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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행사 | 국립국악원

교육·행사

음악극 공무도하 님아, 저 물을 건너지 마오 관람후기

동시대 전통예술의 정체성에서 비롯된 그릇된 욕망


나 또한 전통이라는 소재로 연출행위를 하고 있는 입장으로써 불편한 감상후기를 쓰기가 무척 망설여지지만
이 또한 의미 있고, 필요한 일 이라는 생각에 몇 글자 적어본다.

2014년 11월 23일 일요일 들뜬 마음으로 공연을 보러 나섰다.
여태까지 국립국악원에서 볼 수 없었던 파격적인 기획과 이름만 들어도 거룩한 연극계의 거장 이윤택 선생이 연출을 하고, 국악계의 거장 안숙선 국창이 작창을 했다고 하니, 기대가 될 수밖에 없는 공연이었다.
또한 서울, 남원, 진도, 부산 국악원 단원들이 대거 출연한다기에 분명 전통예술계든 연극계든 엄청난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하지만…….

엄청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극히 개인적인 입장임)
극을 이용하여 전통예술의 시대적 정체성을 찾고자했던 국악도, 국악을 활용했던 연극도 둘 다 실패였다.

극은 고조선 시대의 가사문학을 두 명의 소리꾼이 스토리텔링 하는 방식으로 전개시켜 나간다.
집주소를 잊어버린 현대인의 몽유병, 한 작가의 이념과 사랑을 담아내고 있는데, 시대상은 보이나 내 입장에선 두 이야기 모두 크게 와 닿지 않았다.
그 이야기와 함께한 웅장한 관현악도 판소리작창도 민요도 정가도 타악도…….
모두 아쉬웠다. (실연자의 기량이 아쉬웠다는 말은 아님)
내 가슴속 깊은 곳에선 국립국악원만이 할 수 있는, 대연출가만 보여줄 수 있는 무엇인가를 보여줘 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요 근래 내가 느낀 국립국악원은 분명 많은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예전에는 단순히 국악의 대중화, 저변확대만 말하며 대중을 외면했다면 현재는 리스크를 감수하며 더한 시도도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주는 국립국악원이 참 고맙다.
그 시도가 어떤 것 이든 국립국악원은 그 변화의 모범이 되고, 공연예술계의 정의를 실현해주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이천십사년 십일월 이십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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