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속(土俗)민요, 구전(口傳)민요
전통사회에서 마을 공동체를 배경으로 하여 일반인들이 일상적으로 부르던 구전된 노래
향토민요는 전문 소리꾼들의 노래인 ‘통속민요’와 대비되는 개념으로, 전통사회의 마을 주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즐기기 위해 부르던 구전된 노래를 말한다. 향토민요는 기능에 따라 노동요ㆍ의례요ㆍ유희요 등으로 구분된다. 향토민요는 지역성이 뚜렷하며, 세대 간에 구전 방식으로 전승된다. 향토민요는 문학과 음악과 민속이 결합된 종합예술로서의 면모를 지니고 있으며, 외래 문화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은 토종 음악으로서, 종류가 다양하고 내용이 풍부하여 활용 가능성이 매우 높다.
향토민요는 직업적인 소리꾼이 부르는 ‘통속민요’와 구분하여 일반인들이 일상적으로 부르던 구전된 노래를 일컫는 용어이다. 이러한 향토민요의 정의는 그대로 ‘민요’의 정의와 일치하므로, 향토민요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민요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하여 직업적인 소리꾼들이 공연 목적으로 만들어 부른 노래인 ‘통속민요’는 엄밀히 말하면 ‘민요’의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우리나라에서는 향토민요와 통속민요의 음악적인 성격이 비슷하여 다른 전통 성악 장르와 구분하기 위하여 하나의 음악 장르로 묶어 ‘민요’라고 일컫는 관행이 유지되고 있다.
향토민요는 사람들이 마을 공동체를 이루고 살았을 고대로부터 생성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으나, 구비전승되는 민요의 특성상 문헌에 기록된 사례가 매우 드물기 때문에 역사적인 유래를 명확하게 밝히기는 어렵다. 간혹 민요의 노랫말에 시대적 배경이 언급되는 경우가 있으나, 그것으로 민요의 연원을 밝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면, 중부 지방의 고사덕담에 ‘이씨 조선 등극시에’라는 구절이 자주 등장하는데, 그렇다고 하여 이런 노래가 조선 초기에 생겨난 노래라고는 할 수 없는 것이다.
향토민요 가운데 일부는 민요와 밀접하게 연결된 사회경제적 조건의 변화로부터 민요의 유래를 유추할 수 있다. 예를 들면, 모내기 과정에서 연행되는 〈모찌는소리〉와 〈모심는소리〉는 조선 시대 후기에 이루어진 광범위한 이앙법(移秧法)의 보급에 따라 전국적으로 다양하게 생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다만, 이런 식으로 그 유래를 추정할 수 있는 민요의 종류는 많지 않다.
한편, ‘향토민요’라는 용어는 근대에 들어와 일부 학자들에 의해 만들어진 것으로서, 이전에 쓰이던 ‘토속민요’라는 용어가 일본인들이 우리나라의 문화를 비하하기 위해 쓰던 말이라는 주장이 널리 받아들여지면서 그 대안으로 제시된 향토민요라는 용어가 근래에 이르러 거의 표준적인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 향토민요의 성격
향토민요는 직업적인 소리꾼이 아닌 일반인들이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직업적 소리꾼과 일반인의 차이에서 통속민요와 다른 향토민요의 특성이 나타난다. 직업적 소리꾼은 생계를 위하여 관중에게 감동을 주기 위해 노래를 부르지만, 일반인들은 생계와 관계없이 생활 속에서 스스로 즐기기 위해 노래한다. 직업적 소리꾼들은 끊임없이 새로운 악곡을 만들어 내거나 기존 악곡을 다듬어 세련된 노래들을 만들어가지만, 일반인들은 그저 마을 어른들이 하는 노래를 듣고 배워 부르는 것이 보통이다. 통속민요에는 대부분 통속적인 내용의 노랫말이 들어가지만, 향토민요에는 보통 사람들의 일상적인 생각과 정서가 표현된다. 통속민요는 여러 지역의 음악적 요소가 섞일 수 있지만, 향토민요는 지역적 특징이 그대로 유지되는 특성이 있다.
