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의 아름다운 절경을 표현한 경기 잡가(좌창)
<금강산타령>은 금강산의 절경을 담은 노래로, 20세기 초에 만들어진 경기 잡가이다. 경기 12잡가와 비슷하지만, 민요와 잡가의 중간 형태의 음악적 성격을 갖고 있다.
이 노래는 최정식이 1927년에 만들었다고 한다. <풍등가>와 함께 당시 새로운 색깔의 경기잡가로 창작되었다.
○ 역사적 변천 과정
최정식(崔貞植, 1886~1951)은 일제강점기에 활약한 시조, 가사, 경·서도 소리의 명창이다. 경기소리의 중시조라 부르는 최경식(崔京植)과 최상욱(崔相旭)을 사사하여 경·서도창에 능하였다. 작곡과 작시에도 재질이 있어 <금강산타령>, <풍등가> 등을 작사, 작곡했다고 한다. 예기학원이었던 조선권번에서 잡가를 가르치며 묵계월(墨桂月), 안비취(安翡翠), 조백조(趙白鳥) 등 여성 제자들을 많이 육성하고, 전수해주었다. 현재 경기잡가(좌창) 또는 신민요로 분류되며 경기소리 창자들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 음악적 특징
가사는 7절의 서사 가사 형식으로 6절까지 중모리장단에 맞추어 노래하고, 마지막 7절은 <노랫가락>으로 끝을 맺는다. 이에 다소 느리고 차분한 선율로 6절까지 대동소이(大同小異)하게 진행되며, 7절은 속도가 조금 빨라지며 흥겹게 마무리한다. 음계는 전형적인 경기 음악어법인 경토리(솔(sol)-라(la)-도(do')-레(re')-미(mi'))로 되어있다. 경기민요 특유의 유려하고 경쾌한 선율 진행이 많이 나타나, 잡가와 민요의 중간 성격의 음악 특징이 잘 드러난다.
노랫말은 다음과 같고, 대부분 금강산의 절승(絶勝)과 절경(絶景)을 담은 내용이다. 1. 천하명산 어디메뇨 천하명산 구경갈 제 동해 끼고 솟은 산이 일만 이천 봉우리가 구름같이 버렸(벌였)으니 금강산이 분명쿠나. 2. 장안사(長安寺)를 구경하고 명경대(明鏡臺)에 다리 쉬어 망군대(望軍臺)를 올라가니 마의태자 어디갔노 바위 위에 얽힌 꿈은 추모하는 누흔(淚痕) 뿐이로다 3. 종소리와 염불소리 바람결에 들려오고 옥류(玉流) 금류(金流) 열 두 담(潭)이 구비구비 흘렀으니 선경(仙境)인 듯 극락인 듯 만물상(萬物相)이 더욱 좋다 4. 기암괴석(奇巖怪石) 절경(絶景) 속에 금강수(金剛水)가 새음솟고 구름 줄기 몸에 감고 쇠사다리(鐵棧) 더듬어서 발 옮기어 올라가니 비로봉(毘盧峯)이 장엄쿠나 5. 만학천봉(萬壑千峯) 층암절벽(層岩絶壁) 머리 숙여 굽어보니 구만장천(九萬長天) 걸인(린) 폭포(瀑布) 은하수(銀河水)를 기울인 듯 비류직하삼천척(飛流直下三千尺)은 예를 두고 이름인가(하략)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상권, 홍인문화사, 1976, 384~385쪽.
<풍등가>와 노래 방식과 창법 등이 유사하여, 당시 노래 유행을 잘 보여준다. 이러한 21세기 초 창작된 노래들(신잡가 또는 신민요)을 통해 당시 민중들이 선호했던 노래 문화와 잡가 및 민요의 음악적 성격을 알 수 있다.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하응백, 『창악집성』, 휴먼앤북스, 2011. 이금미, 「경기좌창의 사설과 선율분석 연구: 금강산타령·풍등가·바위타령을 중심으로」, 중앙대학교 석사논문, 2017.
손인애(孫仁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