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강타령(龍岡打令)
평안도의 토속민요를 바탕으로 한 노래로, 굿거리 또는 타령장단의 경쾌한 서도민요
평안남도 용강(현 남포시 용강군)을 비롯하여 강서지방에서 전승되어온, 모를 심거나 밭에서 김맬 때 부른 토속민요 일노래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서도민요이다. 굿거리 또는 타령장단에 수심가토리(수심가조)로 경쾌하게 부르며, 서도소리 전문가들에 의해 널리 애창된다.
‘한 줌 두 줌 꽂는 모는 타령 소리가 저절로 납니다’와 같은 노랫말에서 이 곡이 원래 모심는소리, 밭매는소리 등으로 불린 농업노동요였음을 알 수 있다. 용강에서 나온 타령조의 노래라 하여 <용강타령>이라고도 하며, 보통 <긴아리>(<용강긴아리>)에 이어서 부른다. ‘아리’는 ‘아라리’ 또는 ‘아리랑’과 같은 뜻이다.
○ 연행시기 및 장소 평안남도 용강 지방의 논에서 모를 심거나, 밭에서 김을 맬 때 불렀다 한다. “얼씨구 절씨구 지화자 좋다”와 같은 후렴구로 미루어 볼 때, 여럿이 놀면서 유희요로도 불리었음을 알 수 있다. 서도소리 전문가들에 의해 무대화되어 <긴아리>와 짝을 이루어 자주 애창된다. 다만 20세기 전반의 잡가집에 보이지 않고, SP음반에도 1930년대에 나타나는 것으로 미루어, 통속민요로서는 1930년대 이후에 형성된 듯하다. ○ 음악적 특징 굿거리 또는 타령장단에 얹어 부르며, 대체로 둘째 장단에서 박이 늘어난다. 각 장단의 앞부분은 대체로 일자일음식(一字一音式)이며, 뒷부분은 일자다음식(一字多音式) 위주의 붙임새를 보인다. 귀에 쏙 들어오는 간결하고 경쾌한 선율로 인하여, 수심가토리의 곡 중에서 대중성이 높은 곡으로 꼽힌다. 수심가조(수심가토리)의 음계는 레(re)-미(mi)-솔(sol)-라(la)-도(do′)이고, 핵음(핵이 되는 음)은 레(re)와 라(la)이다. 종지음은 최저음인 레(re)를 활용하는 경우가 많으며, 자진아리 또한 레(re)로 종지한다. 솔(sol)을 생략하는 경향이 있고, 위의 핵음 라(la)를 아래로 깊게 떨며, 간혹 솔(sol)을 위로 깊게 떨기도 한다. 두 핵음의 위에 위치한 음인 미(mi)와 도(do′)에서 퇴성하기도 한다. 본절은 레(re)에서 숙여내거나(“연분홍”), 높은 음으로 질러내기도 하는 반면(“새벽 서리”, “어디를”), 후렴은 항상 낮은 음역으로 숙여낸다.
○ 형식과 구성
후렴이 있는 유절형식이며, 선후창방식으로 부를 때는 본절은 독창으로, 후렴은 여럿이 부른다. 본절과 후렴의 선율이 동일하다. 본절은 네 장단, 후렴은 두 장단으로 부르며. 후렴은 늘 숙여내는 반면, 본절의 일부는 질러내기도 한다. 대개 선후창방식으로 부르며, 장구 장단이나 선율악기가 포함된 실내악 반주에 맞추어 입창(立唱)으로 부른다.
본 절의 내용은 대부분 비슷하며, 후렴은 “아이고(아이공) 아이고 성화로구나”로 부르기도 한다. 각 장단이 4~6자로 구성되며, 절에 따라 2박 정도가 줄어들기도 한다.(새벽 서리, 어디를 갔댔나) 연분홍 저고리 / 남길소매 / 너 입기 좋고 / 나 보기 좋다 (후렴) 얼씨구 절씨구 / 지화자 좋다 한 줌 두 줌 / 꼽는 모는 / 타령 소리가 / 저절로 납니다 새벽 서리 / 찬 바람에 / 울고 가는 / 외기렁(외기러기) 소리 어디를 갔댔나 / 어디를 갔댔소 / 너 간 골 몰라서 / 성화가 났구나
MBC 한국민요대전(https://bit.ly/3qgEUjj)
자진아리는 <긴아리>와 함께 짝을 이루어 널리 애창되는 평안도민요로, 토속민요에서 비롯되어 세련되고 예술성이 높은 서도지방의 통속민요로 발전한 곡이다. 자유로운 리듬으로 느리게 부르는 <긴아리>와 달리 자진아리는 경쾌한 굿거리 또는 타령장단에 맞추어 흥겹게 부르는 곡이다. 토속민요 자진아리는 일노래뿐 아니라 유희요로도 널리 불린 것으로 추정된다. 각 지역에는 이처럼 노동요로도, 유희요로도 불리는 곡들이 있는데, 남한에는 강원도의 <자진아라리>와 전라도의 <산아지타령>, 제주도의 <서우젯소리> 등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일의 힘겨움과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불렀던 민요들이, 일과 생활이 분리된 오늘날에는 감상용 예술작품으로 새로운 생명력을 얻어 무대화된 것이다.
손인애, 「서도민요 자진아리에 대한 사적(史的) 고찰」, 『한국음반학』 19, 2009. 오용록, 「수심가의 요성」, 『동양음악』 31, 2009. 임미선, 「서도소리 ‘떠는 목’의 유형과 특징 -민요・좌창・송서를 중심으로-」, 『한국음악연구』69, 2021. 김정희, 「토속민요 음조직의 변이 양상」,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6. 유지숙, 「긴, 자진아리에 대한 연구」, 단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08. [웹사이트]MBC 한국민요대전(https://bit.ly/3B8PNtZ)
김정희(金貞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