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배소리
후렴구에 ‘술비야’ 또는 ‘술배야’라는 구절이 들어가는 민요 악곡명
술비소리는 호남 지역에서 많이 부르는 어로요의 하나로 주로 그물을 당기면서 부르고 줄을 꼬면서 부르기도 한다.
술비소리는 배에서 고기잡이를 하면서 힘을 모으고 리듬을 맞추기 위해 자연발생적으로 만들어진 악곡으로 추정된다. ‘술비’ 또는 ‘술배’의 뜻은 알 수 없다.
○ 연행 시기 및 장소
술비소리는 고기잡잇배에서 주로 그물을 당기며서 부르며, 곳에 따라서는 밧줄을 꼬면서 부르기도 한다. 연행 시기는 멸치, 조기 등 주된 어종이 많이 잡히는 시기가 된다.
○ 형식과 구성
술비소리는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부른다. 가거도와 거문도의 술비소리는 짧은 후렴구와 긴 후렴구가 일정한 회수마다 교차되면서 하나의 긴 마디가 형성된다.
1) 가거도 멸치잡이소리 중 술배소리
에야 술배야 / 에야 술배야
술배소리로 퍼실어라 / 에야 술배야
술배 / 술배 에야 술배야
멜치야 갈치야 날 살려라 / 에야 술배야
너는 죽고 나는 살자 / 에야 술배야
술배 / 술배 에야 술배야
동해바다 고기머리 / 에야 술배야
서해바다 고기머리 / 에야 술배야
술배 / 술배 에야 술배야
우리 배가 다 실으네 / 에야 술배야
만판 재미가 여기 있다 / 에야 술배야
술배 / 술배 에야 술배야
(전남 신안군 흑산면 대리(가거도) / 앞소리: 김명후, 1926년생)
2) 소마도 조기잡이소리 중 술비소리
(후렴) 어하 술비야
어하 술비야 / 술비로구나
이 술배가 / 어디를 갔다가
때를 찾고 / 철을 찾아 / 또 다시 왔구나
그물코가 / 삼천이면은
걸릴 날이 / 있다더니
우리네 망자에 / 배꽃이 피었다
(전남 진도군 조도면 소마도리 / 앞: 김주근, 1926)
3) 거문도뱃노래 중 줄꼬는소리-술비소리
에야라 술비야 / 에야라 술비야
어기영차 술비로세 / 에야라 술비야
술비소리를 잘 맞고 보면 / 에야라 술비야
팔십명 기생이 수청을 드네 / 에야라 술비야
술비여 / 헤헤 술비여허루야 에헤헤루 술비여 에야 술비야 에야디야차 술비야
놀다 가소 놀다 가소 / 에야라 술비야
소녀방에 놀다 가소 / 에야라 술비야
놀다 가면은 득실인가 / 잠을 자야 득실이지
술비여 / 헤헤 술비여허루야 에헤헤루 술비여 에야 술비야 에야디야차 술비야
(전남 여천군 삼산면 서도리(거문도) / 앞소리: 정경용, 1947년생)
가거도와 거문도의 술비소리는 짧고 단순한 후렴구 사이에 주기적으로 긴 후렴구를 넣어 부르는 방식으로 장중한 구성미를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거문도뱃노래: 전라남도 무형문화재(1972) 가거도 멸치잡이노래: 전라남도 무형문화재(1988)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전라남도편』, 문화방송, 1993.
최상일(崔相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