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렴〉–〈화초사거리〉–〈육자배기〉–〈자진육자배기〉에 이어 부르는 남도잡가의 하나
〈보렴〉–〈화초사거리〉–〈육자배기〉–〈자진육자배기〉에 이어 부르는 남도잡가이다. 경기민요 흥타령과는 초기 후렴구가 비슷하여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다. 독창으로 부르는 메기는소리는 남도 민중들이 부르던 노래가 사설에서 잡가로 수용되면서 시(詩)적인 내용으로 변하였다.
흥타령은 20세기 사당패의 노래가 경기 흥타령으로 재구성되었고 그 영향으로 남도잡가의 형성기에 남도의 흥타령이란 곡명으로 불리게 된 것으로 보인다. 1910년대 초기에 송기덕 창으로 녹음된 흥타령의 후렴구인 받는소리는 ‘아이고 대고 흥 성화가 났구나 흥’의 가사로 경기 흥타령과 사설이 비슷하다. 1920년대 이후 사설은 ‘흥’이 육자배기처럼 ‘헤~’로 변하고 박자와 장단은 3소박 4박자에서 2소박 12박자로 변하였다.
○ 용도 흥타령은 〈보렴〉–〈화초사거리〉–〈육자배기〉–〈자진육자배기〉에 이어 부르는 남도잡가이다. 남서해안과 도서지역에서는 부녀자의 한(恨)을 달래는 일종의 타령 민요로 독창으로 부르기도 한다. ○ 음악적 특징 흥타령은 메기는소리와 받는소리로 나누어지는 유절형식의 노래이다. 메기는소리는 2소박 12박자의 늦은 중모리장단으로 부르며, 사설의 길이에 따라 장단의 수가 변한다. 후렴구인 받는소리는 늦은 중모리 2장단으로 구성된다. 음조직은 떠는 음, 평으로 내는 음, 꺾는 음이 뚜렷한 육자배기 토리이다.
남도잡가 흥타령의 대표적 명창인 김수연의 사설을 정리한 것이다. (받는 소리) 아이고 대고 허허 성화가 났네 헤~ (메기는 소리) 창밖에 국화를 심고 국화 밑에 술을 빚어 놓으니 술 익자 국화 피자 벗님 오자 달이 돋네 아희야 거문고 청 쳐라 밤새도록 놀아보리라 청계수 맑은 물은 무엇을 그리 못잊어 울며 느끼며 흐르건만 무심타 청산이여 잡을 줄 제 모르고 구름은 산으로 돌고 청계만 도느냐 허무한 세상에 사람을 내일 재 웃는 길과 우는 길은 그 누가 내었던고 뜻이나 일러주오 웃는 길 찾으려고 헤매어 왔건마는 웃는 길은 영영 없고 아미타불 관세음보살님 지성으로 부르고 불러 이 생의 맺힌 한을 후생에나 풀어 주시리라 염불발원 허여 보세 만경창파 수라도 못다 씻은 천고수심 위로주 한잔 술로 이제 와서 씻었으니 태백이 이름으로 장취불성이 되었네 꿈이로다 꿈이로다 모두가 다 꿈이로다 너도 나도 꿈속이요 이것 저것이 꿈이로다 꿈깨이니 또 꿈이요 깨인꿈도 꿈이로다 꿈에 나서 꿈에 살고 꿈에 죽어가는 인생 부질없다 깨려는 꿈 꿈은 꾸어서 무엇을 할거나 빗소리도 님의 소리 바람소리도 님의 소리 아침에 까치가 울어대니 행여 님이 오시려나 삼경이면 오시려나 고운 마음으로 고운 님을 기다리건만 고운 님은 오지 않고 베게 머리만 적시네 국화야 너는 어이 삼월 동풍 다 보내고 낙목한천 찬 바람에 어이 홀로 피었느냐 아마도 오상고절이 너 뿐인가 하노라 얄궂은 운명일세 사랑이 뭐길래 원수도 못보는 눈이라면 차라리 생기지나 말것을 눈이 멀었다고 사랑조차 멀었든가 춘삼월 