○ 향토민요의 분류
향토민요는 전통사회에서 이루어진 거의 모든 일과 연관되어 있기 때문에, 그 방대한 내용을 체계적으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분류가 필요하다. 오늘날 민요학계에서 통용되는 민요분류는 민요의 ‘기능’에 띠라 이루어지는 것이 보통이다. 민요의 기능이란 민요가 언제 어디서 무슨 용도로 연행되는가 하는 것을 말한다. 향토민요는 기능에 따라 크게 노동요ㆍ의례요(또는 의식요)ㆍ유희요(또는 유흥요) 세 가지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여기에 ‘한탄요’를 별도로 분류하기도 한다.
노동요는 일을 하면서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노동요는 향토민요 가운데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전통사회에서 이루어진 거의 모든 노동 과정에서 민요가 연행되었기 때문이다. 노동요는 농업노동요ㆍ어업노동요ㆍ광업노동요ㆍ토건(토목/건축)노동요ㆍ벌채(벌목/채취)노동요ㆍ운수(운반/수송)노동요ㆍ수공노동요ㆍ가사노동요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의례요는 각종 의례를 치르면서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의례요는 크게 장례를 치르면서 부르는 장례요와 명절에 마을 의례를 치르면서 부르는 세시의례요로 구분할 수 있고, 그밖에 잡다한 의례요가 있다.
유희요는 여럿이 모여 놀거나 쉬면서 부르는 노래를 말한다. 명절에 마당에 나와 놀이를 벌이면서 부르는 세시놀이요, 잔치판 등에서 부르는 가창유희요, 심심함을 달래기 위해 부르는 각종 심심풀이노래, 아이들이 부르는 동요, 길을 가면서 부르는 노래[행악(行樂)] 등이 유희요에 포함된다.
한탄요는 최근에 새로 제시된 민요분류 항목으로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노래를 말한다. 이전의 민요분류에서 ‘기타 민요’ 등으로 뭉뚱그려 놓았던 민요 중에서 신세 한탄이라는 뚜렷한 기능을 가진 민요를 분리하여 노동요나 의례요나 유희요와 다른 하나의 분류 항목으로 설정한 것이다. 한탄요의 기능은 외롭고 괴로운 심정을 노래로 표현함으로써 카타르시스(Catharsis, 정화(淨化))를 느끼는 것이다.
○ 지역적 분포와 음악적 특징
향토민요는 지역에 따라 악곡의 종류나 음악적 특징이 다른 것이 보통이다. 향토민요의 지역 구분은 대체로 언어권과 일치하는 경향이 있다. 도(道) 단위의 행정구역이 달라도 말씨가 비슷하면 민요도 비슷한 것이다.(예를 들면, 전북 무주군 설천면 사람들은 백두대간 너머로 인접한 경상남도의 말씨를 구사하는데, 이곳의 민요도 경상남도와 비슷하다)
향토민요는 어느 지역마다 그곳에만 있거나 집중적으로 분포하는 악곡이 있다. 예를 들면, 나무꾼들이 신세타령으로 부르는 〈어사용〉이란 악곡은 영남지역에 집중적으로 분포하며, 이와 기능이 비슷한 노래인 〈아라리〉는 강원도에 집중되어 있다. 특히 노동요 가운데 강한 지역성을 띠는 악곡들이 많다. 모심는소리를 예로 들면, 영남 지역에서는 〈정자소리〉, 호남지역에서는 〈상사소리〉를 많이 불렀고, 강원도에는 〈미나리〉와 〈아라리〉와 〈자진아라리〉, 경기도와 황해도에는 〈하나로구나〉를 많이 불렀다.
향토민요는 음조직에서도 지역성이 뚜렷이 드러난다. 음악학계에서는 흔히 한반도의 동부지역(함경도/강원도/경상도)에는 메나리조, 서남부지역(전라도 중심)에는 육자배기조, 중부지역에는 창부타령조, 북서부지역(평안도/황해도)에는 수심가조가 지배적이라고 말한다. 다만, 향토민요는 특정한 음조직이 지배적인 지역이라 해도 다른 지역의 음조직이 섞여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 향토민요의 전승 배경과 전승 방식
전통사회에서 향토민요의 전승은 마을 단위의 공동체를 기반으로 하여 이루어졌다. 젊은 세대는 마을 어른들이 부르는 노래를 듣고 따라 부르는 구비전승(口碑傳承) 방식으로 향토민요를 배우고 익히는 것이 보통이었다. 향토민요는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악보나 기록된 노랫말 문서 없이 오로지 암기 방식으로 습득된다. 간혹 노랫말이 기록된 문서가 있을 수 있으나, 이는 대부분 소리꾼이 스스로 노랫말을 잊지 않기 위해 기록해 놓은 것으로, 다음 세대에게 문서로 노래를 전달하거나 가르쳐주기 위한 것이 아니다.
