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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정보 | 국립국악원

학술·정보

국립남도국악원 금요국악공감 “남도예술시리즈 Ⅲ -조도닻배노래, 진도북놀이”

조도닻배노래는 진도군 조도면 조기잡이 어부들이 닻배를 이용한 어로(漁撈)작업 중에 부르던 어로요(漁撈謠)인 노동요이다. 지금은 사라져버린 닻배는 정치망 그물을 사용했다. 정치망은 연안의 얕은 바다에서 일자(一字)로 펼친 그물을 여러 개 고정시켜 놓아 조기가 그물코에 꽂히면 그물을 걷어 올리는 방식이다. 그물을 고정하기 위해 닻이 많이 필요해 많은 닻을 싣고 다닌다하여 닻배라 불리었다.

화면에는 여느 어촌의 모습이 보이고 무대 위에는 만선 깃발, 노 두 개, 그물 등이 놓여있고, 머리에 흰 수건을 동여맨 20여명의 어부가 꽹과리, 징, 북을 두들기는 세 사람을 앞세우고 등장했다. “엉차/ 어여라저쳐 흐어어 허어” 메김 소리를 시작으로 “어이야 술비야/ 어헤야 디헤야/ 지화자 좋다” 등 메김 소리와 받는 소리를 서로 주고받으며 조도에서 영광 앞 칠산 바다로 조기잡이 나가 만선(滿船)된 조기를 팔고, 조도로 귀향하여 즐기는 모습을 소리로 담아냈다.

“그물 짜는 소리 - 노 젖는 소리 - 돛 달고 가는 소리 - 그물 놓는 소리 - 고사모시는 소리 - 그물 꺼내기 소리 - 만선 조기 파는 소리 - 선주와 함께 뒤풀이 놀기 - 귀향소리 - 귀향 뒤풀이 놀기” 순서로 이어진 소리가락과 아니리는 거친 바다가 삶의 터전인 어부의 희로애락 숨소리로 들렸고 몸짓 하나하나는 힘든 생활도 아름답다고 보여주었다.

진도북놀이는 풍물 굿에서 유래된 북 놀이 중에서 모내기를 할 때 모꾼들 앞에서 북을 두들기면서 노래하고 춤추며 모꾼들의 흥을 북돋아 피로를 풀어주고 북채를 이용하여 틀어진 못줄, 모와 모의 간격 등을 지적하던 역할에서 비롯되었다 한다. 북을 장구처럼 어깨에 비스듬하게 메고 양손에 북채를 들고 마치 장구 치듯이 두들기며 춤추는 양 북 놀이로 장선천류, 박관용류, 양태옥류의 세 유파로 전승되는데 모두 즐길 수 있었다.

화려한 풍물 복식의 8명 여성 춤꾼이 부드러운 춤사위와 율동적인 움직임으로 보여준 장선천류 북놀이는 다양한 가락으로 이어지는 군무(群舞)의 화려함과 풍물에서 상쇠소리 따라 두들기는 것만이 북의 전부가 아니라 북만 가지고도 아름다운 춤을 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박관용류 북놀이도 8명의 여성 춤꾼이 놀며 단조로우면서도 절제된 동작은 군악(軍樂)같은 힘참과 패기가 넘쳐났고 유연한 손동작과 넘실되는 북소리의 아름다움과 춤사위의 기교가 두 눈을 매료키며 즐거움과 기쁨을 선물했다.

무명바지 저고리의 전통 풍물패 모습의 남성 넷 여성 셋 일곱 춤꾼이 관객을 황홀의 늪에 빠뜨려버린 양태옥류 북놀이는 빠르고 경쾌한 북의 두들김 따라 양발을 북통에 닿을 정도로 높이 치켜들며 뛰고 돌다, 다양하면서도 우아한 커다란 손놀림으로 하늘을 휘저어 수를 놓다 정 중동의 움직임으로 관객의 숨을 멈추게 했다. 일곱 춤꾼이 함께 노는 속에서 언뜻 언뜻 보이는 한 남성 춤꾼의 몸짓은 암술에 둘러싸인 수술의 돋보임 같았고, 넘치는 개개인의 역량이 뿜어내는 열기는 객석과 무대를 하나로 묶어 버렸다.
남도예술시리즈의 마지막 공연 ‘조도닻배노래, 진도북놀이’ 3회에 걸쳐 펼쳐진 남도예술시리즈 공연을 즐기기 위해 서울에서 진도 천릿길을 매주 금요일 3주 찾아온 보람과 희열은 값진 행복이었다. 이렇게 진도의 중요 민속예술을 한 곳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해주신 국립남도국악원과 이 공연을 위해 수고하신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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