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고초, 풋고추
각각 독립된 세 가지의 이야기가 후렴구와 함께 연결된 독특한 형태의 12잡가
출인가는 《춘향가》 의 〈오리정 이별 대목〉과 남녀의 이별의 정한, 인생무상의 세 부분으로 나뉘었으며 “놀고 가세~ 나고 너고만 놀고 가세”라는 후렴구가 나온다. 출인가는 유절형식이며 3마루로 나뉜다.
○ 연행 시기 및 장소 출인가는 서울과 경기도를 중심으로 전문적인 소리꾼들에 의해 애창되었으며 주로 민간의 유희 장소나 겨울철 파움 등에서 불렀다고 한다. ○ 음악적 특징 출인가의 음계는 ‘솔(sol)-도(do′)-레(re′)-미(mi′)-솔(sol′)-라(la′)’로 구성된다. 출인가의 선율은 후렴구를 통해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는데, 곡의 중간 부분에 음계의 변화가 나타나는 변청 부분이 있어 다채로운 음구성을 보인다. 출인가의 중심음은 레(re’)로 여기에 가장 많은 시김새가 활용된다. 사용되는 시김새의 종류는 다양하며, 음을 흔들어 내면서 흔드는 음보다 낮은음을 순차적으로 붙여 빠르게 감아 내려놓는 느낌을 주는 시김새나 음의 앞뒤로 여러 음을 순차적으로 붙여서 휘감는 듯한 느낌을 주는 시김새 등이 사용된다. 출인가의 종지음은 도(do’) 또는 레(re’)이며, 상행진행하며 선율을 마친다. 출인가는 6박장단과 굿거리장단으로 연주한다. ‘출인가’는 ‘6박장단’과 ‘굿거리장단’으로 되어있어 도입 부분의 단조로움에 변화를 주는 곡이다. “놀고 가세 ∼ 나고 너고만 놀고 가세”의 후렴구가 두 번 나온다. 그러므로 ‘출인가’도 유절형식이라 할 수 있다. 각각의 종지음이 있으나 후렴구를 중심으로 마루를 구분하면 크게 세 마루로 나뉜다. ○ 형식과 구성 출인가는 <춘향가>의 ‘오리정 이별 대목’과 남녀의 이별의 정한, 인생무상을 노래한 부분의 총 세 부분으로 나뉘며, 전체적으로 하나의 주제를 갖춘 이야기가 아니라 각각 독립된 세 가지의 이야기가 후렴구와 함께 조화롭게 연결된 독특한 형태로 구성된다. “놀고 가세 ∼ 나고 너고만 놀고 가세”의 후렴구가 2번 나오는데, 이를 중심으로 크게 3마루로 나뉜다. 따라서 출인가는 유절형식의 3마루 구성이라고 할 수 있다. 출인가는 독창자와 장구 반주만으로 단조롭게 부르기도 하지만, 여러 명의 창자가 함께 부르기도 한다. 이때는 반주 악기로 선율악기가 수반되기도 하는데, 대금, 해금, 가야금, 장고 등이 사용되며 그 외의 악기를 편성하기도 한다.
풋고추 절이 김치 문어 전복 곁들여 황소주 꿀 타 향단(香丹)이 들려 오리정으로 나간다. 오리정으로 나간다. 어느 년 어느 때에 어느 시절에 다시 만나 그리던 사랑을 품안에 품고 사랑 사랑 내 사랑아. 에-어화둥게 내 건곤. 이제 가면 언제 오료 오만 한을 일러 주오. 명년 춘색 돌아를 오면 꽃 피거든 만나 볼까. 놀고 가세 놀고 가세 너고 나고 나고 너 고만 놀고 가세 곤히 든 잠 행여나 깨울세라. 등도 대고 배도 대며 쩔래쩔래 흔들면서 일어나오 일어나오. 겨우 든 잠 깨어나서 눈 떠 보니 내 낭군일세. 그리던 임을 만나 만단정회 채 못하여 날이 장차 밝아 오니 글로 민망 하노매라. 놀고 가세 놀고 가세 너고 나고 나고 너 고만 놀고 가세 오늘 놀고 내일 노니 주야장천에 놀아 볼까. 인간 칠십을 다 산다고 하여도 밤은 자고 낮은 일어나니 사는 날이 몇 날인가.
출인가는 판소리《춘향가》의 <오리정이별> 대목과 ‘이별의 정한’, 그리고 ‘인생무상’을 주제로 하는 사설을 조합하여 구성하고 있다. 사설의 내용이 바뀔 때마다 후렴구 “놀구 가세 놀구 가세 너고 나고 나고 너고만 놀구 가세”를 삽입하여 구분한다. 12잡가 중 <선유가>의 뒷부분에 “풋고추~”로 시작되는 출인가를 이어 불렀고 한다. 과거에는 12잡가를 완창하는 것이 아니라 부분을 잘라서 부르거나 뒤에 다른 노래를 연달아 부르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에, 출인가는 <선유가>에 뒤이어 오는 곡처럼 여겨지기도 하였다. 현재 선유가와 출인가는 완벽히 독립되어 부르고 있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경기민요』, 민속원, 2008. 김영운, 『한국민요학』, 한국민요학회, 2002. 성경린 외, 『국악의 향연』, 중앙일보사, 1988. 송은주, 『12잡가의 시대적 변화양상 연구』, 민속원, 2016. 송은주, 『십이잡가, 우리의 삶과 자연의 노래』, 민속원, 2020. 이창배, 『가요집성』, 청구고전성악학원, 1954.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흥인문화사, 1974.
송은주(宋銀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