구비전승 방식은 소리꾼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노래를 변형시킬 수 있는 가능성을 내포한다. 실제로 향토민요 소리꾼들은 상황에 따라 즉흥적으로 노랫말을 지어 부르곤 한다. 같은 유형의 악곡이라도 소리꾼에 따라 노랫말이 다른 것은 물론이고, 선율이나 장단도 마을마다 차이가 나는 경우가 많으며, 이웃 마을에서 아예 다른 유형의 악곡이 발견되기도 하는 것은 바로 이런 구비전승의 특성에 기인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향토민요는 마을 구성원 집단 내에서 전승되고 연행되는 것이기 때문에, 창작 의욕이 있는 앞소리꾼이라 해도 선대 어른들로부터 배운 노래를 마음대로 변형시키거나 새로 만들어 부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향토민요 소리꾼들은 민요의 선율이나 리듬이 부르기 어려운 형태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듣고 기억하는 그대로 부르기 위해 노력한다. 소리꾼들의 이런 노력은 경기도도 북부 지역의 앞소리꾼이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외치는 다음과 같은 구절에서도 상징적으로 표현된다. “여보시오 군방님네! 옛날 옛 법 버리지 말고, 새로 새 법 내지 말고, 옛날 노인 하시던 소리나 한 번 하여 보세!”
○ 향토민요의 현황
오늘날의 우리나라의 향토민요는 1960년대 이후 진행된 급속한 산업화에 따라 민요 전승의 배경이 되었던 마을 단위 공동체가 해체되면서 전통적인 방식의 전승이 단절된 지 오래다. 현재 음성으로 기록돼 있는 향토민요의 경우 가창자들의 생년은 대략 1900년에서 1930년 사이에 출생한 분들로서, 이들이 향토민요를 구비전승 방식으로 배워 부른 마지막 세대이다. 1940년대 이후부터 한국전쟁 끝 무렵까지는 극심한 사회 불안으로 민요의 전승이 순조롭게 이루어질 수 없었고, 1960년대 이후는 급속한 산업화로 마을 공동체가 전면적으로 해체되면서 향토민요는 소멸의 길로 접어들게 되었다. 오늘날 향토민요는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소수의 종목들이 가까스로 전승되고 있을 뿐이다.
향토민요의 노랫말에는 간혹 상투적인 구절도 들어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일반인들이 일상생활에서 보고 듣고 겪고 느끼고 생각하는 것들이 표현된다. 향토민요의 노랫말은 4ㆍ4조의 음수율이 가장 많고, 오랫동안 집단적으로 연행되면서 갈고 다듬어진 시가(詩歌) 형태로 되어 있다.
향토민요의 노랫말은 서정적인 내용이 가장 많으며, 서사적인 내용과 교술적 내용도 있다.
향토민요의 노랫말은 순우리말의 비중이 매우 높고 요즘은 사용하지 않는 낱말이나 표현도 종종 발견된다. 특히 제주도 민요 중에는 고대시가를 연상케 하는 문학적 표현이 많다.
향토민요의 노랫말은 매우 풍부하여 여기에 모든 것을 제시하기 어려우므로 민요 분류체계에 따라 사례 하나씩만 제시하고, 여기에 서사민요와 교술민요, 그리고 고려가요를 연상케 하는 제주도 민요 한 편을 덧붙인다.
