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타령(怨鳥打令)
판소리 《적벽가》 중 적벽대전(赤壁大戰)에서 패하여 죽은 조조(曹操)의 군사들이 원조(怨鳥)라는 새가 되어 조조를 원망하며 우는 내용의 대목
《적벽가》 중 새타령 대목은 적벽화전(赤壁火戰)에서 죽은 조조의 군사들이 원조가 되어 조조가 오림을 도망가는 길에 나타나 조조를 원망하며 우는 내용이다. 이것은 ‘산천은 험준허고~’의 사설로 시작하며, ‘적벽대전’에 구성되어 있다. 중모리장단으로 짜여있으며, 사설은 내용에 따라 화자의 상황설명인 도입 부분, 새소리 부분, 조조의 탄식 부분으로 구분 지을 수 있다. 선율은 ‘미(mi)-솔(sol)-라(la)-(시)-도(do′)-레(re′)-미(mi′)’의 계면조로 되어 있다.
판소리 《적벽가》 중 새타령 대목은 원전인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는 없는 부분으로, 민요, 잡가 등 다른 갈래로 존재하던 기존의 새타령을 기반으로 하여 《적벽가》의 문맥에 맞게 개작되어 형성된 작품으로 보인다. 새타령 대목은 현전하는 창본에 모두 수용되어 있으며, ‘적벽대전’에서 죽은 군사들의 원혼이 새가 되어 나오기 때문에 〈원조타령〉이라 부르기도 한다. 정노식(鄭魯湜, 1899~1965)의 『조선창극사(朝鮮唱劇史)』에 〈원조타령〉이 이창운(李昌雲, ?~?)의 더늠으로 소개되어 있으며, 이날치(李捺致, 1820~1892)와 박유전(朴裕全, 1835~1906)도 새타령에 능했다는 기록이 있다. 현재 전하는 판소리 새타령 중 가장 오랜 음원은 1913년 닙보노홍에서 녹음한 송만갑(宋萬甲, 1865~1939)의 새타령이다.
새타령 대목의 기본적인 성격은 진혼곡이다. 적벽화전에서 죽은 원혼들이 새소리를 빌어서 자신들의 억울한 원한이나 적벽화전의 전투상황 등을 표현하기 때문에 이 대목은 매우 환상적이면서 극적이다. 내용은 크게 도입 부분, 새소리 부분, 조조의 탄식 등 세 단락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 중 ‘새소리 부분’은 새 울음소리의 의미에 따라 죽은 군사 넋을 위로하기, 조조 꾸짖기, 조조에 대한 반발심, 현재의 군사들에 대한 불안함을 위로하기, 지도자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조조를 향한 비난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 부분은 전체 문장에 도치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각 사설의 주체가 되는 새 이름을 문장의 끝에다 배치함으로 전체적인 형식미를 갖추고 있다. 새타령에 등장하는 새는 초혼조, 흉년새, 삐죽새, 꾀꼬리, 가마귀, 쑥국새, 호반새, 바람막이, 종달새, 따오기, 게오리, 할미새, 때쩌구리 등 모두 13종이며, 창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다. 『신재효본』에는 이 외에도 봉황새, 비취새, 자고새, 앵무새, 비둘기, 감정새가 등장한다.
○ 음악적 특징 새타령 대목은 중모리장단으로 짜여 있으며, 두 옥타브 이상의 넓은 음역대를 활용하는 계면조 ‘미(mi)-솔(sol)-라(la)-(시)-도(do′)-레(re′)-미(mi′)’로 되어 있다. 붙임새는 대마디대장단이 주를 이루며, 붙임새는 기본적인 대마디대장단이 주를 이루며 창자에 따라 다양한 붙임새가 활용되기도 한다. 김연수바디의 새타령은 『신재효본』과 함께 ‘화용도 패주’ 부분에 짜여있는 차이가 있다. 즉, 김연수바디를 제외한 모든 바디에서 ‘적벽대전’에 새타령이 구성되어 있는 반면에 김연수바디는 ‘화용도 패주’의 〈군사점고〉 대목 다음에 짜여있는 특징이 있다.
새타령 대목은 현전 창본에 모두 수용되어 있다. 이 대목은 《적벽가》의 적벽화전 부분에 포함되어 있으며, ‘산천은 험준허고~’라는 노랫말로 시작한다. ‘새소리 부분’의 노랫말은 대부분의 창본에서 각 사설의 주체가 되는 새 이름을 문장의 끝에다 배치하는 짜임으로 ‘원망하는 사연→울음소리→새 이름’의 구조로 되어 있다.
