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롱자롱, 가롱저롱, 각가롱저롱
후렴구에 ‘애롱대롱’ 또는 이와 비슷한 구절이 들어가는 민요 악곡명
전라남도 서부 평야 지대에서는 농민들이 논을 다 매고 부잣집 상머슴을 농사장원으로 뽑아 높이 태우고 그 집으로 행진해 들어가면서 애롱대롱을 부른다.
농민들이 농사장원례를 하는 것은 선비들의 장원급제 행렬을 모방한 것으로, 그때 부르는 애롱대롱이란 노래도 선비들의 장원급제 행렬이 행진할 때 연주하던 삼현육각의 음악 소리를 구음으로 흉내내는 것으로 추정된다.
○ 연행 시기 및 장소 농사장원례는 논매기를 모두 마친 입추-처서 무렵에 벌어진다. 농민들은 논매기를 마치고 나서 부잣집 상머슴을 농사장원으로 뽑아 소 등이나 걸채 등에 높이 태우고 풍물을 치며 그 집으로 들어가면서 애롱대롱을 부른다. 농사장원례를 행하면서 애롱대롱이나 이와 비슷한 악곡을 부르는 지역은 전라남도 함평·나주·영암·영광·장성, 광주시 광산구 등이다. ○ 악곡의 유형 애롱대롱과 비슷한 구절이 들어가는 악곡으로 ‘아롱자롱’·‘가롱저롱’·‘각가롱저롱’ 등이 있다. 악곡이 선율은 대부분 비슷하나 템포는 매우 느린 것부터 빠른 것까지 변화가 있다. 나무군 다시면 동당리의 농사장원례소리 후렴구는 ‘애롱대롱 지화자 좋네’이다. ○ 형식과 구성 애롱대롱은 대부분 메기고 받는 (선후창) 방식으로 부른다.
1) 애롱대롱
(후렴) 애롱대롱 가세 어서 가세 이수 건너서 백로 가세 석양은 재를 넘고 나의 갈 길은 천리로구나
(전남 영광군 군남면 대덕리 / 앞: 박균찬, 1933)
2) 가롱저롱
(후렴) 가롱저롱 가세 가세 집으로 가세 오늘 일과도 다 되았구나 큰 일꾼은 소를 타고 적은 일꾼은 가래를 타고 김생원댁으로 들어를 가네 잘도나 허네 다 잘도 허네 잘도나 했으니 닭을 잡소 놀고나 가세 놀고나 가세
(광주직할시 광산구 삼도면 송학리 / 앞소리: 최계선, 1913년생)
3) 영암군 농사장원례소리-아롱자롱
(후렴) 아롱자롱 우리에 농군들 다 잘도 허시네 오늘은 뉘 집의 풍장을 끝마치고 내일은 뉘 집의 풍장을 할 거나 우리게 농군들 땀은 흘려도 오늘 저녁에 닭 잡어 죽 쑤면 닭죽에다가 한 잔썩 드시고 춤도 추시고 노래도 하시고 이렇게 저렇게 세상을 살면서 농사를 지며 세월을 보낸다
(전남 영암군 신북면 갈곡리 / 앞소리: 유승림, 1931년생)
농사장원례는 농민들이 가장 힘든 농사일인 논매기를 마친 것을 자축하는 행사로서, 전국적으로 백중 무렵에 벌어지던 ‘호미씻이’ 풍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애롱대롱은 선비들의 장원급제 행렬에서 연주했다는 삼현육각의 소리를 구음으로 흉내내는 것으로, 일반적인 민요 후렴구와 달리 의성어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데에 특징이 있다.
전라남도 서부 평야지대의 농사장원례소리를 현지에서는 흔히 ‘풍장소리’라 하는데, 이는 풍장(풍물)을 치면서 하는 소리라는 뜻이다.
지춘상, 『전남의 농요』, 전라남도, 1987.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전라남도편』, 문화방송, 1993.
최상일(崔相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