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재우는 소리, 아기 어르는 소리
아이를 재우거나 어르면서 부르는 노래
자장가는 아기가 보채거나 칭얼댈 때 어르거나, 재우기 위해 부르는 육아요의 하나이다. 아기를 안거나 업고 부르기도 하며, 요람이나 바닥에 눕히고 손으로 아기의 가슴이나 배를 토닥이면서 부르기도 한다. 대개 어머니나 할머니 등 여성이 부르지만, 할아버지나 아버지 등 남성이 부르기도 한다.
자장가는 우리나라 전역에서 전승된 육아요이다. 새로운 가족 구성원이 된 아기에 대한 사랑의 마음과 장래에 대한 기대감 속에서 불렸으며, 정확한 발생 시점을 확인할 수는 없다. 다만 인류 문명이 시작되고 씨족 사회를 구성했던 아득한 옛날부터 불렸던 노래라고 볼 수 있다.
○ 연행시기 및 장소 자장가는 아기를 재울 때 부르는 소리로 가정 안을 비롯하여 육아 행위가 이루어진 모든 장소에서 불린다. 영유아기 아기를 대상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적이나, 만 5~7세 정도의 아동기의 아이를 재울 때도 연행되었다. ○ 형식과 구성 ‘자장자장’으로 시작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제주도에서는 ‘자랑자랑, 웡이자랑’으로 시작하기도 한다. 4음격 4보격, 4ㆍ4조의 사설이 4박자 안에서 노래된다. 4박자가 한 장단을 이루며 두 개의 장단으로 구성된 형태가 반복된다. ○ 음악적 특징 자장가의 장단은 3소박 4박자가 일반적이다. 중중모리(또는 굿거리)와 자진모리의 중간 정도의 빠르기로 불리며, 악곡의 빠르기는 아이를 재우기 위해 토닥이는 빠르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우리나라 전역에서 불렸으며, 각 지역 토리의 기본 형태로 구성된다. 완전4도인 ‘미(mi)-라(la)’, ‘솔(sol)-도(do′)’의 음이 상행하며 시작하는 경우가 많으나 5음 구성음 중 높은 음에서 시작하여 점차 하행하며 진행하는 선율도 많이 발견된다.
4음격 4보격, 4ㆍ4조의 사설이 일반적이다.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동물인 ‘검둥개, 꼬꼬닭’이 자주 등장하며, 우리집 아이와 남의 집 아기를 비교ㆍ대칭하며 부르는 사설도 전승된다. 또한, 자식을 소중히 여기고, 앞날을 축복ㆍ축원하는 내용을 노래하기도 한다. 자장자장 자장자장 우리아기 잘도잔다 우리아기 잘도잔다 우리집의 검둥이도 잘도잔다 꼬꼬닭아 우지마라 우리아가 잠을깬다
충남 금산 길옥순 〈자장가〉(노동은, 『한국영아음악연구』, 음악춘추사, 1983, 170쪽.)
은자동아 금자동아 세상천지 으뜸동아 부모에게 효자동아 나라에는 충신동아 어름굴에 수달피냐 사낫밑에 미나리냐 무주공산 잣송이냐 청산봉안 대초씨냐 날어나는 학선인가 구름속의 신선인가 옷고름밑에 옥동자요 수팔년의 밀동자라 선수불공 내아들아 녹음에진 정내딸아 은을주면 너를 사랴 금을주면 너를사랴 남전북답 장만한들 이에서 더좋으며 산호진주 얻었은들 이에서 더좋으랴 대장되건 을지문덕 충신되면 백이숙제 둥둥둥둥 둥둥둥 둥게둥게 둥게야
서울 지방 〈자장가〉(임동권, 『한국민요집』, 집문당, 1961, 382쪽.)
자랑자랑 웡이자랑 우리애긴 잘도잔다 우리애긴 잘도잔다 우리애긴 효자동아 일가에도 화목동아 동네어른 잠제동아 나라에는 충성동아 비자낭엔 비자동아 옥저낭엔 옥저동아 앞이망에 해그린 듯 윗이망에 달그린 듯 가마귀 젠날개같으고 가시전답 물려주마 백진밭도 너물리마 유기제물도 너물리마 방애귀도 너물리마 앉인솥도 너물리마 심근물항 너물리마
제주 지방 〈자장가〉(임동권, 『한국민요집Ⅰ』, 집문당, 1961, 383~384쪽.)
자장자장 울애기는 꽃밭에다 뉘여놓고 놈 애기는 개똥밭에 뉘여놓고 울애기는 잘도잔다 울애기는 하늘에서 떨어졌는가 땅에서 솟았는가 잘도잔다
전북 고창 이종례 〈자장가〉(모형오, 「고창영아음악연구」,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128쪽.)
자장가는 한국인이 태어나 10살 전후의 시기까지 들었던 초기 음악환경을 구성하는 노래 중 하나이다. 한국인으로서의 음악적 개념과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정서적 일체감을 형성하게 한 문화사적 의미를 지닌다. 자장가의 선율은 지역별 민요의 토리에 기반하고 있으며, 출생 이후부터 아동기에 이르기까지 연속적으로 들려줌으로써 아동의 음악적 개념을 형성하는 데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아동기에 형성한 음악적 개념을 바탕으로 전래동요를 짓고 부를 수 있으며, 성인이 된 이후 여러 노래를 삶 속에서 부름으로써 평생에 걸친 음악 행위를 펼쳐나갈 수 있다. 자장가를 부르며 아기를 재우는 과정은 어른과 아기와의 신체접촉과 상호작용을 통한 것이었고, 이를 통해 신뢰감과 유대감을 형성하게 된다. 영아기 혹은 유아기에 자장가를 들으며 잠이 들었고, 어머니를 비롯한 가족의 사랑을 확인함으로써 자기 존재에 대한 강한 신뢰감을 가질 수 있었으며 긍정적인 인격 형성과 사회성 발달에 크게 작용했다.
노동은, 『한국영음악연구』, 음악춘추사, 1984. 임동권, 『한국민요집I』, 집문당, 1961. 모형오, 「고창 영아음악 연구」, 중앙대학교 국악교육대학원 석사학위논문, 2005.
모형오(牟炯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