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덕 노물리를 중심으로 해안 지방 일대에서 전승되는 여성들의 집단 가무놀이
월월이청청은 〈강강술래〉, 〈안동 놋다리밟기〉와 함께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여성 집단 가무놀이다. 영덕군 노물리를 중심으로 동해안 지역 일대에서 전승되고 있으며, 정월대보름과 추석날 밤에 15~16세의 처녀부터 25세 미만의 새댁이 중심이 되어 연행하였다. 원을 그리고 대형을 이루며 열두 종의 노래 가사에 맞춰 연행하는 놀이춤으로, 역동적인 동작이 많고 변화가 다양하다.
월월이청청의 유래는 정확히 알 수가 없으나, 한자 명칭과 관련해서 두 가지 설이 전한다. 하나는 임진왜란 당시 왜장 가등청정(加藤淸正)을 경계하기 위해 부녀자들이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었다는 ‘월월래청정(越越來淸正)’에서 비롯된 것이고. 또 하나는 달빛이 청청한 밤에 춤추고 논다고 하여 월월이청청(月月而淸淸)이라 불렀다는 설이다. 월월이청청은 경상북도 영덕지방을 중심으로 동해안 지역 일대에서 전승되었으며, 보름달이 뜨는 정월대보름과 추석날 밤에 15~16세의 처녀부터 25세 미만의 새댁이 중심이 되어 연행하였다. 영덕읍 노물리에 비교적 원형이 잘 보존되어 있었으나,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으로 거의 중단되었다. 이후 대학교수들이 중심이 된 향토문화발굴조사단과 지역 문화계 인사들의 노력으로 1978년부터 재현 연구가 시작되었다. 영덕여고, 영덕문화원, 영덕군청을 중심으로 조사된 월월이청청은 1982년 영덕군 소년체전에서 영덕여고 학생들에 의해 처음 연행되었다. 이후 2003년에는 제44회 한국민속예술축제에 경상북도 대표 작품으로 참가하여 국무총리상을 수상하였다. 2009년 11월에 경상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후 예능보유자 최수양과 영덕 월월이청청 보존회에 의해 전승되고 있다.
○ 연행 시기, 장소 및 용도
월월이청청은 정월대보름이나 추석날 밤에 연행된다. 통상 집마당이나 사장(沙場) 등에 젊은 여성들이 단체로 모여 춤을 춘다. 풍요와 다산을 기원하는 주술ㆍ종교적 성격을 띠고 있으며, 전통사회에서 일상이 제한된 여인들의 신명풀이와 남성에 대한 구애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 구성 및 구조
월월이청청은 장소와 인원수에 따라 다채로운 구성이 가능하고 공연 시간을 탄력적으로 연행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열두 종의 노래 가사에 맞춰 놀이춤이 진행되며, 노래는 〈토연노래〉, 〈선부선부〉, 〈달람세[달넘세]〉, 〈절구세〉, 〈대문열기(생금생금생가락지)〉, 〈산지띠기〉, 〈동애따기〉, 〈재밟기〉, 〈실꾸리 감기〉, 〈실꾸리 풀기〉, 〈재바재바〉, 〈생금생금생가락지〉의 순서대로 연행된다.
노래에 따라 일정한 대형을 만드는데, 일렬종형은 〈토연노래〉, 〈대문열기〉, 〈산지띠기〉, 〈동애따기〉, 〈재밟기〉 등에서 나타난다. 원형은 〈토연노래〉, 〈생금생금생가락지〉, 〈선부선부〉,〈재바재바〉에서 쓰이며, 횡렬형은 〈절구세〉에서, 나선원주형은 〈달람세〉에서 나타난다. 또한 〈실꾸리 감기ㆍ풀기〉에서는 원주형이 나타나고, 〈재바재바〉에서는 이열원형이 쓰이며, 〈대문열기〉에는 교차형과 담장형이 나타난다.
노래 방식에는 선후창과 교환창, 제창이 있다. 선후창인 〈토연노래〉, 〈선부선부〉, 〈생금생금생가락지〉, 〈재바재바〉는 선창자가 선소리를 하면 후창자 및 전원이 후렴을 받는다. 〈달람세〉, 〈절구세〉, 〈대문열기〉, 〈동애따기〉, 〈재밟기〉, 〈실꾸리 감기ㆍ풀기〉 소리는 선창자와 후창자가 가사를 번갈아 가며 부르는 교환창 방식이다. 〈산지띠기〉는 노래 없이 사설로만 되어 있다. 〈토연노래〉, 〈선부선부〉, 〈생금생금생가락지〉, 〈재바재바〉 등에 나오는 ‘월월이청청’이란 후렴구가 놀이춤의 명칭으로 굳어졌다.
