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소리 변강쇠타령을 바탕으로 형성된 경기잡가
변강쇠의 심술 궂고 좋지 못한 심보를 풍자적으로 엮은 소리로, 서울을 중심으로 오랜 세월 동안 애창된 노래라고 한다. 변강쇠타령은 두 가지 형태가 있다. 하나는 곡조가 〈창부타령〉과 같은 노래 형태(5절의 유절형식)이며, 다른 하나는 재담과 노래(창부타령조)가 섞인 극적인 소재를 지닌 소리극 형태이다.
잡가 변강쇠타령은 판소리 변강쇠타령에서 주요 부분을 따와 서울 지방에서 오래 전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잡가를 변강수타령이라고도 했고, 1930년대 음반이 몇 곡 남아 있다.
○ 역사적 변천 과정과 용도 서도 명창이었던 김정연의 『서도소리대전집』(1979)에는 〈발림엮음수심가〉란 큰 제목 아래에 변강쇠타령(서도)의 노랫말이 나와 있는데, 여기에는 소리극 형태(재담+노래)가 수록되어 있다. 〈창부타령〉을 바탕으로 하며 독창적인 선율로 형성되지 않고, 재담이 섞인 형태가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볼 때, 경·서도 지역의 전문 소리꾼들이 공연할 때 대중들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기 위해 만들었던 레퍼토리로 보인다. 현재는 경기소리 창자들에 의해 주로 전승되고 있다. ○ 음악적 특징 두 가지 형태의 변강쇠타령 모두 선율은 서울의 창부타령조로 되어 있어, 이와 음악 특징이 거의 같다. 보통 빠르기의 굿거리장단에 맞고, 전형적인 경기 음악어법인 경토리(솔(sol)-라(la)-도(do')-레(re')-미(mi'))로 되어있다. 선율도 전반적으로 경쾌하고 밝다.
변강쇠타령의 노랫말은 심술 궂으면서 게으른 변강쇠를 실감 나고 재미있게 잘 담고 있다. 노랫말은 형태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데, 5절의 유절형식으로 된 형태(<창부타령>조)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1. 천하 잡놈은 변강쇠 천하의 잡놈은 변강쇠라 자라는 호박에 말뚝박기 우물길에 똥누기 아희 밴 부인(婦人) 발길로 차기 잦혀 논 밥에 돌 퍼붓기 불붙는 데 키질하기 정절과수 놀려내기 물에 빠진 놈 덜미짚기 활 쏘는 양반 줌팔치기로다 어화둥둥 내 사랑아 2. 강쇠의 심사를 볼 지경이면 엄동설한(嚴冬雪寒)에 땔 것이 없어 나무를 하러 나갈 적에 낫은 갈아 지게에 꽂고 도끼는 갈아 옆에다 끼고 삼십명(三十名) 나무꾼 앞세우고 납작지게를 걸머지고 산을 넘고 물을 건너 원근산천(遠近山川)에 당도하니 봄들었구나 봄들었구나 원근산천에 봄들었으니 나무는 할 것이 없어서 길가에 선 장승을 패니 장승이 괴탄(愧嘆)하는 말이 이 몹쓸 변강쇠야 변강쇠 아궁이 귀신이 되누나 어화둥둥 내 사랑아(하략) 재담과 노래(<창부타령>조)가 섞인 소리극 형태의 노랫말은 다음과 같다. (아니리) 이것이 무었인고 하니 천하(天下) 잡놈 변 강쇠 타령(卞江釗打令)이렸다. (노래) 강쇠(江釗)의 심사(心事)를 볼양이면 저 강쇠 심사를 볼양이면 자라는 호박에 말뚝 박기 불붙는 데 키질하기 물에 빠진놈 덜미 짚기 잦혀논 밥에 돌 퍼붓기 우물 길에다 똥 누기 정절과부(貞節寡婦) 모함하기 활 쏘는 양반 줌팔 치기 옹기전(甕器廛)에서 말 달리기 (아니리) 아 이렇게 심술(心術)이 못되었다 이말이지. 그러나 그놈의 색시는 천하일색이라 두 양주(兩主) 얼싸안고 한 바탕 노는 길이었다(하략)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404~405쪽.
근세기 창작된 다양한 잡가들을 통해 민중들이 선호했던 노래 문화와 음악적 성격을 엿볼 수 있다. 변강쇠타령은 당시 인기 판소리(<변강쇠타령>)와 민요(<창부타령>)를 바탕으로 시도되었던 대표적인 서울지역의 노래로서 경기잡가로 볼 수 있다.
김정연, 『서도소리대전집』, 경원각출판사, 1979.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장사훈, 『국악개요』, 정연사, 1961.
손인애(孫仁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