하지만 『김연수본』과 『신재효본』은 ‘화용도로 행군헐제~’의 노랫말로 시작하며, ‘화용도 패주’ 부분의 〈군사점고〉 대목 다음에 짜여 있는 특징이 있다. 또한 ‘새소리 부분’의 노랫말도 다른 창본과는 다르게 ‘새 이름→원망하는 사연→울음소리’의 구조로 차이를 보이고 있다.
(아니리) 적벽가 화룡도 송만갑이가 새타령을 헙니다. (중모리) 산천은 험준허고 수목은 창천한디, 만학으 눈 쌓이고 천봉의 바람 쳐서 앵무 원앙이 끊었거던 새가 어이 울랴마는, 적벽의 객사원귀 고향 이별이 몇 해련고, 귀촉도 귀촉도 불여귀라 슬피우는 저 초혼조. 여산군량 소진을 하야 촌비노략 한 때로구나, 소텡소텡 저 흉년새. 백만군사 자랑터니 김일 패군이 어인일고? 이리로 가며 입삐쭈, 저리로 가며 입삐쭈 삐쭈. 자칭 영웅 간 디가 없고 백계도생 꾀로한 한다. 이이 이이이이 저 꾀꼬리는 초평디로 마다허고 심산총림의 고리각 곽, 곽, (저 가마귀) 가련타 주린 장졸 냉병인들 아니 들랴, 병이 좋다고 뻐꾹 뻐꾹 뻐꾹 뻐꾹, 이리 가며 뻐꾹. 장요난 활을 들고서 살이 없다고 서러마라, 실 간다 수루루루, (저 호반새) 떴다 저 바람막이 공중의 둥실 높이 떴다가 동남풍을 내가 막아주랴, 너울너울 저 바람막이.
송만갑 창 새타령: 닙보노홍 K188B(6153) 젹벽원조자 宋萬甲 (1913년 녹음) 배연형, 「판소리 새타령의 근대적 변모 –유성기음반을 중심으로-」, 『판소리연구』 31, 2011.
(아니리) 조조가 가다가 목을 움쑥움쑥 움치니 정욱(程昱)이 여짜오되 아 여보시오 승상님 거 무게 많은 중에 말 허리 느오리다 어찌하야 목은 그리 움치 시나니까 야야 말마라 말말어 내 눈우에 칼날이 번뜻번뜻허고 귓전에 화살이 윙윙허는구나 정욱이 여짜오되 이제는 아무것도 없사오니 목을 늘여 사면(四面)을 더러 살펴보옵소서 야야 거 진정(眞正) 조용허냐 조조가 막 목을 늘여 사면을 살피랴 헐 제 의외에도 말굽통 머리에서 메초리란 놈이 푸루루루 날아나니 조조(曹操) 깜짝 놀래 아이고 여봐라 정욱아 여 내 목 달아났다 목 있나 좀 보아라 정욱이 기가 맥혀 눈치 밝소 그 조그만헌 메초리를 보고 그대지 놀래실진대 큰 장꿩 보았으면 기절초풍(氣絶招風)할뻔 허였소 그리여 잉 야야 그게 메초리드냐 허허 그 놈 비록 조그만헌 놈이지마는 털 뜯어서 갖인 양념하야 보글 보글 보글 보글 볶아났으면 술 안주(按酒) 몇 점 쌈박허니 좋니라마는 거 우환(憂患) 중에도 입맛은 안 변했소 그려 잉 조조가 목을 늘여 사면을 살펴보니 그 새 적벽강에서 죽은 군사들이 원조(寃鳥)라는 새가 되야 모도 조승상(曹丞相)을 원망(怨望)을 허며 우는디 이것이 적벽강 새타령이라고 허든가 보더라 잉 (중모리) 산천은 험준(險峻)허고 수목(樹木)은 총잡(叢雜)헌디 만학(萬壑)에 눈 쌓이고 천봉(千峰)에 바람칠 제 화초목실(花草木實)이 없었으니 앵무원앙(鸚鵡鴛鴦)이 끊쳤난디 새가 어이 울랴마는 적벽화전(赤壁火戰)에 죽은 군사 원조(寃鳥)라는 새가 되어 조승상(曹丞相)을 원망허여 지지거려 우더니라 나무 나무 끝끝터리 앉어 우는 각(各) 새소리 도탄(塗炭)의 싸인 군사 고향 이별이 몇 해런고 귀촉도(歸蜀道) 귀촉도 불여귀(不如歸)라 슬피우는 저 초혼조(招魂鳥) 여산군량(如山軍糧)어 소진(消盡)헌디 촌비노략(村匪擄掠)이 한 때로구나 소텡소텡 저 흉년(凶年)새 백만군사를 자랑터니 금일 패군(敗軍)이 어인 일고 입삣죽 입삣죽 저 삣죽새 자칭 영웅(自稱英雄) 간 곳 없고 백계도생(百計圖生)의 꾀로만 판단(判斷) 꾀꼬리 