. [중략] 이리 한참 분발헐 제, 이때여 곡성이 일어나며 “아이고 내가 이리 떨린 것이 초학인가 싶으요. 어서 가야겠소” 어사또 대답허되 “내가 시골을 오래 다녀 초학방문을 알지요. 소하고 입을 맞치면 꼭 낫지죠” “그 약 중난 허오마는 허여 보지요” “수이 찾아갈 것이니 의원 대접이나 착실히 허오” 운봉이 일어나며 “나도 고을 일이 많은 사람이기로 부득이 왔삽더니 어서 가야겠소” 어사또 대답허되 “갔다 왔다 하기 괴롭겄소” “무엇허러 또 오겠소” [중략] 어사또 거동봐라. “어, 이리 허다가는 이 사람들 굿도 못 보이고 다 놓치겄다” 마루 앞에 썩 나서서 부채 피고 손을 치니, 그 때의 조종들이 구경꾼에 섞여 섰다 어사또 거동보고 벌떼같이 달라든다. 육모방맹이 들어메고 해갚은 마패를 달같이 들어메고 달 같은 마패를 해 같이 들어메고 사면에서 우루루루루루루 삼문을 와닥 딱 “암행어사 출또여, 출또여 암행어사 출또하옵신다” 두세 번 부르난 소리 하날이 덤쑥 무너지고 땅이 툭 꺼지난 듯, 수백 명 구경꾼이 독담을 무너지닷이 물결같이 흩어지니 항 우으 음아질타 이렇게 무섭든가. 쟁비으 호통소리 이렇게 놀랍든가. 유월의 서리 바람 뉘 아니 떨겄느냐. 각 읍 수령은 정신 잃고 이리저리 피신헐 제, 하인 거동 장관이라. 수배들은 갓 쓰고 저으 원님 찾고, 통인은 인궤 잃고 수박통 안았으며, 수젯집 잃은 칼자 피리 줌치 빼어 차고, 대야 잃은 저 방자 세수통을 방에 놓고, 육삼통 잃은 하인 양금 빼어서 짊어지고, 일산 잃은 보종들은 우무 장사 들대 들고, 부대 잃은 복마마부 왕재섬을 실었으며, 보교 벗은 교군들은 빈줄만 메고 들어오니 원님이 호령허되, “워따 이 죽일 놈들아. 빈줄만 메고 들어오니 무엇 타고 가자느냐” “이 판으 허물있소. 사당의 모냥으로 두 줄 우에 다리 넣고 업고 행차하옵시다” “아이고 이놈들아 내가 앉은뱅이 원이냐” 밟히나니 음식이요, 깨지나니 화기로다. 장구통은 요절하고 북통은 차 구르며, 뇌고 소리 절로 난다. [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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