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틀노래
베틀 및 베를 짜는 일과 관련된 내용의 노랫말을 가진 굿거리장단의 경기민요
서울·경기명창에 의해 다듬어져 베틀과 관련된 내용 및 베틀로 짠 베, 즉 옷감(포)에 대한 표현을 유희적으로 풀이하는 등의 노랫말을 가진 경기 통속민요,
향토민요 ‘베틀노래’는 본래 베틀로 베를 짜면서 불렀던 일노래로 베틀의 구조·종류 및 시집살이의 설움 등을 읊었다. 길이가 정해져 있지 않아 길게 부를 수 있었으며, 지역별로 음악적 특징이 상이하였다. 이것이 서울·경기지역의 명창들에 의하여 통속민요화 되면서 굿거리장단에 얹어 부르는 현재의 베틀가로 정리되었다. 향토민요에서 볼 수 있었던 베틀과 관련된 묘사와 노동요적 성격은 경기 통속민요 베틀가로 창작된 뒤에 많이 드러나지 않는다. 2022년 현재 『국립국악원 교과서 표준 악보집』에도 수록되어 있으며 반경토리의 구성음을 알아보고 〈창부타령〉(진경토리) 민요와 비교해보도록 안내되어 있다.
○ 음악적 특징 베틀가의 음계는 ‘라(la)-도(do′)-레(re′)-미(mi′)-솔(sol′)’ 5음 음계이며, 종지음은 음계의 최저음인 라(la)다. 이와 같은 음조직을 반경토리라고 한다. ‘솔(sol)-라(la)-도(do′)-레(re′)-미(mi′)’ 5음음계의 전형적인 경토리(진경토리ㆍ신경토리)와는 확연하게 구분되는 음계를 가진다.
굿거리장단으로 부르며, 주로 독창으로 부르는 부분과 여럿이 부르는 후렴으로 구성된다. 한 단락의 장단 수는 후렴 두 장단, 독창 두 장단이다. 독창으로 불리는 부분은 주로 고음에서 시작하여 두 장단에 걸쳐 점차 하행하는데, 후렴에서는 다시 상행하였다가 종지음까지 하행하는 선율구조가 나타난다.
베틀가의 음계는 반수심가토리, 즉 난봉가토리와 ‘라(la)-도(do′)-레(re′)-미(mi′)-솔(sol′)’ 5음 음계로 동일하지만 시김새가 다르다. 난봉가토리처럼 제3음이 생략되거나 제4음을 격하게 치켜 떠는 시김새가 없다.
○ 형식과 구성 본 절 뒤에 후렴구가 나오며 각 2장단씩 짜여있다. 본 절은 고음으로 시작하여 하행하며, 후렴구는 최저음으로 시작하여 한 장단 내에 상행하였다가 최저음으로 다시 하행하는 종지형을 가진다. 노래에 관현편성(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아쟁, 장구 등)으로 수성반주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1. 베틀을 놓세 베틀을 놓세 / 옥난간에다 베틀을 놓세 / (후렴) 에헤요 베 짜는 아가씨 / 사랑 노래 베틀에 수심만 지누나 / 2. 이 베를 짜서 누구를 주나 / 바디칠손 눈물이로다 / 3. 닭아 닭아 우지를 마라 / 이 베짜기가 다 늦어간다 / 4. 양덕맹산 중서포요 / 길주명천 세북포로다 / 5. 반공중에 걸린 저 달은 / 바디 장단에 다 넘어간다 / 6. 초산 벽동 칠승초요 / 회천 강계 육승포로다 / 7. 춘포 조포 생당포요 / 경상도라 안동포로다 / 8. 젊은 비단 생팔주요 / 늙은 비단 노방주로다 / 9. 황경나무 북 바디집은 / 큰애기 손목에 다 녹아난다 / 10. 영원 덕천 오승포요 / 회령 종성 산북포로다 / 11. 화란춘성 만화방창 봉접분분 화초단이라 12. 일락서산 석양단이요 / 소화신령 모초단이라 / 13. 잉앗대는 삼형제인데 / 놀림대는 독신이로다 / 14. 모든 시름 다 잊어버리고 / 이 밤이 가도록 베만 짜자 / 15. 은주 생주 삼동주요 / 남방사주 자원주로다 /
이창배, 『한국가창대계(韓國歌唱大系)』, 홍인문화사, 1976.
베틀가는 진경토리로 이루어진 대표적인 민요 중 하나로서 교육적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이에 많은 교과서에서 베틀가를 제재곡으로 포함하고 있다. 일반적인 경토리와는 다른 반경토리의 구성음을 학습하고, 다른 경기민요와 비교하는 등 경기민요의 다양한 토리를 익힐 수 있는 노래라는 점에서 교육적으로 주목할만한 가치가 있는 곡이다.
국립국악원, 『국립국악원 교과서 표준 악보집』, 국립국악원, 2022. 김영운, 『국악개론』, 음악세계, 2015 이창배, 『한국가창대계(韓國歌唱大系)』, 홍인문화사, 1976.
강효주(姜孝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