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별의 슬픔에 대하여 읊은 경기민요의 하나
이별가는 일정한 장단이나 후렴구가 없이 이별에 관한 슬픔을 노래한 서울ㆍ경기지역 명창들이 부르는 민요이다.
발생의 연원에 관하여 확실하게 전하지 않으나 〈긴아리랑〉과 더불어 오래전부터 전래된 민요로 알려져 있다. 전하는 노랫말이 모두 이별과 관련된 애절한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판소리 《춘향가》의 눈대목인 ‘이별가’와 해당 악곡과는 다른 악곡이다.)
○ 음악적 특징 이별가의 음계는 ‘미(mi)-솔(sol)-라(la)-도(do′)-레(re′)’ 5음음계이며, 종지음은 음계의 최저음인 ‘미(mi)’다. ‘미(mi)-라(la)’의 상행진행에서 주로 ‘솔(sol)’이 생략되며 ‘라(la)-솔(sol)-미(mi)’로 하행하는 선율적 특징이 있는 이와 같은 음조직을 메나리토리라고 한다.
특정한 장단이 없고 노랫말을 길게 늘려 부르는 일자다음(一字多音)식으로 노래하다 보니 창자별 개성이 잘 드러나는 특징이 있다. 이별가는 긴 호흡을 요하기 때문에 보편적으로 부를 수 있는 민요와는 차별적으로 전문가의 영역에 해당한다. 절의 첫 구를 고음으로 질러 내 유지하다가 점차 하행하는 선율형을 가진다. 노랫말은 4개의 부분으로 나뉘어 ‘반종지-종지-반종지-종지’ 형태로 선율의 단위를 만들어가고 전주·반주·간주에 주로 대금이나 피리 독주 반주 또는 관현편성(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아쟁, 장구 등) 수성반주가 동반된다.
반주가 독주 관악기의 이루어질 때와 관현편성으로 이루어질 때 서로 다른 느낌을 자아내는데, 이별가의 반주를 독주 관악기가 담당할 때와 관현악편성이 담당할 때 서로 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노래의 선율을 따라가는 수성가락으로 연주하는 것은 공통되지만 독주 관악기의 반주와 관현악기의 합주 편성의 반주에서 표현되는 호흡이 다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반주 편성의 차이는 노래의 호흡과 어우러질 때도 다르게 나타난다.
다음은 이창배의 사설집 중 민요 이별가와 관련한 설명이다. 우리에겐 이별의 노래가 많았다. 놓고 싶지 않은 사람의 손목을 놓아야 했고 헤어지고 싶지 않은 사람을 떠나 보내고 옷고름에 눈물을 적시는 그런 이별이 하도 많았다. 회자는 정리라.. 만나는 사람 헤어지기 마련이고 헤어지면 또 만난다지만 이별은 쓰라려 이별은 가슴 아파, 울며 부른 노래들이 많았다. “헤어지면 길 멀고, 멀면 소식 늦어, 몸은 여기 있으나 마음은 그대에게 있도다” (중략) 가버리는 님을 끝내 잡지 못하고 돌아와 문 첩첩이 닫아 걸고서 배꽃 보고 우는 것이 우리네 아녀자의 슬픈 마음이었고 정작 이별할 땐 가는 님을 잡지마오 다녀올 때가 반갑다고 끝내 미소를 잃지 않았고 정작 가버리면 돌아서 옷섶에 눈물을 떨어뜨렸다. 그 고운 마음, 그 서러운 맵씨 그 애절한 사연이 감도는 노래
1. 이별이야 이별이야 임과 날과 이별이야 2. 가지마오 가지마오 이별을랑 두고 가지마오 3. 새벽 서리 찬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야 4. 인제가면 언제 오리오 오만 한(恨)을 일러주오 5. 배 띄워라 배 띄워라 만경창파에 배 띄워라 6. 가는 임을 잡지마오 다녀올 때가 반갑다오 7. 범피중류(泛彼中流) 푸른 물에 가는 듯이 돌아오소 8. 오목조목 살뜰한 사랑 한번 이별에 무소식일세 9. 정든 임을 이별하고 뜻 붙일 곳이 바이없네 10. 만고영웅 당명황도 양귀비 이별에 눈물지었네 11. 하염없이 눈물짓고 서로 헤어진 쓰라린 이별 12. 멋모르고 헤어진 뒤 이다지도 그리운가 13. 살아생전 생이별은 생초목의 불이라네 14. 일구월심 그러던 님 만나자 이별이란 웬말인가 15. 가는 임의 잔허리를 덥석잡고 하소연한다
이창배, 『한국가창대계(韓國歌唱大系)』, 홍인문화사, 1976.
이별가는 일반적인 통속민요와는 달리 특정한 장단이 없으며, 독창과 후렴의 메기고 받는 형식이 아닌 선율을 길게 늘여 부른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때문에 전문 소리꾼들에 의해 주로 연행되며, 일정한 장단 없으므로 창자마다 자신의 개성이 드러나도록 노래한다. 창자의 음악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노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교과서 표준 악보집』, 국립국악원, 2022. 김영운, 『국악개론』, 음악세계, 2015 이창배, 『한국가창대계(韓國歌唱大系)』, 홍인문화사, 1976.
강효주(姜孝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