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의 안타까운 사랑을 노래한 황해도민요
황해도에서 전해 내려오는 서도민요로, 후렴 ‘금다래꿍’에서 곡명이 비롯되었다. 오래된 음원들은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구성음은 창부타령토리(창부타령조)와 같고, 핵이 되는 음과 선율진행 및 시김새는 수심가토리(수심가조)와 같은 음조직으로 부른다. 오늘날에는 수심가토리로도 부른다.
금다래꿍은 황해도 황주 일대의 전설에서 비롯되었다고 추측되기도 한다. 황해도 출신의 양소운(梁蘇云, 1924~2008)은 후렴 중 ‘금다라졌네’가 두 연인이 부모 몰래 자주 산길을 오가다 보니 금잔디가 닳아졌다는 뜻이라고 하였으나,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은 어렵다. 한편, 임석재(任晳宰, 1903~1998)와 같이 ‘금다래꿍’이 북이나 장구의 구음(口音)을 나타낸다고 보는 경우도 있다.
○ 연행시기 및 장소 사람들이 여럿 모여서 놀 때 부르거나, 혼자 심심풀이 삼아 부르기도 하는 유희요이다. ○ 음악적 특징 금다래꿍은 4/박자인 굿거리장단에 얹어 부르며, 일자일음식(一字一音式) 위주의 붙임새를 보인다. 임석재 채록 한국 구연 민요에 수록된 <끔다라꿍>이나 양소운의 음원과 같이 황해도 출신 창자들은 거의 다 창부타령토리의 구성음에 수심가토리의 요소가 섞인 음조직으로 부르나, 오늘날 남한의 서도소리 전공자들은 대체로 수심가토리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 금다래꿍의 음계는 솔(sol)-라(la)-도(do´)-레(re´)-미(mi´)로 창부타령토리와 같고, 핵음(핵이 되는 음)은 솔(sol)과 레(re´)이다. 그러나 창부타령토리의 종지음이 대체로 솔(sol)인 반면, 금다래꿍은 레(re´)로 종지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또한, 선율진행에서 제3음인 도(do´)를 생략하고 제4음인 레(re´)를 깊게 떨어, 수심가토리의 시김새 특성과 유사한 모습이 나타난다. 즉, 금다래꿍은 경토리와 수심가토리가 섞인 형태의 음조직을 활용한다고 할 수 있다. 금다래꿍의 후렴은 낮은 음역에서 시작하여 상행하는 선율 진행이며, 독창으로 부르는 부분인 본절은 제5음인 미(mi´)에서 시작하여 높은 소리로 질러내는 것이 특징이다.
○ 형식과 구성 금다래꿍은 후렴이 있는 유절형식이며, 대개 후렴은 합창으로, 본절은 독창으로 부른다. 후렴과 본절이 각 두 장단으로 구성된 간결한 선율을 반복하며, 본래 장구 장단에 맞추어 여럿이 서서 노래하는 입창 형태로 연행되었다. 요즘에는 선율악기를 추가하여 실내악 편성의 반주에 맞추어 여럿이 입창으로 부르며, 반주악기로는 가야금, 거문고, 피리, 대금, 해금, 아쟁, 장구 등이 쓰인다.
황해도 황주 부근에 마주 보고 있는 ‘금다래봉’과 ‘이용녀봉’은 부모의 반대로 사랑을 이루지 못한 두 연인이 죽어서 변한 것이라는 전설이 있다. 노랫말의 내용은 두 연인의 안타까운 사랑과 더불어, 부모에 대한 유교적 윤리가 부딪히며 갈등하는 서사를 보인다. (후렴) 금다래꿍 금다래꿍 / 금다래꿍 금다래꿍 금다라졌네 보고지고 보고지고 / 이옥녀 아가씨 보고지고 왜 생겼나 왜 생겼나 / 금다래 이옥녀 왜 생겼나 나는 싫어 나는 싫어 / 부모형제도 나는 싫어 천지만물 생긴 후에 / 부모밖에 또 있나요 못잊갔네 못잊갔네 / 금다래 도련님 못잊갔네 부모은공 모르면은 / 금수엔들 비할소냐
하응백, 『창악집성』, 휴먼앤북스, 2011.
금다래꿍은 몇 종의 초등 4~6학년 음악교과서에 황해도민요로 소개되고, 중학교 음악교과서 몇 종에도 수록되어 있다. 그러나 북한 현지에서 채록된 음원인 MBC의 북한민요전집 북녘땅 우리 소리 수록 통속민요(전문가소리)에는 이 곡이 포함되지 않았으며, 북한의 악보자료집인 조선민요곡집에도 수록되지 않았다. 따라서 이 곡을 대표적인 북한민요라 하기는 어려우나, 황해도 특유의 전설을 바탕으로 전해오는 노래이며, 서도민요의 수심가토리와 경기민요의 창부타령토리가 어우러진 음조직으로 부른다는 점에서 두 지역 음악문화의 융합을 보여주는 곡이다.
○ 참고문헌 임석재, 『(임석재 채록)한국 구연 민요』, 민속원, 2004. 뿌리깊은 나무, 『뿌리깊은 나무 팔도소리』, 1984. 하응백, 『창악집성』, 휴먼앤북스, 2011. 김혜정, 「통일대비 국악교육을 위한 북한민요 연구」, 『한국음악연구』 41, 2007. 신은주, 「배치기소리의 교육적 활용 가치」, 『한국민요학』 34. 2012. 김정희, 「토속민요 음조직의 변이 양상」,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6. 박지영, 「통일 대비 초등학교 교과서의 북한 민요 제재곡 개발 연구」, 경인교육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7. 손승희, 「2015 개정 음악과 교육과정에 따른 중학교 음악교과서 분석」, 조선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21. ○ 음원 문화방송 방송문화진흥회・YBM 서울음반・국악춘추사, 『북녘땅 우리소리』, 2004.
김정희(金貞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