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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행사 | 국립국악원

교육·행사

[공모] 음악극 공무도하를 보고

‘공무도하’라는 성장통이 주는 가치

 소리극, 음악극, 무비컬 등 음악과 결합된 장르의 공연들에게 다양한 이름이 붙여지는 것이 요즘 공연계의 주목할 만한 흐름 중 하나이다. 이러한 이름들은 우리 공연계가 장르 간 융합을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반증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의 아티스트들이 서로 만나 창작을 하는 것이 한국 공연계의 최신 트랜드로 자리잡았다. 전통을 계승하고 발전시키는 것을 주된 사명으로 여기는 국악계도 예외일 수 없다. 전통의 콘텐츠 만을 반복적으로 공연하는 것은 일면적으로 바라보면 전통을 계승하는 최선의 방법이라 여겨질 수 있지만 우리의 전통도 발전을 도모하지 않는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그 존재감이 옅어질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전통예술의 종가 라고 할 수 있는 국립국악원에서도 이러한 흐름에 부합하여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국립국악원이 2014년 국가브랜드공연으로 내세운 음악극 ‘공무도하’가 바로 그 대표적인 시도이다. 이번 공연은 판소리 명창 안숙선과 연극 연출가로 이름난 이윤택이 만나 세상에 태어난 작품이라는 점에서 이미 장르 간 소통이 시작된 것이라 볼 수 있지만,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이 밖에도 공연 내부 여러 요소가 장르 간 소통을 시도했음을 읽어낼 수 있다.
 
 먼저, 음악의 경우 무대 전면에 오케스트라가 배치되어 작품의 생동감을 더하고 있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국악에서는 관현악이 가진 무게를 풀어낼 무대가 부족한 했던 것이 현실이었는데 그러던 찰나에 ‘공무도하’라는 무게감이 비슷한 콘텐츠와 만나 균형적으로 작품을 표현하게 된 것이다. 이번 작품에서는 중요한 부분을 노래로 표현하였고, 이 부분의 주를 이루는 것은 판소리였다.이러한 방식은 서양의 뮤지컬에서도 익히 활용되고 있는 방식인데 작품 내의 리듬감을 만드는데 기여했다고 본다. 그런데 작품에 배정된 노래의 색채를 놓고 생각해보면 사용된 장르의 노래가 판소리로 일관되지 않고 극 후반부에 활용된 서도 소리나 정가와 같은 음악들로 다양하게 활용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이는 그 동안 전통 소리꾼으로서 무대에 섰던 이 작품의 배우들에게 새로운 장벽으로 작용하였을 현대 화술과 전통 소리 구사를 조화롭게 구사하는 것의 어려움을 보완할 수 있는 보완책이 될 수 있었던 지점이기 때문이다. 순나와 김 작가가 나오는 두 번째 에피소드의 경우 북한의 사투리를 활용하여 대사를 해서 말씨의 어색함이 적었지만 첫 번째 에피소드는 도시에 사는 인물이 현대 화술로 대사를 하였으므로 상대적으로 어색함이 부각되었다. 오히려 이 부분은 맑고 높은 소리가 특징인 서도 소리를 활용하였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또한 노래로써 모든 대사를 대체하는 방식으로 이 부분을 진행하였더라면 서사의 표현과 전통 소리의 늬앙스가 더 잘 녹아들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왜냐하면 판소리 자체가 모든 서사를 노래로 표현하는 이른바 ‘송스루’의 형식을 갖추고 있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송스루 형식은 프랑스 뮤지컬에서 자주 활용되고 있는 극의 구성 방식인데 인물의 말에 리듬감을 부여해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그러므로 이번 작품에 차용되었더라면  판소리 본연의 장점을 더 부각시킬 수 있는 지점이 되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무용의 경우는 무용과 연기의 영역을 구분한 점이 특징적이다. 무용은 전문 무용수가 보여주고 연기와 음악은 전통 소리꾼들이 보여주는 형태로 출연진을 배치하여 작품의 완성도를 높였다.

 약간의 아쉬운 지점들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분명 이번 작품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매우 크다. 우리 전통 공연예술이 원형의 모습을 찾으면서도 현대 대중에게 익숙한 드라마로써 구현될 수 있는 요건을 충족시킨 ‘한국극’으로 나아가기 위한 용기있는 시도가 되었음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이번 작품은 전통 예술이 본래 종합예술의 형태를 가졌고 이러한 모습으로 회귀하기 위한 깊은 고민을 하였고, 서양을 포함한 타 문화권 예술과의 끊임없는 ‘충돌’의 시도를 하였으며, 관객의 높아진 수준에 대한 끊임없는 고찰의 흔적이 보였기 때문이다. 이 지점은 우리 전통 예술이 종합장르로서 나아가기 위한 성장통이며, 밟아야 할 수순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성장통을 자진해서 겪어내는 국립국악원이 내 놓을 2015 국가브랜드 공연은 더 많은 성장통을 앓고 진일보 한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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