○ 주요 춤사위
① 〈토연노래〉는 자진모리장단에 이열로 선 무용수들이 손을 잡고 빠른 외발겹쳐뛰기를 하며 입장한 후 원형을 만든다.
② 〈선부선부〉는 중모리장단으로 시작하여 굿거리장단, 자진모리장단으로 박자가 점점 빨라진다. 옆 사람과 손을 잡고 원형을 유지하며 시계반대 방향과 시계방향을 번갈아 돌고, 몸 방향을 앞과 뒤로 바꿔가며 중모리 한 장단에 2박 1보 장진걸음(느린 걸음)으로, 굿거리 한 장단에 2박 1보 중진걸음(중간 속도 걸음)으로, 자진모리 한 장단에 1박 1보 세진걸음(빠른 걸음)으로 딛다가 빠른 외발겹쳐뛰기를 한다.
③ 〈달람세〉는 ‘달넘세’ 또는 ‘달넘기’라고도 하며 자진모리장단으로 연행된다. 주요 춤사위는 손잡기, 한발뛰어넘기, 빠른 걸음의 외발겹쳐뛰기 등이다. 무용수들이 가운데 원을 보고 앉은 달람세 또는 선 달람세를 하면 선도자는 원 안에서 밖으로 시계반대 방향의 원주나선형을 그리며 한 사람씩 팔을 통과한다. 모두 통과하고 나면 하나의 원으로 만들어진다.
④ 〈절구세〉는 무용수들이 횡렬형으로 서서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다음 네 가지 유형을 연행한다. 주요 춤사위로는 외발들고뛰기, 한발뛰어넘기, 팔위로들기가 있다. 1형은 ‘2열 마주보기 형’으로 서 있는 줄이 앉아있는 줄을 뛰어넘고 2열이 역할을 바꿔 교대로 반복한다. 2형은 ‘3열 한 방향 뛰어넘기 형’으로 서 있는 1열이 앉아있는 2열, 3열과 마주 보고 1열이 2열, 3열을 차례로 뛰어넘는다. 3형은 ‘3열 엇갈려 뛰어넘기 형’으로 1열과 3열은 서서 한 방향을 보고 2열은 앉아서 1열과 마주 본다. 1열이 2열을 건너뛰고 앉으면 3열은 돌아서서 1열을 마주 보게 되고 다음 3열은 1열을 건너뛴다. 이와 같은 형태를 번갈아 반복한다. 4형은 서로 서서 마주 보며 옆 사람과 잡은 손을 위로 들고 전진ㆍ후퇴하며 삼진삼퇴 한다.
⑤ 〈대문열기〉는 중중모리와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연행되며, 세 가지 유형이 있다. 1형은 ‘일렬종형’으로 일렬로 서서 양팔을 벌려 앞으로 걷는다. 앞 사람이 뒤로 갈 때는 양팔 밑으로 숙여 지나간다. 2형은 ‘일렬종형 또는 일렬종대형’으로 일반적인 대문열기다. 두 사람의 무용수가 서로 마주 보고 양손을 잡고 높이 쳐들어 대문과 같은 형태를 짓고 무용수들이 앞사람의 허리를 잡고 줄줄이 통과한다. 3형은 ‘담장형(담장형대문)’으로 2열의 선도자가 서로 마주보며 1열로 줄지어서 옆 사람과 손을 잡고 2열이 교차하면서 대문을 통과한다. 마지막으로 통과한 무용수는 대문 옆으로 가서 울타리 형태로 늘어선다.
⑥ 〈산지띠기〉는 선창자가 장단이나 노래 없이 사설을 읊으면 다 함께 사설로 받는다. 무용수들이 앞사람의 허리를 잡고 일렬종형으로 앉아있으면 선도자가 이들을 향해 서 있다. 선도자가 산지띠기 사설을 하면 무용수들이 사설로 받고 송아지 소리를 내며 선도자를 방어하고 팔딱 앉아뛰기를 하면서 피한다. 선도자는 한 사람씩 떼어내고, 떼어내진 사람들은 좌우로 나누어서 일렬종대로 나가 선다.
