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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악사전(보기) | 국립국악원

국악사전

심청이 아버지와 이별하는 대목

  • 작성일2014-11-16

【정의】판소리 심청가 중 심청이가 제수로 팔려가는 날 아침에 아버지와 이별하는 대목.

【이칭(異稱)】부녀 영결 대목

【유래 및 역사】정노식의『조선창극사』에 의하면, <심청이 아버지와 이별하는 대목>은 조선 후기 철종과 고종 때의 판소리 창자인 김창록의 더늠이다. 초기에는 심청이 부친의 의복을 준비하면서 부친의 앞날을 걱정하는 비교적 간략한 노랫말이었던 것이, 다양한 이야기들이 첨가되고 전체 대목의 길이가 확장되면서 비극적인 상황이 한층 더 강화되었다. 판소리 심청가 중 오늘날 가장 활발하게 전승되고 있는 박유전제 정응민바디 강산제 심청가에는 부친의복 준비, 모친 산소 성묘, 부친 걱정, 사당하직, 아침밥 지어 올림, 심 봉사의 꿈 이야기, 부친에게 사실 고백 등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보인다.

【형태, 기능 및 특징】<심청이 아버지와 이별하는 대목>은 좁게는 둘의 이별이 실질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대목만을 말하나, 넓게는 <심청 행선 준비>, <부친 밥상 차림>, <심청 부친께 고백>, <부녀 이별 대목> 전부를 포함한다. <심청 행선 준비> 대목은 죽음을 앞둔 심청의 심경이 그려지는 대목으로, 진양조장단에 계면조를 사용하여 매우 절절하게 그려진다. <부친 밥상 차림>은 흔히 아니리로 부르며 심청이 감정을 추스르고, <심청 부친께 고백> 대목에서는 자진모리장단에 계면조를 사용하여 선율을 구성하면서 급박한 상황으로 몰고 간다. 이어 <부녀 이별 대목>에서는 심 봉사의 한탄과 실성발광 및 절규를 중중모리장단에 계면조를 사용해 그려낸다.

【내용】심청은 부친의 눈을 띄우기 위해 불전에 시주할 공양미 삼백 석을 구하고자, 남경 장사 선인들에게 인당수 제수로 자신의 몸을 팔았다. 그러나 눈이 어두운 부친을 두고 죽을 일을 생각하니, 정신이 아득하다. 행선 날을 기다리며 부친의 의복을 빨아 정리하고, 모친의 묘에 사배하직(四拜下直: 네 번 절하고 이별)하고, 사당에도 분향하며 고한 뒤, 마지막으로 부친의 아침밥을 차려 내었다. 아무것도 모르는 부친은, 심청이가 수레를 타고 끝없는 바다로 나아가더라는 꿈 이야기를 하며 아마도 좋은 일이 생길 징조라며 즐겁게 식사한다. 그러한 아버지를 보, 심청은 더는 속일 수 없어 아버지께 모든 일을 고한다. 공양미 삼백 석을 구하기 위해 제수로 자신의 몸을 팔았다고 고하는 심청의 고백을 듣고, 부친은 절규하다가 청이를 대신해 자신이 제수로 가겠다고 나서고, 심청을 데려가는 선인들에게 호통을 치는 등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다. 결국 심청과 부친이 서로 부둥켜안고 울음을 운다. 심청과 부친의 이별 대목은 비극적 분위기가 절정에 이르는 대목으로, 노랫말의 극적 상황에 맞게 음악을 구성해 가며 듣는 이들의 눈물을 자아낸다.

【필자】신은주

<심청이 아버지와 이별하는 대목> (『성우향 창본 강산제 심청가』)

“허허 이것 웬 말이냐. 못허지야 못하여 아이고 청아. 애비보고 묻도 않고 너 이것이 웬일, 못허지야 못하여, 눈을 팔아 너를 살듸 너 팔아 눈을 뜬들 무엇보자 눈을 뜨랴. 철모르는 이 자식아 애비 설움을 너 들어라. 너의 모친 너를 낳고 칠일 안에 죽은 후에 앞 못 본 늙은 애비가 품안에 너를 안고 이집 저집 다니며 동냥젖 얻어 먹여 이만큼이나 장성. 묵은 근심 햇 근심을 널로 하여 잊었더니, 이것이 웬일이냐. 나를 죽여 묻고 가면 갔지, 살려 두고는 못가리라.” 그때의 선인들이 문밖에 늘어서 “심 낭자 물 때 늦어가오.” 성화같이 재촉허니 심 봉사 이말 듣고 밖으로 우루루 “에이, 무지한 놈들아. 장사도 좋거니와 사람 사서 제 지낸디 어데서 보았느냐. 옛글을 모르느냐. 칠년 대한 가물 적에 탕임군 어진 마음 사람 잡아 빌랴허니 내 몸으로 대신 가리라. 몸으로 의생되여 전조단발 신영백모 상림 뜰에 빌었더니 대우방 수천리에 풍년이 들었단다. 나도 오늘 내 몸으로 대신 가리라. 아이고 동네 사람들 저런 놈들을 그저 둬, 내 딸 심청 어린 것을 꼬욤 꼬욤 꼬여다 인당수 제수허면 네 이놈들 잘될소냐” 목제비질을 떨컥 내리둥굴 치둥굴며 “아이고 이게 웬일이냐” 심청이 기가 막혀 부친을 부여안고 “아이고 아버지, 지중한 부녀천륜 끊고 싶어 끊사오며 죽고 싶어 죽사리까. 아버지는 눈을 떠서 대명천지 다시보고 좋은디 장가들어 칠십생남 하옵소서. 아이고 아버지, 아이고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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