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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행사 | 국립국악원

교육·행사

<공모> 음악극 공무도하를 보고 -

“판소리에는 진하고 진한 인생의 한이 담겨 있어서 들으면 들을수록 빠져드는 미묘함이 신기하다....”고 하던
어느 선배의 말이 생각났고 그 말의 의미를 오늘에서야 알았다.
가슴한쪽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았던 완벽한 감정의 몰입이었다.

고전은 저 홀로 뜻을 세울 수 있는 독립적 개념이 아니라 오늘이라는 상대적 개념으로 옛날이라는 뜻을 시간의 의미로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만의 감정체계로서의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현대이전에 남겨진 모든 노래를 고전시가라는 명칭을 붙여서 옛날노래라고 이해하고 있다.
우리민족의 문학 장르에서 가장 이른 시기에 나온 노래들을 상대시가로 명칭하고 있으며 상대시가로 꼽고 있는 공무도하의 국악 극을 현대어와 현대의 시점으로 만나는 시간이다.
현존하는 상대시가중의 하나인 공무도하의 역사적 의미의 중요성을 떨치고 현대의 소리 극으로 만나는 오늘의 공무도하는 이승과 저승, 현실과 이상의 세계를 넘나드는 삶의 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죽음 저편의 세상에서 만나는 남편의 모습이 무대를 가득 메우고 현실을 잊어가는 남편의 모습은
망각의 기억에서 죽음으로 형상화된다. 끝없는 기다림의 시간에서 다가오는 죽음의 문제는 인간이 풀어가지 못하는 수수께끼 같은 의문으로 남겨지지만 삶과 죽음의 강을 사이에 두고 떠도는 영혼은 신화적 인간으로서의 초월적 죽음으로 형상화된다.
누구의 가슴에나 사랑으로만 존재가 가능한 허령(虛靈)의 모습을 만난다.
오로지 사랑이라는 순수의 개념 속에만 가능한 마음의 모습이다.
삶과 죽음 그리고 현실과 전생의 이중적인 전환과 우리정서가 지니고 있는 한의 표현을 노래와 춤으로 서정화 시킨 무대는 막을 내린다.

3음보의 체계로 이어지는 노래와 그 노래의 배경으로 등장하는 무대의 움직임은
공무도하가 지니고 있는 현실과 이상의 세계를 주술적인 모습을 형상화하였다.
나와 너의 개념으로 바라보는 사랑의 형태가 아니고 전생과 이승 삶과 죽음의 사이에 놓여있는 시간의 이야기이다.
전통은 자신이 있는 사람에게서 변형을 시도한다. 그러한 변형의 모습으로 다시 전통은 우리의 시간 속에 오래전의 모습으로 가슴에 남겨진다. 과거의 역사로서만 남겨지는 것이 아닌 과거에 존재했던 것들의 그 무엇이 오늘까지 변형을 시도하면서 살아남은 것으로서 전통이 되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단순한 판소리가 아니었으며 단순한 우리 국악의 원형이 아니었다.
판소리에는 노래를 하는 창자와 북을 치는 고수의 마음이 어우러져야지만 가능한 무대가 있지만
뺄 수 없는 3대 요소 중의 하나가 관객이다.
얼씨구~라는 추임새를 넣어주는 관객으로 하여 발전해가는 우리민족의 전통이 있을 것이다.
나는 기꺼이 판소리의 3대요소중의 하나가 되기를 자청한다.
장시간의 공연에도 지치지 않은 공연자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던지는 나의 추임새가 하늘을 향하여 찬란한 날개를 펼치는 알바트로스들에게 주술적 힘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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