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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정보 | 국립국악원

학술·정보

소문난 굿판 박수뎐, 철물이굿 삼인삼색 관람후기


철물이굿은 황해도 연백, 옹진, 해주 등의 무고한 집에서 우환을 미리 예방하기 위해 잔치같이 행하여지던 굿으로 무고(無故)에 대한 감사의 뜻과 자손의 창성을 빌었다. 철물이란 철 따라 사람들이 무리지어 온다는 뜻으로 많은 사람들이 구경도 하고 청하던 굿이다. 박수는 남자 무당을 지칭하는 호칭으로 남부지방 박수는 학습무(學習巫)이지만 중부 이북지방박수는 신내림을 받은 강신무(降神巫)이다.

2021년 2월 9일(화) 오후3시 국립극장 달오름 극장, ‘소문난 굿판 박수뎐, 철물이굿 삼인삼색’은 황해도 옹진 진오귀굿 김구월 박수, 연평도대동굿 나대형 박수, 황해도 철물이굿 박정욱 박수 남자 무당 셋이 한 굿판 무대에서 각각 자신들의 신을 모시고 펼친 첫물이굿이다.

철물이굿은 일반 고사로 시작하여 25거리(1.신청울림/ 2.일월성신맞이/ 3.칠성맞이/ 4.세인굿/ 5.상산부군맞이/ 6.초부정.초감흥굿/ 7.복잔내림/ 8.영정물림 / 9.제석굿/ 10.소놀음굿/ 11.성주굿/ 12.소대감놀이/ 13.도산말명방아찜굿/ 14.사냥굿/ 15.성주거리 / 16.별상거리 / 17.타살굿(생타살. 익은타살굿)/ 18.군웅굿 / 19.먼산장군/ 20. 대감놀이/ 21.서낭굿/ 22.조상굿/ 23.걸립대감놀이/ 24.작두거리(비수거리)/ 25.마당굿(사신굿))로 저녁에 시작하여 밤을 새우고 다음날 아침까지 한 뒤, 다시 오후부터 시작하여 이튿날 새벽에 마치는 것이 일반적인 긴 굿이다.

이날 굿은 박정욱 박수의 소놀음굿 도입부와 작두거리를 중심으로 약 3시간의 짧은 무대예술로 보여주며 대한민국의 2020년 C-19 펜데믹(pandemic)을 정리하고 2021년의 힘찬 새 기운과 안녕, 번영을 기원하는, 소망을 이루어주고 복을 가져다주는 철물이굿의 기본 목적을 가득 채운 굿이었다.

무대공연 3시간은 일반인들에게는 긴 시간이다. 음률의 형태가 비슷한 징, 장구, 피리의 음악반주가 반복적으로 이어지고 거의 대부분 박수 혼자서 굿을 이끌며 박수가 모시는 신이 바뀌는 모습인 무복과 모자를 계속 바꾸는 것을 제외하고는 별다른 퍼포먼스(performance)가 없어 흥미도 없고 지루하며 고통과 인내가 필요한 염려가 앞설 수 있는 것이 굿 구경이지만, 굿은 종교의식의 하나이기에 관람객들의 관심과 집중력, 무당이 전달해주는 신과의 교감에 따라 굿이 잔치가 될 수 있다.

거리두기로 한 좌석 띄어 자리를 잡고 달오름 극장을 가득 채운 관람객의 열띤 박수소리와 박수의 주문(呪文)소리에 화답하며 호응하는 관객들의 모습에 3시간이 어떻게 지났는지 의식하지 못했고, 박수가 무구(巫具)를 들고 뛰는 디딤 발 따라 빨려드는 심취는 ‘이것이 굿 구경의 마력이구나’ 하며 열기가 넘치는 잔치였다.

신의 영험(靈驗)을 보여주는 김구월 박수의 삼지창 위 돼지머리 세우기와 서슬 푸른 작두날 위를 맨발로 딛고서는 박정욱 박수의 작두타기 등은 관람객의 마음속에 알 수 없는 믿음과 벅찬 감동을 전달하였고 ‘덜어 낼 거야, 잘 될 거야, 이루어 질 거야’ 등 막연한 기대와 부풀어 오름을 전해 주었다.

2020년 경자(庚子)년을 보내고 2021년 신축(辛丑)년을 맞이하면서 자비를 들여 온 정성 다해 자신이 모시는 신에게 국태민안(國泰民安)을 기원하는 ‘소문난 굿판 박수뎐, 철물이굿 삼인삼색’을 열어준 박정욱 박수와 함께 한 김구월 박수 나대형 박수, 좋은 굿을 위해 최선을 다한 조무(助巫)와 무악반주자와 스탭들에게 따뜻한 고마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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