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꾸내기, 질꼬냉이, 질꼬내기, 질가락
길을 가면서 부르는 노래를 뜻하는 민요 악곡명
질꼬내기는 길을 가면서 부르는 노래로, 호남 지역에서는 농사장원례소리로 많이 부르고, 장례를 마치고 오면서 부르기도 한다.
○ 연행 시기 및 장소
호남 지역에서는 입추-처서 절기 무렵에 농민들이 한 해의 논매기를 모두 마치고 부잣집 상머슴을 농사장원으로 뽑아 높이 태우고 그 집으로 행진해 들어가면서 풍물 연주와 함께 질꼬내기를 부른다. 백두대간의 한 고개인 육십령의 양쪽인 경남 거창과 전북 남원에서는 여럿이 함께 나들이를 하면서 질꼬내기를 불렀다.
○ 악곡의 유형
질꼬내기는 행진곡을 이르는 악곡명이어서 음악적으로는 지역에 따라 다양한 유형이 있다. 호남지역에서는 전남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와 해남군 문내면 용암리의 질꼬내기가 유사한 선율과 리듬으로 후렴구 끝부분이 ‘~얼싸 좋네’로 끝나는 하나의 유형으로 볼 수 있고, 신안군 장산면 공수리의 질꼬내기, 고흥군 도양읍 관리의 ‘질가락’, 진도군 군내면 세등리의 질꼬내기 등은 전혀 다른 유형의 악곡이다. 이 가운데 진도군 군내면 세등리의 질꼬내기는 가마꾼들이 행차를 알리는 소리인 권마성을 행진곡으로 사용한 것이다. 강원도 춘천군 신북면 발산리의 질꼬내기도 전혀 다른 유형의 악곡이다. 한편, 전북 남원과 경남 거창의 질꼬내기는 ‘~얼씨구나야 가 갔으면 갔지 제가 설마나 갈소냐’라는 후렴구를 가진 질꼬내기 악곡 유형이다.
○ 형식과 구성
질꼬내기는 대부분 메기고 받는 형식으로 부른다.
1) 육십령 일대의 질꼬내기
노세 노세 젊어서 놀아 늙어야 병들면 못 노나니라
얼씨구 가 갔으만 갔지 제가 설마나 갈소냐
오동추야 달 밝은데 임으야 새 생각 절로만 나누나
얼씨구 가 갔으만 갔지 제가 설마나 갈소냐
춥다 덥다 내 품에 들거라 벨 것이 없거든 내 팔을 베어라
얼씨구 가 갔으만 갔지 제가 설마나 갈소냐
(경남 거창군 거창읍 상림리 / 강초악, 1916년생)
2) 진도 농사장원례소리-질꼬내기
오동에 추야 달도나 밝고 임으야 생각 허어 내가 절로만 나는구나야
에헤헤야 헤헤야 얼시허 어허허얼사 지와자자
아허허얼시구나 지와자자자 얼사 좋네
뽕 따로 간다 뽕 따로 간다 뒷동산 성들로 내가 뽕따로 가는구나야
에헤헤야 헤헤야 얼시허 어허허얼사 지와자자
아허허얼시구나 지와자자자 얼사 좋네
(전남 진도군 지산면 인지리 / 앞소리: 조공례, 1925년생)
3) 신안 농사장원례소리-질꼬내기
오란 데는 밤에 밤에나 가고
동네 술막 술집은 아이고 낮에나 간다 에에야
에 히여 히여라 아이고 건네 농사야 에야
잔둥 너메 살에 살마주는
앵두같이 같이도 아이고 붉어나졌네 에에야
에 히여 히여라 아이고 건네 농사야 에야
저 달 뒤에 저 빌 저 빌만 봐라
달만 잡고서 아이고 희롱만 한다 에에야
에 히여 히여라 아이고 건네 농사야 에야
(전남 신안군 장산면 공수리 / 앞소리: 강부자, 1938년생)
질꼬내기는 보행으로 이동하던 시기에 집단적으로 행진을 하면서 부르던 노래를 일컫는 악곡명으로서, 지역에 따라 선율과 리듬이 매우 다양한 것이 특징이며, 근대 시기 유랑 연예집단의 노래가 일반인들에게 전승된 것으로 추정되는 악곡으로서 의의가 있다.
남도들노래: 국가무형문화재(1973)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강원도편』, 문화방송, 1995.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상남도편』, 문화방송, 1994.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전라남도편』, 문화방송, 1993.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전라북도편』, 문화방송, 1995.
최상일(崔相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