쟁
옆으로 긴 직육면체 울림통 위에 줄 열다섯 개를 얹고 손가락을 사용해 소리 내는 현악기
1114년(고려 예종 9) 송의 휘종이 보내 준 악기 중 쟁 네 대가 보이며, 『고려사』「악지」의 당악기 항에는 쟁의 명칭이 분리되어, 아쟁(7현), 대쟁(15현)이 소개되어 있다. 1424년(세종 6)에는 아쟁과 대쟁을 제작해 쓴 기록이 있으며, 『대악후보』 중 세조조 속악보인 환구악(천신제)의 등가(登歌) 악현에 아쟁과 함께 편성되었다. 『악학궤범』「당부악기도설」에서는 아쟁 바로 앞에 대쟁을 소개하면서, 대쟁이 아악기 슬과 제작방법 및 모양이 동일하지만, 크기, 네 귀퉁이의 발, 그림이 없는 복판 등에서 차이가 있음을 서술하였다. 또한, 중국 후한의 풍속통과 수서를 인용하여, 5현이었던 쟁이 13현으로 개작된 예를 들지만, 15현 대쟁과의 연관성은 희박해 보인다. 『악학궤범』의「속악진설도설(俗樂陳設圖說)」 중 〈오례의 종묘 영녕전 등가 〉, 『종묘의궤』(1706), 『고종임진-진찬의궤』(1892),『이왕가악기』(1939) 등의 사진첩에도 보이며, 1920년대 궁중의 제례악과 연례악에 간헐적으로 사용된 후 현재 국립국악원 정악단에서만 사용된다. 국립국악원에서는 1976년, 1979년, 1996년 세 차례에 걸쳐 대쟁을 복원한 바 있으며, 2000년부터 현악합주에 사용하곤 한다. 또한 2017∙2018 국악기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정악단에서 사용되던 대쟁이 파손되어 국립국악원 악기연구소가 『악학궤범』을 근거로 대쟁을 복원 제작하였다.
성종 이후 사용되지 않다가 1920년대 궁중의 제례악과 연례악에 사용된 후 국립국악원에서 2000년부터 현악합주에 편성되고 있다
① 구조와 형태- 오동나무로 된 직육면체 울림통 위에 열다섯 현이 안족(雁足)에 걸쳐있다. 안족을 좌우로 이동하여 음높이를 조율할 수 있으며, 줄은 제1현이 가장 굵고, 제15현 쪽으로 갈수록 점차 가늘어진다. 좌단(머리부분) 아래에 발이 있고, 구부러진 미단(꼬리부분) 아랫부분에는 운족이 있다. ② 음역과 조율법- 저음역에 해당하는 제1~7현은 한 옥타브 내 열두 반음을, 중음역에 해당하는 제8~14현은 한 옥타브 내 일곱 음을 내도록 조율하며, 제15현은 제8현의 한 옥타브 위(제1현의 두 옥타브 위) 음을 내도록 한다. 즉 제1현-황종(㣴,C2), 제2현-대려(㣕,C#2), 태주(㣖,D2), 제3현-협종(㣣,D#2), 고선(㣨,E2), 제4현-중려(㣡,F2), 유빈(㣸,F#2), 제 5현-임종(㣩,G2), 제6현-이칙(𢓡, G#2), 남려(㣮,A2), 제7현-무역(㣳,A#2), 응종(㣹,B2), 제8현-황종(僙,C3), 제9현-태주(㑀,D3), 제10현-협종(俠,D#3), 제11현-중려(㑖,F3), 제12현-임종(㑣,G3), 제13현-남려(㑲,A3), 제14현-무역(㒇,A#3), 15현-황종(黃,C4)음으로 조율한다. ③ 구음과 표기법- 대쟁의 악보는 별도로 없으며 연주법이 유사한 가야금의 악보를 참고한다. ④ 연주방법과 기법 – 악기의 울림통이 법금보다 크며, 연주법에 대한 기록이 없기에 연주자마다 바닥에 놓고 연주하는 자세가 다르다. 보통은 가야금을 연주할 때처럼 양반다리를 하고 다리가 악기 몸통 아래에 위치하도록 앉아, 아쟁의 초상과 같은 역할의 받침대를 놓고, 오른손 중지로 줄을 뜯어 가슴까지 손을 올린다. 가야금처럼 오른손으로 줄을 뜯고 왼손으로는 안족 아래에서 농현을 한다. 국립국악원에서는 가야금 연주자들이 대쟁을 연주한다. ⑤ 연주악곡- 〈보허사(황하청)〉ㆍ〈낙양춘〉의 당악 계통의 악곡 〈여민락(오운개서조)〉ㆍ〈도드리〉ㆍ〈별곡〉 등 현악 합주곡에 편성하기도 한다.
대쟁은 고려 예종(1114년)때 중국 송나라에서 들여온 신악기 중 ‘쟁4’로 그 명칭이 보이나, 중국 쟁과는 현의 수가 다르며, 연주법은 아쟁보다는 가야금과 유사하다. 『고려사』 「악지」, 『악학궤범』, 현재 국립국악원에 전하는 대쟁은 그 명칭과 더불어 총 15현이라는 점이 일치한다. 주로 가야금 연주자들이 연주한다.
박상협, 「악학궤범 대쟁 복원 제작」,『2017․2018 국악기 연구 보고서』국립국악원, 2019. 장사훈, 『한국악기대관』서울대학교출판부, 1986. 이성천 외, 『알기쉬운 국악개론』도서출판 풍남, 1995. 이혜구 역주,『한국음악학학술총서 제5집: 신역 악학궤범』, 국립국악원, 2000.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1집: 대악후보』, 국립국악원, 1979.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27집: 고려사 악지』, 국립국악원, 1988.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20집: 세종, 세조실록 악보』, 국립국악원, 1986. 『한국음악학자료총서 제26집: 영조판 악학궤범』, 국립국악원, 1988.
강영애(康英愛)