○ 노동요의 노랫말
대표적인 노동요의 노랫말로서 노젓는소리를 제시한다. 전라남도 신안군 흑산면 대리(가거도)의 《멸치잡이소리》 중 〈노젓는소리〉다. 노랫말을 보면 노를 젓는 동작에 맞추어 메기는소리와 세 가지의 받는소리(후렴구), 그리고 후렴구와 메기는소리 사이에 들어가는 ‘샛소리’가 조합되어 노래의 마디가 입체적으로 구성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노랫말의 내용은 노를 젓는 목적과 어획에 대한 희망, 고된 신세 한탄 등이다.
에이기야 / 에이기야
에이기야디야 / 에이기야
올라가자 / 에이기야
올라가자 / 에여 아야아 에이기야
어기야디야 / 에야(어기야디야)
어기야디야 / 에야
안맨으로 / 에야
올라가자 / 에여 아야아 에야
어기야디야 / 에야(어여)
어기야디야 / 에야
만경창파 / 에야
노는 멜치 / 에여 아야아 에야
어기야디야 / 에야(어여)
어기야디야 / 에야
우리 배가 / 에야
잡어 실세 / 에여 아야아 에야
어기야디야 / 에야(어여디여)
어기야디야 / 에야
어떤 사람은 / 에야
팔자 좋아 / 에여 아야아 에야
어기야디야 / 에야(어여디야)
어기야디야 / 에야
고대광실 / 에야
높은 집에 / 에여 아야아 에야
어기야디야 / 에야(어여)
어기야디야 / 에야
부귀영화 / 에야
누리건만 / 에여 아야아 에야
어기야디야 / 에야(어여)
어기야디야 / 에야
이놈 팔자는 / 에야
무슨 팔자 / 에여 아야아 에야
어기야디야 / 에야(어여디여)
어기야디야 / 에야
멜치잡이 / 에야
웬 말인가 / 에여 아야아 에야
어기야디야 / 에야(어여디여)
어기야디야 / 에야
○ 의례요의 노랫말
의례요의 노랫말에서는 의례의 내용과 목적, 그리고 소리꾼들의 사고방식이 뚜렷이 드러나는 것이 특징이다. 그 사례로써 전통 풍수사상과 현세주의적 사고방식이 잘 드러난 장례요인 〈무덤다지는소리〉의 노랫말을 제시한다.
(후렴) 에야하 달고
산지야 조종은 곤륜산이요 / 수지나 조종은 황하수로다
곤륜산 낙맥이 딱 떨어져서 / 대한민국이 생겼으니
백두산은 주산 되고 / 한라산은도 안산이로다
두만강은 청룡되고 / 압록강은도 백호로구나
팔도강산 좋은 명기 / 이 광중에 다 모였으니 / 천하대지가 예 아닌가
(중략)
사시(巳時) 하관에 오시(午時) 발복(發福)
좌청룡을 볼작시면 / 자손도 번성을 할 자리요
우백호를 볼작시면 / 외손도 번성할 자리로구나
앞에 솟은 노적봉은 / 거부나 장자가 날 자리며
뒤에 솟은 문필봉은 / 문장 재사가 날 자리로다
일선봉이 비쳤으니 / 군수 도지사 날 자리로다
투구봉이 비쳤으니 / 대대장군이 날 자리로구나
노랫말 대부분이 전통 풍수사상을 나타내고 있는 가운데 ‘사시 하관에 오시 발복’이라는 대목이 주목된다. 사시(巳時)는 09시~11시, 오시(午時)는 11시~13시를 말하므로 ‘사시 하관에 오시 발복’은 장례를 치르고 두어 시간 후에 곧바로 자손에게 좋은 일이 생기기를 바란다는 뜻이다. 장례를 치르면서 죽은 이의 영혼을 위로하기보다는 산 사람이 잘 되기를 바라는 심리가 드러나는 이런 노랫말은 한국인의 현세주의적 세계관을 보여주는 것이다.
