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을 꼬는 기구인 주대틀을 만들기 위해 나무를 베면서 부르는 어업노동요
인천 지역에서 어부들이 어업에 사용되는 닻줄을 만들 때, 줄을 꼬는 기구인 주대틀을 사용한다. 나무타령은 주대틀의 주재료인 나무를 베거나 주대틀을 만들 때 부르는 민요이다.
인천 일부 지역에서는 1년에 한 번 나무를 베어 주대틀이나 뒷손·비녀·시치미 등을 만드는 전통이 있으나 이러한 전통이 언제부터 형성된 것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전국 해안가에서 채록된 어업노동요에는 줄꼬는소리·그물싣는소리·닻감는소리·노젓는소리·그물당기는소리·고기푸는소리 등 다양한 소리가 있다. 지역에 따라 여러 가지 소리가 다양하게 전승되는 곳도 있고, 특정한 소리들만 전승되는 곳도 있다. 나무타령은 어업노동요 중에서도 인천지역 주대소리의 하나로 불리던 민요이며,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렵다. 주대소리는 어업에 사용될 굵은 줄을 꼬아서 만들 때 부르던 민요로 작업의 순서에 따라 나무타령으로 시작하여, 〈자우소리〉·〈줄놓는소리〉·〈꼼새소리〉·〈술래소리〉·〈여사소리〉·〈채짓는소리〉·〈사리소리〉 순으로 불린다. 주대소리 자체가 어업의 준비 단계에서 불리는 소리이며, 그중에서도 나무타령은 줄꼬기 도구를 만드는 첫 단계에서 부르던 소리이다. 현재는 주대소리를 인천시에서 무형문화재로 지정하여 전승하고 있으며, 주대소리 연행 과정 중에 나무타령이 포함되어 있다.
해가 바뀔 때마다 이전에 쓰던 주대틀을 버리고 새것을 만들었다고 하며 일설에 의하면 줄을 꼬는데 쓰인 도구이므로 해마다 태워버렸다고도 한다. 따라서 1년에 한 번 새로운 주대틀을 만들 때마다 나무를 베며 나무타령을 불렀을 것이다.
나무타령은 선창자가 두 장단을 메기면 나머지 사람들이 두 장단을 받는 형태로 이루어져 있으며, 특이한 것은 받는 소리의 선율이 두 가지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번갈아 가며 소리한다는 점이다.
선율의 구성음은 ‘솔(sol)-라(la)-도(do′)-레(re′)-미(mi′)-솔(sol′)-라(la′)-도(do″)-레(re″)’이며, 종지음은 솔(sol) 음이므로 비교적 넓은 음역으로 이루어진 진경토리이다. 이는 주대소리를 구성하는 다른 종류의 민요들이 모두 메나리토리로 불리는 것과 비교된다. 박자는 3소박 4박에 일정한 장단 구조를 보이고 있다.
나무타령은 주로 우리나라나 중국의 명산을 노래하거나 여러 종류의 나무 이름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메)나무야 나무로다 나무 나무 나무로다 (받)나무나무 나무로다 어기여차 나무야 (메)무슨 나무를 베려느냐 무슨 나무를 베려느냐 (받)나무야 나무로다 나무나무 나무로다 (메)오자마자 가래나무 깔고 앉아 구기자나무 (받)나무나무 나무로다 어기여차 나무야 (메)거짓없는 참나무야 그렇다 치자 치자나무 (받)나무야 나무로다 나무나무 나무로다 (메)칼질하니 피나무요 입맞추는 쪽나무 (받)나무나무 나무로다 어기여차 나무야 (메)니편 내편 양편나무 너하고 나하고 살고나무 (받)나무야 나무로다 나무나무 나무로다 (메)달 가운데 계수나무 나루 건너 배나무 (받)나무나무 나무로다 어기여차 나무야 (메)노가지 상나무며 신답하던 박달나무 (받)나무야 나무로다 나무나무 나무로다 (메)십리 안에 오리나무 십리밖에 수무나무 (받)나무나무 나무로다 어기여차 나무야 (메)낮에 봐도 밤나무요 밤에 봐도 잣나무 (받)나무야 나무로다 나무나무 나무로다 (메)마주 섰다 은행나무 방구 꼈다 뽕나무 (받)나무나무 나무로다 어기여차 나무야 (메)춘하추동 사철나무 발발 떠는 사시나무 (받)나무야 나무로다 나무나무 나무로다 (메)부귀공명 어나무요 봉화이소 오동나무 (받)나무나무 나무로다 어기여차 나무야
인천시 무형문화재 전수회관 박이섭(남, 1938) 외 MBC문화방송, 『MBC민요대전(경기도편)』(1996, 231-240쪽)
나무타령은 고기잡이 준비 단계 중에서도 주대틀이라고 하는 기구를 만들기 위한 소리로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한 소리이면서 어업노동요의 다양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민요이다.
주대소리: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1992)
MBC문화방송, 『MBC민요대전(경기도민요해설집)』, 1996. 김순제, 「주대소리에 대한 음악적 고찰」, 『기전문화연구』 19, 1990. 김헌선, 「어업노동요의 분류와 특징」, 『한국 구전민요의 세계』, 1996. 신은주, 「경기지역 어업노동요의 교육적 활용」, 『국악교육연구』 7/1, 2013. 이윤정, 「인천지방 주대소리의 음악적 특징」, 『인천학연구』 9, 2008.
정서은(鄭諝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