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도소리
조선시대 궁궐이나 관청 또는 임금의 관을 만드는데 썼던 소나무인 ‘황장목(黃腸木)’을 벌목한 뒤 줄로 묶고 끌고 가면서 불렀던 임산노동요
‘황장목(黃腸木)’은 오래된 소나무 중 목질(木質)이 양호하여 조선시대 궁궐이나 관청을 짓거나 임금의 관인 재궁(梓宮)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었다. 따라서 국가의 특별한 관리를 받았으며 강원도 삼척 지역이 예부터 황장목의 보호 지역으로 지정되어 이와 관련된 황장목끄는소리가 불려졌다. 황장목끄는소리는 어깨에 멜 수 없을 만큼 큰 소나무를 다수의 인원이 줄로 묶고 끌고 가며 부르는 노동요로 일의 특성상 다수가 참여하기 때문에 메기고 받는 선후창방식으로 부른다.
‘황장목’은 수백 년 묵은 금강송을 가리키는데 목질이 누렇고 잘 썩지 않으며 단단한 목질로 이루어져 조선시대에는 궁궐과 관청을 짓거나 왕의 관(널)을 만드는 재료로 사용되었다. 1804년 인정전의 중건과 1865년 경복궁 중건 당시에도 삼척시에서 벌목된 황장목이 사용되었으며, 삼척시 사금산에 있던 황장목은 특별히 관리되어 ‘금표(禁標)’를 세우고 일반인들의 벌목을 금하였다. 삼척군 삼방산(사금산)에서 나온 황장목은 둘레가 여섯 자이고 길이가 육십 자(180cm)인 통나무로, 앞뒤로 각각 150명씩 총 300명이 사흘동안 끌어서 바다로 운반했다고 한다. 해당 목재는 경복궁의 상량목으로 사용되었으며, 황장목의 실제 길이는 육십두 자로 육십 자는 그냥 두고 앞뒤에 각각 한 자씩 여유분을 두어 이 곳에 구멍을 뚫어 줄을 꿰어 이동했다고 전한다.
1) 궁궐을 짓는 소나무(금송)을 보호가기 위해 세우는 비석 표지
○ 형식과 구성 나무끄는소리는 주로 벌목이 이루어지던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한정적인 분포를 보이는 민요이다. 특히 노동의 내용이 사설에 적극적으로 반영되는 기능 중심의 소리로 그 연원이 비교적 오래된 편에 속한다. 황장목끄는소리도 이러한 특징을 잘 반영하고 있으며, 목재의 크기와 무게가 대단하여 다수의 인원이 참여했던 만큼 메기고 받는 선후창방식으로 가창되었다. 따라서 일의 강도를 조절하는 선소리꾼의 역할이 매우 중요했으며, 일의 강도를 고려하여 가창 속도를 느리거나 빠르게 조절할 때 메기는 부분의 사설 단위가 신축적으로 조절된다. 예를 들어 일이 힘든 경우는 선소리꾼이 사설의 단위를 늘려 일하는 사람들에게 쉴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주고, 일의 속도를 높일 때는 사설의 단위를 줄여 빠른 속도로 가창하게 된다. 삼척에서 조사된 황장목끄는소리는 후렴구로 “우이햐 호호(위야 호호)”를 사용하는데 이 뒷소리는 강원도 외 다른 지역에서도 다양한 기능의 민요에서 뒷소리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경북 대구와 전북 무주, 완주, 옥구의 논매는소리에서 “위야 허허”를 부르고, 전남 고흥과 담양에서는 각각 “위야허허”와 “위야자허허”를 풀등짐소리에 사용하였다. 해당 민요는 노동에 집중된 사설로 이루어져 있어 서정적이거나 감상적인 사설보다 노동 현장 중심의 사설들이 중심을 이룬다. 주로 노동의 고됨을 덜기 위해 박자를 맞추어 일을 하라는 지시 내용과 해당 나무의 쓰임새, 일꾼들의 독려 내용 등으로 구성되며, 후렴구에 “우이야 호호”를 부른다. ○ 음악적 특징 삼척시에서 조사된 황장목끄는소리를 중심으로 음악적 특징을 살펴보면 상행 시 ‘미(mi)-라(la)-도(do′)-레(re′)-미(mi′)’, 하행 시 ‘미(mi′)-레(re′)-도(do′)-라(la)-솔(sol)-미(mi)’의 메나리토리를 사용한다. 3소박 4박자로 이루어져 있으며 2박을 메기고 2박을 받는 구조로 이루어져 있다.
- 강원도 삼척 황장목 끄는 소리 <메> 우이야 호호 <받> 우이야 호호 <메> 여러분네 일심동력 <받> 우이야 호호 <메> 여차소리 낭기 간다 <받> 우이야 호호 <메> 낭그는 크고 사람은 적네 <받> 우이야 호호 <메> 구부렁굽신 땡겨주게 <받> 우이야 호호 <메> 타박타박 재고갠가2 <받> 우이야 호호 <메> 월컥덜컥 돌고개냐 <받> 우이야 호호 <메> 태산준령3 넘어가도 <받> 우이야 호호 <메> 굼실굼실 잘도 간다 <받> 우이야 호호 (이하 생략)
2) 재는 길이 나 있는 높은 산의 고개
3) 태산준령(泰山峻嶺) : 큰 산과 험한 고개
『한국민요대전 –강원도편-』, 문화방송, 1996.
나무끄는소리에 속하는 황장목끄는소리는 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한정적으로 전승된 민요이다. 특별하게 관리되었던 목재를 운반하기 위해 대규모의 인원이 노동에 참여하며 불렀기 때문에 서정성보다는 노동의 현장성이 강조된 사설과 일의 기능에 맞춰진 노동요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특수한 노동의 현장에서 불려졌던만큼 시대적ㆍ문화적 변동과 함께 급속하게 사라져 전승되는 소리와 자료들의 수가 적고 매우 귀한 편이다.
강등학, 『한국민요의 존재 양상과 판도』, 민속원, 2016.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강원도편』, 문화방송, 1996. 이보형ㆍ김혜정ㆍ박관수ㆍ진용선ㆍ전신재ㆍ이창식, 『강원도 민요와 삶의 현장』, 집문당, 2005.
정진(鄭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