○ 유희요의 노랫말
유희요의 노랫말로는 호남 지역 여성들의 대표적인 세시놀이인 강강술래 노래를 제시한다. 노랫말을 보면 〈강강술래〉에 이어 부르는 여러 가지 노래들이 강강술래라는 놀이를 진행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강강술래〉
(후렴) 강강술래
천장만장 달파머리
쑤시비단 꽃이 피어
그 꽃 한 쌍 껑꺼다가
임으 보신 볼을 걸어
임을 보고 보신 보니
임 줄 생각 전히 없네
임의 동숭 씨아제야
너나 신고 공부 가세
〈남생아 놀아라〉
나무생아 놀아라 졸래 졸래가 잘 논다
나무생아 놀아라 졸래 졸래가 잘 논다
나무생아 놀아라 졸래 졸래가 잘 논다
〈고사리꺽기〉
꼬사리 대사리 껑자 나무 대사리 껑자
유자 꽁꽁 재미나 넘자 아장장장 벌이여
껑자 껑자 꼬사리 대사리 껑자
수양산 고사리 껑꺼다가 우리 아배 반찬하세
껑자 껑자 꼬사리 대사리 껑자
지리산 꼬사리 껑꺼다가 우리 어매 반찬하세
〈청어엮기〉
청 청 청애 영자 위도 군산 청애 영자
청 청 청애 영자 위도 군산 청애 영자
청 청 청애 영자 위도 군산 청애 풀자
청 청 청애 영자 위도 군산 청애 풀자
〈기와밟기〉
어딧골 지완가 장자 장자골 지와세
어딧골 지완가 장자 장자골 지와세
어딧골 지완가 장자 장자골 지와세
“지와 봅세.” “자.”
어딧골 지완가 / 장자골 지와세
멧 닷냥 쳤는가 / 시물 닷냥 쳤네
어딧골 지완가 / 장자골 지와세
멧닷냥 쳤는가 / 시물닷냥 쳤네
〈덕석말기〉
몰자 몰자 덕석 몰자 / 몰자 몰자 덕석 몰자
몰자 몰자 덕석 몰자 / 몰자 몰자 덕석 몰자
풀자 풀자 덕석 풀자 / 풀자 풀자 덕석 풀자
풀자 풀자 덕석 풀자 / 풀자 풀자 덕석 풀자
〈진쥐새끼〉
진주 새끼 질룩 짤룩 가사리 벗이여
진주 새끼 질룩 짤룩 가사리 벗이여
“꼬리 따세” “자” “위~”
(후렴) 잡었네 잡었네 진주새끼를 잡었네
콩한나 퐅한나 떵겼더니 콩차두 퐅차두 되었네
잡었네 잡었네 진주새끼를 잡었네
콩 한나 퐅 한나 떵겼더니 콩차두 퐅차두 되었네
콩콩 전라도 진주새끼를 잡었네
콩 한나 퐅 한나 떵겼더니 콩차두 퐅차두 되었네
(이하 생략)
○ 한탄요의 노랫말
민요학계 일부에서 대분류 항목으로 설정하는 ‘한탄요’의 노랫말 사례로는 처량한 곡조의 노래를 부름으로써 스스로 심정을 달래는 〈나무꾼신세타령〉을 제시한다.
구야 구야 가마구야
신에 신공산 아리알 갈가마구야
금년에도 봄이 오건마는 멩년에도 봄이 오리
알갈갈가마구야
구야 구야 카마구야
맹년 삼월 봄이 되면 너는 다시 피건마는
우리 인생 한번 가면 다시 오들 못하리라
후이 가마구야
구야 구야 카마구야
신에 신공산 아리알 갈가마구야
니 몸은 젊어지는구마는 우리 인생은 늙어지는데
세상천지 사람들아 어허허
우리 인생 한 분 가면 다시 젊기 어렵더라
에헤 후후야 에헤
○ 서사민요의 노랫말
서사민요는 사건을 묘사하는 노래이다. 아래 〈댕기노래〉는 혼전 여성들의 머리 장식인 댕기를 두고 처녀와 도령 사이에서 벌어진 사건을 묘사하고 있다.
