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선소리 산타령의 구성곡 네 곡 중 세 번째로 부르는 곡
경기 선소리산타령은 〈놀량〉ㆍ〈앞산타령〉ㆍ뒷산타령ㆍ〈자진산타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중 세 번째 곡이 뒷산타령이다. 사설 내용은 서울의 종남산(남산)뿐만 아니라 서울 근교의 수락산ㆍ도봉산과 충청도의 오서산까지 두루 열거한다. 더불어 개운사ㆍ망월사ㆍ천축사 등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절들도 곁들여 노래하는 유절 형식의 악곡이다.
경기 뒷산타령은 20세기 초에 불리던 판염불계 산타령의 뒷산타령을 계승한 곡으로, 해당 사설에서 열거한 산들에서 수양산은 빼고 서도잡가 중 〈초한가(楚漢歌)〉의 ‘계명산(雞鳴山) 추야월에...’를 넣었으며, 금강산ㆍ백두산ㆍ소요산ㆍ삼각산을 더 열거하여서 산타령 중에서 가장 넓은 지역의 많은 산들을 열거한 산타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산타령 중에서 판소리나 인접 장르에서의 사설 차용이 가장 적고, 산에 대한 묘사가 대부분이다.
경기 뒷산타령은 ‘나지나 산이로구나’라는 입타령으로 시작하는 유절 형식의 악곡이며, 구성음이 ‘솔(sol)-라(la)-도(do′)-레(re′)-미(mi′)’인 경토리에 속하는 악곡이다. 선율형을 보면, 한 음을 길게 뻗기보다는 비교적 낮은 음역대에서 굴곡이 많은 선율 진행이 주를 이루고, 애원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노래 한 절은 메기는 소리와 받는 소리로 이루어져 있고, 각기 ‘다는 선율형과 다는 리듬형’, 그리고 ‘맺는 선율형과 맺는 리듬형’으로 되어있다. ‘다는 선율형과 다는 리듬형’이란 두 개의 악구 중에 선행하는 것으로 내드름의 성격이 강하고, ‘맺는 선율형과 맺는 리듬형’은 후행하는 악구로서 그 단락을 완성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렇게 한 악절이 달고, 맺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다. 종지음을 살펴보면, ‘다는 선율형’은 솔(sol)로 종지하고 ‘맺는 선율형’은 도(do′)로 종지한다. 그 리듬형은 3소박 2박과 같은 소박이 다수 출현하는가 하면, 3소박 3박ㆍ4박과 같은 평박 그리고 3소박 5박ㆍ6박과 같은 과박이 있어서 일견 복잡해 보이기는 하나 3소박 3박이 주를 이루고 있어서 비교적 규칙적인 장단으로 여겨진다. 전곡(全曲)의 ‘다는 선율형’과 ‘다는 리듬형’의 종류는 세 가지 정도이고, ‘맺는 선율형’과 ‘맺는 리듬형’의 종류는 모두 동일하여 한 가지로 통일되는 매우 엄격하게 통제된 구조를 가진 악곡이다.
(메)나지나 산이로구나 (받)두견아 에 나하 나나 지루에헤 산이로구나 (1) (메)강원도(江原道)금강산(金剛山)에 유점사(楡岾寺) 법당안에 느릅나무 뿌리마다 서천서역국(西天西域國)서 나온 부처 오십삼불(五十三佛)이 분명허다 (받)동소문(東小門)밖썩내달어무네미 얼른지나 다락원서들쳐보니도봉망월(道峯望月)이천축사(天竺寺)라 (2) (메)삼각산(三角山) 내린 줄기 학(鶴)의 등에 터를 닦아 근정전(勤政殿)을 지어노니 만조백관(滿朝百官)이 조회(朝會)를 헌다 (받)삼각산(三角山) 뚝 떨어져 어정주춤 내려와서 한양(漢陽)터가 분명 헌데 종남산(終南山)이 안산(案山)이라 (3) (메)수락산(水落山) 가는 길에 개운사(開運寺) 중을 만나 중더러 묻는 말이 네 절 인품(人品)이 어떻드냐 (받)수락산 폭포수요 둥구(圓峴)재며 만리(萬里)재라 약잠(藥蠶)재 누에머리 용산(龍山) 삼개(麻浦)로 둘러 있다 (4) (메)계명산(雞鳴山) 추야월(秋夜月)에 장자방(張子房)의 퉁소(洞簫)소리 월하에 슬피 부니 팔천제자(八千弟子)가 흩어진다 (받)오서산(烏棲山) 십이봉은 은자봉(銀子峰)이 둘러 있고 보령청라(保寧靑蘿) 금자봉(金自峰)은 옥계수(玉溪水)로만 둘러있다 (5) (메)백두산(白頭山) 천왕봉(天王峯)에 용왕담(龍王潭) 맑은 물은 금수강산(錦繡江山) 우리나라 만년서기(萬年瑞氣)가 어리었다 (받)압록강(鴨綠江)이 굽이쳐서 후창(厚昌) 강계(江界) 얼른 지나 벽동창성(碧潼昌城) 감돌아서 의주(義州) 통군정(統軍亭)으로만 돌아든다 (후략)
이창배 창 경기 뒷산타령(신현남, 「산타령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87쪽.)
경기 뒷산타령은 세 가지 유형의 ‘다는 선율형’과 ‘다는 리듬형’을 사용하고 전곡(全曲)을 통해서 동일한 ‘맺는 선율형’과 ‘맺는 리듬형’만 출현하고 있는 점이 그 구조가 엄격하게 통제된 악곡임을 말해주고 있다. 그리고 인접 장르에서의 사설 차용 현상이 거의 없고 20세기 초 잡가집 시대의 판염불계 산타령에다가 더 많은 산을 더하여 가장 많은 산을 열거한 명실공(名實共)히 산타령이라고 할 수 있다.
이창배,『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김영운, 「가곡 연창형식의 전개양상 연구」, 성균관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4. 신현남, 「산타령연구」,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09. 이보형, 「한국민속음악 장단의 리듬형에 관한 연구」, 『민족음악학』 16, 1994. 황준연, 「전태용 창부타령의 선율구성」, 『한국음반학』 10, 2000.
신현남(申鉉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