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경기지역의 다양한 노래와 재담으로 짜인 재담 소리(소리극)
장대장타령은 장지영(張志暎) 장군(일명 ‘장대장’)이 만포첨사(滿浦僉使)가 되어 부임차 가는 길에 천하일색 무당을 첩으로 맞았는데, 서울로 돌아와서는 이를 숨기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내용의 재담 소리이다. 경·서도 명창 박춘재가 만든 작품으로, 민요, 잡가, 노랫가락, 무당소리, 타령 등 다양한 삽입가요가 수록되어 있다. 노래보다는 본래 익살스러운 재담으로 재치있고 해학적인 희극적 요소가 많이 담긴 소리극이다.
20세기 초반(1910년대) 박춘재(朴春載, 1881~1948)가 만든 재담 소리로, 원각사(圓覺社)를 비롯한 극장 공연을 많이 하며 유명세를 떨쳤다. 당시 장대장타령은 소리꾼 한 사람이 재담을 길게 하고 간단히 소리를 넣으면 다른 소리꾼이 재담을 받아주는 방식이었다. 박춘재가 공연할 때는 문영수(文泳洙)가 주로 받아주었고, 제자 정득만, 이순일, 홍경산 등에게 전해주었다고 한다. 장대장타령의 다양한 삽입가요들은 당시 광범위하게 유행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 역사적 변천 과정 장대장타령은 현대에 들어와서 전승이 잠깐 단절되었다가, 1999년 백영춘(1946~)과 최영숙(1956~)을 중심으로 한 서울 재담소리 보존회에서 복원하여 전승하고 있다. 그러나 박춘재의 연행과는 달리 배역을 세분화하여 연행하고 있다. 또한 복원된 작품은 재담의 희극적 요소보다 음악극적 영역이 좀 더 확대되었다. ○ 음악적 특징 장대장타령에는 민요, 잡가, 노랫가락, 무당소리, 타령 등 다양한 삽입가요가 수록되어 있는다. 이 중 무가의 비중이 가장 크며, 무가는 서울 무가인 <노랫가락> 만수받이와 거의 같은 형태이다. 이에 대부분 삽입가요의 선율은 경기 음악어법인 경토리(솔(sol)-라(la)-도(do')-레( re')-미(mi'))로 이루어져 있고, 경쾌하며 흥겨운 분위기를 많이 연출한다.
장대장타령에 등장하는 주요 대목 중 하나이다. 장대장 부인이 아이가 아파 남편 몰래 무당을 불러 굿을 하게 되었는데, 무당 본색을 드러내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굿판이 벌어지자 자신도 모르게 본색을 드러내고 굿을 하게 되는 내용이다. 이렇게 경을 읽다 정신(精身)이 장대장 부인에게 팔려서 헛소리를 하는데 「육천법계(六天法界) 삼불전안(三佛前案)에 신령신도(神靈神道) 신장님네 장대장님 마나님네 장대장님 마나님네...」 이렇게 경을 읽겠다. 윗 당에선 이처럼 경을 읽고 아랫 당에서는 장대장네 굿판이 벌어져서 굿을 한참 하는 판인데, 그때만 해도 굿 구경이라 하면 다 좋아하던 시대라서 우발량 좌발량 모여들어서 구경을 하는데 한 사람이 썩 나서서 하는 말이 「여보 만신 노랫가락 한 마디 합시다」하면서 조롱을 하겠다. 무당이 참다 못하여 말막음으로 늙은 무당이 나와 한 마디 하겠다. 唱 「산 간데 그늘이 가고 용이 가는데 수위(水位)로다. 수위가 깊건마는 모래 위에 수위로다. 마노라 영검(靈劍) 수위가 깊이 몰라」 하고 노랫가락 한 마디를 하니까 또 한 사람이 「이왕이면 젊은 만신이 나와 한 마디 하시요」하고 졸라 대니까 노들 사는 꾀새라는 만신이 나와 임시 수단을 쓰겠다. 「여러분께 여쭐 말씀이 있습니다. 다름이 아니라 이 굿은 좋은 굿이 아니고 못된 전염병 퇴해 가라는 것이니까 여러분 중에 재수가 없으면 옮아 갈까 염려올시다」하니까 슬금슬금 다들 가버리고 굿을 오붓하게 할 파이었다. 이때에 장대장 부인이 한쪽 구석에 앉았다가 별안간 신이 났는지 벌떡 일어나면서 춤을 추다가 푸념을 하면서 나서겠다.(하략)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하권, 홍인문화사, 1976, 366쪽.
재담과 노래가 혼합된 서울 경기지역의 대표적인 재담 소리(소리극)로, 20세기 초 당시 한국인들이 선호하던 연행 형태와 노래의 특성을 살펴볼 수 있다. 또한 다양한 삽입가요들은 당시 서울에서 유행했던 속가들의 성격을 알게 한다.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서대석, 「전통재담과 근대 공연재담의 상관관계」, 『전통 구비문학과 근대 공연예술』Ⅰ, 서울대학교 출판부, 2006. 전계영, <장대장타령> 攷, 『한국시가연구』25, 보고사, 2008, 김해영, 「재담소리 <장대장타령>의 전승과정과 음악극적 구조 연구」, 중앙대학교 석사논문, 2011.
손인애(孫仁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