⑦ 〈동애따기〉는 청룡, 황룡이라고도 불리며 사설과 굿거리장단에 맞춰 허리잡기 동작을 하며 뒤에서부터 한 사람씩 떼어내는 구성이 〈산지띠기〉와 유사한 놀이춤이다. 일렬종형과 선도자는 서로 마주 본다. 일렬종형은 선도자를 방어하고 선도자가 한 사람씩 떼어내는데 이때 무용수들은 앞사람의 허리를 잡고 숙인 채 S자형으로 움직인다. 다 잡아떼어내면 술래를 바꿔 이어가거나 다른 놀이로 전환한다.
⑧ 〈재밟기〉는 〈놋다리밟기〉의 일종이며 재는 지애의 축약형으로 기와의 사투리다. 자진모리장단에 맞춰 연행된다. 무용수들은 일렬종대로 서서 치마를 뒤집어쓰고 허리를 굽혀 앞사람의 허리를 양손으로 잡고 숙인다. 일렬종형 끝에 서 있는 세 사람 중의 한 사람은 앞 사람의 엎드린 등을 딛고 올라선다. 남은 두 사람은 서 있는 사람의 양손을 잡아 균형을 잡게 해준다. 등에 올라선 한 사람이 엎드린 사람의 등을 차례로 밟고 지나간다.
⑨⑩ 〈실꾸리감기ㆍ풀기〉는 자진모리장단으로 연행되며, 주요 동작은 외발겹쳐뛰기다. 일렬 대형에서 나선형으로 실꾸리감기를 하는데 감아지는 무용수들의 몸 방향이 안쪽이 아닌 밖을 향한다. 실꾸리가 다 말리고 풀기를 할 때 말린 실꾸리의 안쪽에 있던 선도자가 빠져나오면서 말린 순서대로 풀어간다.
⑪ 〈재바재바〉는 중모리 한 장단에 2박 1보 장진걸음으로, 굿거리 한 장단에 2박 1보 중진걸음으로, 자진모리 한 장단에 1박 1보 세진걸음으로 딛다가, 빠른 외발겹쳐뛰기를 하며 원형으로 돌다가 2열 원형으로 구성하고 다시 원형을 만든다.
⑫ 〈생금생금생가락지〉는 자진모리장단으로 빠른 외발겹쳐뛰기를 하며 원으로 돌다가 2열로 서로 등을 대고 차례대로 퇴장한다.
이와 같은 놀이 춤 구성 이외에도 현재 연행되지는 않으나 내륙지역에서는 콩받기, 깨금발싸움, 가마싸움, 게줄당기기, 인줄당기기 등의 겨루기 놀이가 있었다고 한다.
반주악기로는 장구를 사용한다. 각 놀이춤과 노래에 따라 굿거리, 중모리, 중중모리, 자진모리장단을 연주한다. 노래는 선후창, 교환창 혹은 제창으로 불린다.
흰색 저고리 짙은 남색 치마를 입는다.
빠른 외발겹쳐뛰기로 이루어지는 동작이 많고 대형의 변화가 다양하며 우리나라 여성 집단 가무놀이 가운데서도 역동적이다. 참가 인원 및 시간에 따른 다양한 놀이 구성이 가능하며 참가 인원 수에 따라 춤의 형태를 변형, 신축할 수 있고 인원이 많을수록 재미있는 놀이춤을 꾸며낼 수 있다.
영덕 월월이청청: 경상북도 무형문화재(2009)
남상익,「포항ㆍ영덕 지역의 월월이청청 연구」,『국악교육』17, 1999 영덕문화원,『영덕문화 제4집』, 1988 영덕문화원,『영덕문화 제14집』, 2009 영덕여자고등학교,『영덕여고자료집 영덕의 민속무용 월월이청청』, 2005 영덕여자고등학교,『영덕여고 자료집 2권 영덕 월월이청청』, 2021 정병호,「노래춤」,『문화재보고서 10』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88 조경숙,「집단 가무(歌舞)형 놀이노래의 존재양상과 교육방안」, 경인교육대학교 교육전문대학원 박사학위 논문, 2020 최수양 영덕월월이청청 보유자 대담, (2022.06.08.)
송문숙(宋文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