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알기소리, 열소리
농요 중 모심기소리의 하나로, 받는 소리에 ‘하나’라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사용되는 소리
‘한알기소리’ 혹은 ‘열소리’라고도 불리는 <하나소리>는 논농사 때 불리는 모심는소리 중의 하나로 받는 소리에 ‘하나’가 반복적으로 나오는 소리이다. 이 소리는 받는소리에 ‘한알기로구나’로 이루어진 것, 하나부터 열까지 세어나가는 방식으로 사설이 이루어진 것, ‘여기두 하나 저기두 하나’의 사설이 받는소리에 나오는 것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몇 가지의 유형이 나타나지만, 결국 <하나소리>는 ‘하나’ 혹은 숫자를 세어나가는 방식으로 받는소리가 불리는 것으로, 경기도에 집중적으로 분포되어 있으며, 충청북도 지역에서도 불린다.
우리나라의 주산업은 농업이었으므로, 자연스럽게 농업이 발달하였다. 또한 간척사업 등으로 인하여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토지가 확대되면서 특히 경기도를 비롯한 남부지역에서는 논농사가 주로 행해졌다. 농사를 비롯한 우리나라의 일들은 대부분 공동 작업으로 이루어지면 자연스럽게 소리가 함께 수반되었다. 공동 작업에서 소리는 동작의 일치성과 노동의 힘듦을 잊게 해줌으로써 일의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하였다. 이와 같이 농업과 관련된 다양한 작업에 맞추어 부르는 노동요를 ‘농요’라 일컫는다. 농요는 우리나라에 논농사가 시작되면서부터 부르기 시작하였을 것으로 보이므로 일찍부터 발달하였으며, 특히 조선 후기 이앙법이 보편화되면서 마을 마다 여럿 사람이 모여 공동으로 일을 하는 ‘두레’조직이 성행하였고, 이 두레조직에서 일을 할 때에는 항상 소리가 함께 했다. 모심기소리 중의 하나인 <하나소리> 역시 그 역사는 오래 되었을 것이며, 두레조직이 성행하였을 당시에는 매우 성행하였을 것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기계화로 인하여 농사작업 역시 영향을 받게 됨으로써 농사 작업 또한 기계화되기 시작하면서 현장에서 부르던 소리는 ‘한국민예술축제’나 무형문화재로 지정으로 그 전통을 전승・보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현재의 <하나소리> 역시 이러한 두 가지 경우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유형과 분포 <하나소리>는 받는 소리 사설에 따라 세 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다. 첫째는 ‘한알기로구나’의 사설로 불리는 것, 둘째는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세어가는 사설로 불리는 것, 셋째는 ‘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가 들어가 있는 사설로 노래를 부르는 것이다. 첫째, ‘한알기로구나’의 사설이 받는 소리에 나타나는 <하나소리>는 강화를 비롯하여 김포·양주·연천·파주 등의 지역이다. 이들 중 강화에서는 ‘한알기로구나’ 외에 ‘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의 사설을 받는 소리에 보이는 지역이 있으며, 양주의 경우는 ‘한알기로구나’의 가사에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세어나가는 열소리가 혼합된 형태가 한 곡 내에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이 소리는 주로 메기고 받는 선후창방식으로 불린다. 둘째,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세어 나가는 내용의 사설을 부르는 <하나소리> 중의 ‘열소리’는 고양을 비롯하여 과천·광명·광주·서울·파주·포천 등지에서 불린다. 각 지역의 사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고양 구산2동 : 하나로구나 둘 두울 두울 세이라 ~ 식사동 : 하나냐 둘 둘 셋이라 ~ 과천 갈현동 : 하나 둘 셋 하나냐 둘 ~ 과천동 : 하나냐 둘이로구나 둘둘 심었다 서이 ~ : 하나냐 둘이냐 둘을 심어라 셋이냐 ~ 광명 노온사동 : 하나냐 하나 둘이로다 둘둘 말아서 서이로다 ~ 광주 광지원리 : 하나냐 둘 둘이로구나 셋 ~ 서울 상계동 : 하나로다 둘이요 둘이라 셋 또 셋 ~ 파주 와동리 : 하나 하나 하나 둘이로구나 ~ 포천 금현1리 : 하나하나 하나냐 둘 둘이냐 셋 ~ 방축리 : 하나하나 하나냐 둘 둘이냐 셋 ~ 하남 감북동 : 하나냐 둘 둘이로구나 서이다 ~ 천현동 : 하나냐 둘 둘리로구나 둘 ~ 위의 경우와 같이 하나에서 열까지 숫자를 세어가는 ‘열소리’에 해당하는 <하나소리>류의 사설은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들 노래는 일반적으로 교환창으로 불리는데, 광주나 포천시의 경우는 메기고 받는 선후창방식으로 소리를 한다. 