수리루리루 저 꾀꼬리 초평대로(草坪大路)를 마다허고 심산 총림(叢林)에 고리갹 까옥 저 가마귀 가련타 주린 장졸 냉병(冷病)인들 아니 드리 병에 좋다고 쑥국 쑥쑥국 장요(張遼)는 활을 들고 살이 없다 걱정마라 살 간다 수루루루 저 호반(湖畔)새 반공(半空)에 둥둥 높이 떠 동남풍을 내가 막어 주랴느냐 너울너울 저 바람맥이 절망(絶望)의 벗어났구나 화병(火兵)아 우지 말어라 노고지리 노고지리 저 종달새 황개(黃蓋) 호통 겁을 내어 벗은 홍포(紅袍)를 내 입었네 따옥 따옥이 저 따옥이 화용도(華容道)가 불원(不遠)이로다 적벽풍파가 밀어온다 어서 가자 저 게오리 웃난 끝에는 겁낸 장졸 갈수록이 얄망궂다 복병을 보고서 도망을 허리 이리 가며 팽당그르르르 저리 가며 행똥행똥 사설(辭說) 많은 저 할미새 순금(純金) 갑옷을 어데다가두고 살도 맞고 창(槍)에도 찔려 기한(飢寒)에 골몰(汨沒)이 되어 내 단장(丹粧)을 부러마라 상처의 독기(毒氣)를 좃아주마 뽀족헌 저 징구리로 속 텡빈 고목(古木)안고 오르며 때그르르르 내리며 꾸벅 때그르르 뚜드럭 꾸벅 찍꺽 때그르르르르 저 때쩌구리는 처량(凄凉)허구나 각 새소리 조조가 듣더니 탄식헌다 우지마라 우지마라 각 새들아 너무나 우지를 말어라 너희가 모도 다 내 제장(諸將) 죽은 원귀(寃鬼)가 나를 원망(怨望)허여서 우는구나
송순섭 창 새타령 운산 송순섭 판소리 연구원, 『동편제 적벽가 창본』, 예술인마을, 2007.
새타령 대목은 원전인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에 없는 부분으로, 민요, 잡가 등 다른 갈래로 존재하던 기존의 새타령을 기반으로 《적벽가》의 문맥에 맞게 개작되어 형성된 작품이다. 《적벽가》의 대표적인 눈대목으로, 현전하는 창본에 모두 수용되어 있다. 이 대목은 적벽화전에서 죽은 원혼들이 새소리를 빌어서 자신들의 억울한 원한이나 적벽화전의 전투 상황 등을 표현하기 때문에 매우 환상적이면서 극적이다. ‘새소리 부분’은 전체 문장에 도치법을 사용하고 있으며, 각 사설의 주체가 되는 새 이름을 문장의 끝에다 배치함으로 전체적인 형식미를 갖추고 있다. 일반적으로 이 대목은 ‘적벽대전’ 부분에 구성되어 있는데, 『김연수본』과 『신재효본』에는 ‘화용도 패주’ 부분에 짜여있어 다른 소리와 차이를 보인다.
판소리: 국가무형문화재(1964) 판소리: 유네스코 인류구전무형유산걸작(2003)
김기형, 『적벽가 연구』, 민속원, 2000. 운산 송순섭 판소리 연구원, 『동편제 적벽가 창본』, 예술인마을, 2007. 최동현ㆍ김기형 엮음, 『적벽가 연구』, 신아출판사, 2000. 김기형, 「새타령의 전승과 삽입가요로서의 수용 양상」, 『민족문화연구』 26,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1993. 김석배, 「새타령의 전승과 변모」, 『동리연구』 창간호, 동리연구회, 1993. 박휘순, 「《적벽가》 새타령의 바디별 음악적 특성 비교」, 『남도민속연구』 12, 남도민속학회, 2006. 배연형, 「판소리 새타령의 근대적 변모 –유성기음반을 중심으로-」, 『판소리연구』 31, 판소리학회, 2011. 서정민, 「김연수 바디 《적벽가》의 구성과 음악적 특징」, 한양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논문, 2014.
서정민(徐玎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