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소리, 불아불아
아기 어르는 소리의 하나로 아기의 양 발을 교대로 밟게 하며 부르는 노래
불무소리는 아기가 서기 시작하는 시기에 아기의 겨드랑이나 양팔을 잡고 좌우로 흔들면서 왼발과 오른발을 교대로 딛게 하며 부르는 노래이다.
‘불무’는 대장간에서 쇠를 달구거나 녹이기 위해 화덕에 공기를 불어넣는 기구인 ‘풀무’를 의미한다. 본래 불무소리는 아녀자들이 부엌에서 불을 때며 부르거나, 대장간에서 사내들이 불을 일으키면서 부르던 노동요였다. 그 중 대장간에서 하던 발풀무질의 모습을 흉내 내며 아이 어르는 노래로 사용하면서 노동요로서의 기능보다는 아이를 달래며 부르는 유희요로서의 기능을 갖게 된 것이다.
○ 연행시기 및 장소 불무소리는 아기가 서기 시작하는 시기에 불러준다. 이 시기의 아기는 무언가를 붙잡고 일어설 수 있고 본격적인 걷기를 준비하는데, 이 무렵 아기의 하체 운동기능을 발달시키기 위해 부르던 노래가 불무소리이다. 아기의 겨드랑이나 팔을 붙잡고 좌우로 흔들면서 왼발과 오른발을 교대로 딛게 하며 부르기도 했고, 아기가 앉아 있는 상태에서 좌우로 흔들며 부르기도 했다. ○ 형식과 구성 ‘불무야 불무야’ 라는 노랫말로 시작한다. 이후에는 풀무의 유래나 어디에서 온 것인지등에 관해 묻고 답하는 형식으로 되어있으며, 다시 ‘불무야 불무야’의 가사를 부르며 마무리한다. ○ 음악적 특징 불무소리의 장단은 3소박 4박자가 일반적이며 느린 자진모리 정도의 빠르기로 불린다. 전국 대부분의 지방에서 발견되며 해당 지역 민요의 토리를 따른다. 노래의 시작구인 ‘불무야 불무야’의 선율은 대개 완전4도의 음간격으로 구성된다.
불무소리의 시작구는 ‘불아불아 불불(경기도 양평화성여주), 불무 불무 불무야(충남 금산), 불아 불아 불불(충남 청양홍성), 불아 불아 불아(전남 해남), 풀미딱딱 풀미 딱딱(경북 봉화), 불아 불아 불아 불아(경남 거창), 불미나 불엉(제주도)’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불무(풀무)’의 내력을 묻는 질문이 나오며 경상도 대불무, 강태공의 조작풀무라고 답한다. 전라도경상도황해도의 경상도의 풀무를 비교하기도 하는데 황해도 재령과 경상도 안동의 쇠가 유명하다는 내용이 발견되기도 한다. 불아불아 불아딱딱 우리아기 불무일세 우리아기 불무는 딸깡딸깡 잘도한다 부라부라 우리아기 불무일세
대전 지방 〈불무야〉(임동권, 『한국민요집』 1, 집문당, 1961, 385쪽.)
불무불무 불무야 이기가 누불무냐 경상도 대불물세 불무나한번 불어볼가 불무딱딱 고양아 불무딱딱 고양아 불아 불아 불아 불아 우리 애기 잘도 분다 이풀미는 뉘풀민가 강태공에 조작풀미 무쇠판장 뇌겨내서 한말들이 솟을지어 백옥같은 밥을지어 우리애기 줄것이니 아리아기 자여보세
충북 단양군 최옥순 〈불아불아〉(노동은, 『한국영아음악연구』, 음악춘추사, 1983, 109쪽.)
불무야 불무야 경상도 대불무 품바품바 잘헌다 하래아직을 불믄 매운적섬을 다불고 둥둥의 내손자 어화둥둥 내새끼
전북 고창군 김양순 〈불무야〉(모형오, 「고창 영아음악 연구」,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103쪽.)
불무소리는 대장간에서 쇠를 제련할 때 부르던 〈풀무소리〉의 영향을 받은 노래로 보인다. 아기의 두 발을 좌우로 딛게 하는 행위가 발풀무질을 하는 모습과 비슷하기 때문이다. 또한 아궁이에 불을 지피기 위해 풀무질이나 부채질을 하였는데 이때에도 불무소리를 부르기도 했다. 아기가 일어서고 걷는 행위는 발달 과정에서 매우 중요하며 가족에게도 큰 관심거리였기 때문에 아기 어르는 소리 중에는 걷기를 훈련시키기 위한 여러 노래가 있는데, 불무소리도 그 중 하나이다. 〈불무야〉의 노랫말에는 ‘경상도 대불무’, ‘경상도 안동땅’, ‘경상도는 대불무 전라도는 개불무’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 이는 예부터 경상도 지역이 철을 많이 생산하였고 제련기술이 일찍 발달하였던 역사를 노래에 담고 있는 것이다.
노동은, 『한국영음악연구』, 음악춘추사, 1984. 임동권, 『한국민요집I』, 집문당, 1961. 모형오, 「고창 영아음악 연구」,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모형오(牟炯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