특히 포천시의 경우는 두 장단을 메기고 열 장단을 받는다. 셋째, 받는 소리 사설에 ‘여기두 하나 저기두 하나’가 들어가 있는 경우이다. 이러한 유형은 가평과 안성・용인・이천 등의 지역에서 나타나는 것으로 보아, 대부분 경기도의 남쪽지역에서 불린 <하나소리> 유형이다. 이 유형은 안성 모심는소리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데, 이를 거점으로 하여 충청북도지방까지 전파된 것으로 보인다. 이들 역시 ‘열소리’와 마찬가지로 지역적으로 사설의 차이를 조금씩 지니고 있으며, 대부분 메기고 받는 선후창방식으로 부른다. 이외에 양주시 광적면 석우리에서는 모심는소리로 하나소리와 열소리가 혼합된 사설로 노래를 부르는데, ‘한알기로구나’유형으로 노래를 시작한 후 ‘열소리’를 붙여 교환창방식으로 부른다. ○ 음악적 특징 <하나소리>의 첫 번째 유형인 ‘한알기로구나’의 사설을 지닌 곡들은 경기 북부지역과 가평이나 포천・동두천시에서도 불렸는데, 대부분은 경기 서북부지역의 모심는소리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이들 소리는 경기지방의 토리 중 하나인 ‘라-도-레-미-솔’의 5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섯 음들을 골고루 사용하며 주로 선율은 순차진행을 하는 반경토리의 특징이 나타난다. 또한 황해도와 인접한 관계로 서도지역의 음계가 사용되지만, 선율의 순차진행이나 특정음을 요성하지 않으며, 다섯 음을 골고루 사용하는 경토리와 서도지역토리가 혼합된 소리도 있다. 이 경우 음계는 서도지역의 것을 사용하지만, 선율진행이나 시김새는 경토리의 특징을 사용하고 있어 두 토리가 혼합된 형태일 때 음계는 다른 지역의 것을 사용하지만 시김새나 음의 사용・선율진행 등의 특징은 그 지역의 것을 사용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외에 가평이나 동두천지역에서 발견되는 ‘한알기로구나’는 상행은 ‘미(mi)-라(la)-도′(do′)-레′(re′)’이며, 하행은 ‘레′(re′)-도′(do′)-라(la)-솔(sol)-미(mi)’로 상행과 하행의 구성음이 다르다. 특히 하행 시 ‘솔()’은 독립적으로 사용되지 않으며, ‘라(la)’에서 ‘미(mi)’음으로 진행할 때 경과음으로 사용된다. 따라서 ‘여기두 하나 저기두 하나’ 사설의 <하나소리>는 메나리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 유형의 박자구조는 민요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3소박4박이며, 늦은 굿거리에 맞는다. ‘열소리’는 경기 북부를 비롯하여 동남부, 그리고 중남부 등에서 나타나고 있으므로, 음조직 은 경기도 내 그 지역적 다른 노래에서 나타나는 특징이 반영되어 있다. 즉 경기 북부는 ‘라(la)-도′(do′)-레′(re′)-미′(mi′)-솔′(sol′)’의 다섯 음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다섯 음 중 생략되거나 특정한 음에 요성이 나타나지 않으며, 선율은 순차진행을 하고 있는 반경토리가 중심이 된다. 그리고 반경토리의 음계에 제3음인 ‘레′(re′)’를 생략하고 바로 위의 음인 ‘미′(mi′)’를 굵고 격하게 요성하는 ‘반수심가토리(일명 난봉가토리)’도 나타난다. 또한 중남부지역은 경토리를 비롯하여 되며, 반경토리 외 서도지역의 특징이 반영된 도 보인다. 또한 경기 동북부지역은 메나리토리가 우세하며, 중남부지역은 경토리와 메나리토리의 음조직이 나타난다. 박자구조는 3소박4박을 비롯하여 3소박 2박, 불규칙박 등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이 중 3소박4박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며, 다른 <하나소리>보다 조금 빠른 속도로 노래가 불린다. ‘여기두 하나 저기두 하나’의 사설이 받는 소리에 들어가는 <하나소리> 유형은 경기도 남부지역과 충청북도에서 주로 발견되는 소리인데, 이 지역 다른 농요들의 음조직은 대부분 메나리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하나소리> 역시 메나리토리로 구성된 악곡이지만, 종지음의 경우 메나리토리는 ‘라(la)’로 마치는 반면에, <하나소리>는 음계의 최저음인 ‘미(mi)’로 마치고 있어, 이는 경토리의 음악적 특징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박자구조는 대부분 3소박4박으로 느린 굿거리장단에 맞으며, 동북부지역인 가평의 경우는 2소박4박의 형태가 나타나기도 한다.