열석냥에 노는 댕기
중지머리 추심 댕기
울어마니 말씀 댕기
울아버지 떠온 댕기
우리 어마니 접은 댕기
우리 올캐 용심댕기
울오라베 눈치댕기
나 혼자 사랑 댕기
반중등을 질러드려
성안에나 널을 놓고
성밖에서 널을 뛰다
잊었구나 잊었구나
요내 댕기 잊었구나
서청구 도령씨는
만구책을 옆에 끼고
이 성밖에 다니다가
줏었는가 줏었는가
요내 댕기 줏었는가
연분있어 줏은 댕기
연분없이 너를 주랴
시운있어 주은 댕기
시운없이 너를 주랴
구시원 세단풍에
수수대랑 양지대랑
넘넘은 때 너를 주마
치마귀랑 도포귀랑
한테 닿을 때 너를 주마
해명석을 풀쳐놓고
잠 잘 때 너를 주마
큰 솥 걸고 동솥 걸고
밥헐 적에 너를 주마
에라 요놈 요망한 놈
은칼같은 돈을 주면
그만 댕기 나도 산다
(전라남도 광양군 봉강면 지곡리 / 김덕남, 1921년생)
○ 교술민요의 노랫말
교술민요는 사물에 대한 서술을 하는 노래를 말한다. 베틀의 구조를 자세히 묘사하는 〈베틀노래〉가 대표적이다.
할 일이 전혀 없어 지하땅에 니리와서
사방 산천 둘러보니 비었도다 비었도다 옥난간이 비었도다
옥난간에 비틀 놓고 비틀다리 양 네 다리 큰애기다리 양 두 다리
앞다릴랑 솟아 놓고 뒷다릴랑 낮차 놓고
가르새라 지른 양은 청룡황룡 부러졌네
앉을께라 앉는 양은 우리 나라 금사님이 영신작에 걸터 앉아
비태라 차는 양은 오곡만사 실봉에는 실안개로 둘러차고
말코라 차는 양은 삼대 독대 위동아들 밍가 복가 갱깄도다
바디집아 치난 소리 만첩산중 깊은 골에 벼락 치는소리로다
앙금 단금 눈치 빠른 양갓을 밟아가면
북이라 노는 양은 치치없는 할을 물고 지도방에 놀아나네
잉에올이 사올이는 검은 구름 흰 구름과 합수하는 지응이요
잉애때는 삼형지요 눌라람대 호루라비
혼자 입을 못살아서 훌릉태사 넘어가네
어사 많은 비개미는 사침대를 앞서우고 백비알을 돌아타네
눈썹노리 두헝지는 절잘하고 일어나고
용두머리 우난소리 다 새가는 새벽달에 헛달2) 우는소리로다
한발 굽은 굵은 새끼 헌 신짝에 목을 매고
절로 굽은 선집나무 지도방에 놀아나네
항소겉은 도투마리 쿵 잘씨구 넘어가고 청잘씨구 일어나네
○ 문학성이 뛰어난 제주도 민요
고려가요 〈가시리〉를 연상케 하는 제주도 민요 〈맷돌질소리〉의 한 구절을 제시한다.
모른 질랑 모르뎅 허멍 (모르는 길일랑 모른다 하고)
아는 질도 물으멍 가라 (아는 길도 물으면서 가라)
가건 가랜 보내여 두엉 (가려면 가라고 보내어 두고)
올 만허난 지다리더라 (올 때가 되니 기다리고 있네)
(제주도 남제주군 표선면 성읍1리 / 이선옥, 1913년생. 조을선, 1915년생
향토민요는 거의 모든 지역에서 오랫동안 전승되어 왔기 때문에, 악곡이 다양하고 지역성이 뚜렷하며, 열린 구조의 풍부한 노랫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특징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넓은 범위의 민속과 연계되어 있다는 것도 향토민요의 특징이다. 향토민요의 이러한 특징들을 활용할 경우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만들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풍부하다는 점에서 향토민요의 의의가 있다. 향토민요는 또한 외래 문화의 영향을 가장 적게 받은 장르의 음악이자 문학으로서, 일반 백성[民]들의 사상과 정서가 잘 드러나는 토종 문화로서의 의의가 있다.
고성농요: 국가무형문화재(1985) 예천통명농요: 국가무형문화재(1985) 남도들노래: 국가무형문화재(1973) 제주민요: 국가무형문화재(1989) 강강술래: 국가무형문화재(1966) 아리랑: 국가무형문화재(2015)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기도편』, 문화방송, 1995.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상북도편』, 문화방송, 1995.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제주도편』, 문화방송, 1992.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전라남도편』, 문화방송, 1993. 최상일, 『우리의 소리를 찾아서』, 도서출판 돌베개, 2002.
최상일(崔相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