봄바람에 백화가 피어나듯 꽃송이마다 벌나비 찾어가듯 사랑은 내님을찾아 얼기설기 맺으리라 아깝다 내 청춘 언제 다시 올거나 철 따라 봄은 가고 봄 따라 청춘가니 오는 백발을 어찌 헐거나 지척에 님을 두고 보지 못한 이 내 심정 보고파라 우리님아 안보이네 볼 수 없네 자느냐 누웠느냐 애 타게 불러봐도 무정한 그 님은 대답이 없네 들리나니 파도소리 낮이되면 고기잡이 밤이되면 갈매기소리 들어가며 살고싶네 한일자 마음심자로 혈서를 썼더니 일심은 어디가고 이제와서 변했으니 가을바람 단풍잎이 되었네 꿈속에서 보이는 님은 신이 없다고 일렀건만 오매불망 그리울 때 꿈이 아니면 어이허리 멀리멀리 그린 님아 꿈이라고 생각을 말고 자주자주 보여주면 너와 일생을 같이 보내리 경부선 철로야 어~ 전라도 호남선아 너는 무삼 사모가 없어서 우리시절 우리 알뜰 님을 부질없이 실어다가 각분동서가 왠 일이란 말이냐 잊어야 헐 그 사람을 왜 이다지 못 잊어 삭박을 허고 음~ 승이 되어 님이여 내 님이여 우리 님아 목을 놓아 불러를 봐도 우리 님은 대답이 없고 목탁소리만 들려오네 새벽서리 찬바람에 울고가는 저 기럭아 말 물어 보자 우리 친구들도 날과 같이 그리든가 살다 살다 못살면은 어~ 깊은 산 중 들어가 산고곡심 무인처에 목탁소리 벗을 삼고 수석으로 울을 삼어 한평생을 그 곳에서 영원토록 살아가리라 정든님이 오셨네 어~ 정든 사랑이 오셨네 마음속 깊이 숨겨뒀던 보고픔을 두었기에 못잊을 정분 안고 이밤 찾어 오셨나요 버린정 눈물없이 이별두고 알았기에 미련을 소 뿔처럼 무기들고 오셨네 푸른 숲이 우거진 골짝 내 사랑이 묻혀있네 시녀 내 사랑아 자느냐 누웠느냐 불러 봐도 대답이 없고 유달산 상상봉에 꽃이 만발 허였을 때 꽃속에서 맺은 사랑 왜 이다지 허무한가 꽃이지던 그 자리에 다시 만발 허였건만 한번가신 우리님은 다시 올줄을 모르네 그려 칭암절벽이 두텁다고 허여도 꽃은 피어 웃고있고 봄바람이 좋다해도 새는 울고 돌아만 가드라 낯설은 강화도에 소리없이 비내리던 날 전등사 부처님 앞에 두 무릎 같이 꿇고 사랑의 굳은 언약을 변치말자 맹세 했건만 오늘의 지금은 그 언약은 깨어지고 이내 가슴속엔 큰 병이로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라하네 탐욕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 놓고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하네 봇물처럼 깊으니라 가을달 처럼 놓으니라 별처럼 빛나리라 돌처럼 굳으리라 사랑을 묻는 이 있거든 그대로만 말하리라
남도잡가 흥타령은 〈육자배기〉와 같은 유형의 노래이지만 진양조의 육자배기와 자진육자배기에 3박자 장단과 달리 중모리장단으로 구성되었다. 판소리 명창들에 의하여 만들어진 악곡으로 일반인에게도 애호되는 남도잡가의 대표적인 곡이다.
이창배, 『한국가창대계』, 홍인문화사, 1976. 손인애, 「남도민요(잡가) 〈흥타령〉에 대한 史的 고찰」, 『한국음악연구』 46, 한국국악학회, 2009.
김삼진(金三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