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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정보 | 국립국악원

학술·정보

국립남도국악원 금요국악공감 “ 남도예술시리즈 Ⅱ -진도다시래기, 진도만가 ”

지난 12월 4일 금요일의 국립남도국악원 금요국악공감 “남도예술시리즈 Ⅰ - 강강술래, 남도들노래에 이어진 두 번째 공연 후기이다. 첫 공연을 즐기고 상경했다, 이번 금요일인 14일 남도예술시리즈 Ⅱ -진도다시래기, 진도만가를 즐기기 위해 서울에서 다시 내려갔다가 상경했다, 마지막 공연일인 18일 또 내려가 즐길 생각이다.

진도문화 보여주기 남도예술시리즈는 모두가 야외에서 펼쳐지는 생활문화이지만 지금은 생활 속에서 거의 사라져 원형은 물론이고 명맥마저 끊길 수 있어, 무대화 형태로나마 전승 보전하는 실정이라 기회 있을 때 함께 하는 것마저도 행운이며 큰 즐거움이라 생각한다.

진도 다시래기의 어원은 “다시 낳다”의 다시나기와 “여러 사람이 모여서 같이 즐긴다.”의 다시락이 복합된 뜻이라 추정하는 진도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장례문화이다. 초상집에서 출상전날 문상객들이 망자의 극락환생을 축원하고 상주와 가족들의 슬픔을 위로해 주기위해 신명나고 걸판지게 놀아주는 풍습이다. 가무마당놀이 형태로 형성된 ‘다시래기’를 대부분 전문 예능인들이 펼치면 문상객들이 하나 되어 즐기고 놀며 한 밤을 꼬박 넘긴다.

무대 위를 상두꾼과 함께 상제(喪制)가 뒤따르는 상여가 한 바퀴 돌며 초상을 치른다는 것을 알리고 나자 무대중앙에 주례청(主禮廳) 상(床) 앞에 상제들이 엎드려 상가 집임을 알렸다. 마당에 가상제(假喪制)가 나타나 상제에게 다가가 우화적이며 은유적인 말과 행동으로 다시래기를 할 수 있는 허락을 받았다.

이때부터 앞 못 보는 남편 거사와 아내 사당, 그리고 땡 중, 사이사이 가상제가 끼어들어 우스꽝스러운 몸짓과 춤, 해학적인 언어와 노래로 굿판을 휘저어 노는 마당극을 펼치며 문상객들에게 웃음과 즐거움을 선사하고 신명을 발산시킨다. 내용은 앞 못 보는 남편 몰래 땡 중과 통정을 하여 임신한 아내가 남편의 의심으로 탄로 나려는 찰라 산기(産氣)가 와 아기를 생산하며 벌어지는 촌극이었다. 이렇듯 망자와 새 생명의 간극(間隙)의 묘미를 담아낸 특별한 희극이었다.

30여분의 짧은 시간제약으로 완전한 한판 굿은 다하지 못한 것 같아 아쉬움도 있었지만 ‘다시래기’의 의미와 맛, 그때 초상집의 분위기와 느낌을 간접적으로나마 체험 할 수 있어 좋았다. 직업인인 전문예술인이 아닌 진도의 예능 재주꾼과 한 마을 주민들이 모인 보존단체 회원들이 보여준 ‘다시래기’라 친밀감과 현실감이 살아있어 감동이 더욱 더 넘쳐났다.

만가는 출상하는 날 상여를 메고 묘지까지 가면서 부르는 상여소리이다. 전국에 많은 만가가 있지만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를 중심으로 전승되는 ‘진도만가’는 상여소리 중에서 가장 세련된 음악성과 예술성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만장(輓章)을 앞세우고 망자의 위패를 실은 앵애(소여小輿)가 따르고, 하얀 소복을 입은 여성 상두꾼들이 상여 앞에서부터 길게 두 줄로 늘어뜨린 흰색 베 끈을 잡고 상여를 이끌며 그 뒤 남자 상여꾼들의 어깨 위에 꽃상여가 출렁인다. 이 상여를 붙잡고 상제들이 곡을 하며 무거운 발걸음을 내딛는다.

여성 상두꾼 두 줄 사이에서 선소리꾼이 소리를 메기자 뒷소리꾼들이 받아서 소리를 하고 상여 행렬과 함께하는 꽹과리, 북, 징, 장구, 사물소리에 맞추어 상두꾼들은 춤추는 듯 너울거리며 앞으로 나아갔다. 에 에에~에야 에에 에에에 에야 후렴의 합창이 상두꾼, 상여꾼, 입에서 울려 퍼지며 한 걸음 한 걸음 상여는 앞으로 나아가다 잠시 쉬며 노제를 지냈다.

한정된 공연 시간 때문에 묘지까지 가는 모습과 소리는 보여주지 못했으나 다양하면서도 구슬픈 만가소리는 애간장을 녹이고, 상두꾼과 상여꾼의 몸짓은 가라앉은 초상의 무거움 속에서도 춤사위의 아름다움이 있었고, 신명나게 두들기는 사물소리에는 어깨가 들썩이며 흥이 솟아나는 묘한 매력이 흘렀다.

무딘 글로 현장의 만가의 아름다움을 표현해 보려하지만 이제는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없는 민속예술이라 눈으로 기억하며 귀로 담아 간직한 기쁨이라도 만끽 했다는 것으로 스스로를 위로 하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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