<하나소리>는 받는 소리에 ‘한알기로구나’의 사설이 들어가는 유형, 하나부터 열까지 숫자를 세어 나가는 ‘열소리’유형, 받는 소리에 ‘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의 사설이 들어가는 유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열소리’와 ‘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가 혼용된 것 등이 있다. 동일한 유형이라 할지라도 사설의 구성이나 가창방식은 지역 혹은 가창자에 따라 다르게 나타난다.
<파주시 탄현면 하나소리> (메)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모내는 동간들 소릴 받쳐서 하여보세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설설 동풍에 궃은 비만 오구요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시화나 연풍에 임 사귀어 노잔다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녹음방초는 연년이도 오건만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우리네 인생은 가면 다시 못 오리라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세월이 가기는 화살결만 같구료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청춘이 늙게는 물거품 같구여어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일락은 서산에 해는 넘어를 가구요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월출동녁에 저 달이나 솟았네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이제는 해도 지고 모두 다 내었구료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메) 모든 일을 챙겨서 집으로 갑시다아 (받) 허나 허어나아 한알기로구나아
<서울 마들농요 하나소리> 하나로다-둘이요-호/둘이라 셋/어 셋 셋이로구나/셋이-라 넷/ 너이로구나-하 넷잇이요--호/넷이며 헌 다섯/다섯이라 여섯이요/ 여서-헛 일곱/일곱이냐- 일 고 홉/일곱이면 여덜/여덜여덜 여덟이힌데/ 여덜 아홉—아 호오옵/아호입-이면 열/열 하니 하—한나/ 한나 하나 하나 둘이로구나--/둘이며-셋(처음부터 반복)
<포천시 가산면 하나소리> (메) 여기 저기도 심어도 사방에 줄모를 심었네 (받) 하나 하나 하나 하나냐 두울 둘이냐 셋 세이로구나 네엣 넷이냐 다섯 다섯 여섯 여섯 일곱 일곱 여덟 여덟 아홉 아홉 열 (메) 여기 저기다 심어도 삼배출짜리로 심었네 (받) 하나 하나 하나 하나냐 두울 둘이냐 셋 서이로구나 네엣 넷이다 다섯 다섯 여섯 여섯 일곱 일곱 여덟 여덟 아홉 아홉 열 (메) 여기 저기다 심어두 잘 될 자리로 심었네 (받) 하나 하나 하나 하나냐 둘 둘이라 세엣 세이로군나 네엣 네이냐 다섯 다섯 여섯 여섯 일곱 일곱은 여덟 여덜 아홉 아홉은 열
<양주시 광적면 석우리 하나소리> 하아나 하나/ 한알기루구나 하나냐아 둘여이/ 둘이면은 서이라 서이냐아 넷이셔/ 너이 너이 다섯 다섯이냐 여서이/ 여섯 여섯 일굽 일굽이냐 여덟이/ 여덟 여덟 아홉 아홉이냐 열 열이/ 열하믄 시절에 또 하나
<하나소리>는 사설에 ‘하나’라는 단어가 들어가는 모심기소리로, ‘한알기로구나’·‘열소리’·‘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의 세 가지 유형이 있다. ‘한알기로구나’는 경기도 북부지역에 분포하고 있으며, 이는 황해도지역에서도 부르는 사설형태이다. 때문에 황해도와 지리적으로 인접한 경기도 북부지역에서 인접한 경기도의 ‘한알기로구나’에서는 경기도와 서도지역 소리의 음악적 특징이 혼재되어 있다. ‘열소리’는 경기 북부를 비롯하여 동남부, 그리고 중남부 등에서 나타나는데, 서울을 비롯하여 광주나 남양주・화성 등 중부지방이 중심이 된다. 이 소리는 경기・동부지방 민요의 음악적 특징으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는 경기 남부지역과 충청도에 분포되어 있어, 대부분 이 지역 농요가 동부민요의 특징이 나타나는 것과 동일한 현상을 보인다. 가창방식 또한 다양하게 나타나는데, 메기고 받는 선후창방식이 주가 되나, ‘열소리’는 교환창방식으로 부른다. 특히 ‘여기도 하나 저기도 하나’의 사설을 지닌 <하나소리>의 경우 경기도에서는 선후창방식으로 부르는 반면에 충청북도 진천에서는 교환창방식으로 불러 가창방식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하나소리>는 경기도의 모심는소리로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이 소리가 안성을 거점으로 하여 진천 등의 지역에서 조사된 바가 있는 것으로 보아 충청북도까지 분포되어 불렸다.
강등학, 『한국 민요의 존재양상과 판도』, 민속원, 2016. 김영운 외, 『경기도민요 상ㆍ하』, 경기도문화재단, 2006.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경기도편』, 문화방송, 1996. 문화방송, 『한국민요대전-충청북도편』, 문화방송, 1996. 서울대학교 동양음악연구소 편, 『경기도의 토속민요』, 민속원, 2013. 이영식, 「경기농산노동요의 존재양상」, 『경기향토민요』, 경기도국악당, 2007.
이윤정(李侖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