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면가락환입(界面加樂還入), 계면환입(界面還入), 계면가락제이(界面加樂除耳), 계면가락도들이
줄풍류 음악인 《천년만세》중 첫 번째 악곡
○악곡 구성
계면가락도드리는 단독으로 연주되기도 하지만, 그 뒤에 <양청도드리>, 〈우조가락도드리〉가 이어 연주되며 이 세 곡을 묶어 《천년만세》라고 한다. 《천년만세》는 주로 《영산회상》 뒤에 연주되기 때문에 <뒷풍류>라고도 하며, 이 경우 계면가락도드리는 <군악>뒤에 연주된다.
○역사 변천 과정
계면가락도드리는 19세기 고악보에 처음 등장한다. 현전하는 고악보 중 가장 오래된 계면가락도드리 악보는『소영집성』(1822)의 <계면제지>이며 『삼죽금보』에는 〈계면가락제이〉라는 곡명으로 수록되었다. 『삼죽금보』에 수록된 악곡의 순서는 현재의 연주 순서와 다르다. 그러나 악보에 달린 주석에는, 〈군악〉 뒤에 계면가락도드리를 연주하고 그에 이어 〈양청도드리〉를 연주한다는 내용이 있으며, 〈양청도드리〉에 이어서 〈우조가락도드리〉를 연주하는 방식도 설명되어 있다. 따라서 계면가락도드리는 19세기에 이미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연주되었음을 알 수 있다.
○음악적 특징
계면가락도드리는 전체가 마흔 두 장단으로 이루어졌고 장(章) 구분은 없다. 제4~14장단 선율이 제32~42장단에서 반복되는 도드리[還入]형식으로 되어 있다. 마지막 장단인 제42장단에서 다시 제15장단으로 돌아 들어가 연주할 수 있다. 계면가락도드리를 짧게 연주할 때에는 제1~14장단만 연주한 뒤 〈양청도드리〉로 넘어가기도 한다.
계면가락도드리라는 곡명은 ‘계면조 가락으로 연주하는 도드리’라는 뜻이다. 그 곡명에 의하면 계면가락도드리의 선율은 황(黃:E♭4)ㆍ협(夾:G♭4)ㆍ중(仲:A♭4)ㆍ임(林:B♭4)ㆍ무(無:D♭5)의 황종계면조(黃鍾界面調)로 구성되어야 하나 실제로는 황(黃:E♭4)ㆍ태(太:F4)ㆍ중(仲:A♭4)ㆍ임(林:B♭4)ㆍ무(無:D♭5)의 5음 음계로 되어 있다. 이는 18세기 이후 일부 정악곡에서 나타나는 계면조의 변질과 관련 있다. 장단은 타령장단을 쓰며 〈군악〉보다 조금 더 빠른 속도로 연주한다.
○악기편성
거문고, 가야금, 해금, 세피리, 대금, 장구로 구성된 줄풍류(세악) 편성으로 연주하며 여기에 양금과 단소를 추가하기도 한다.
계면가락도드리는 도드리형식으로 된 악곡으로서 다른 풍류 악곡들에 비해 빠르고 경쾌한 곡이다. 그 유래는 명확하지 않으나 고악보에 처음 등장했을 때부터 〈보허사〉에서 파생된 여러 악곡과 함께 《영산회상》에 뒤이어 연주되었다는 점에서, 긴 시간 음악을 이어가며 즐기는 조선 후기 풍류방의 음악 문화를 엿볼 수 있는 악곡이다.
『삼죽금보』
이혜구, 『삼죽금보의 역보 및 주석』,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8. 장사훈, 『최신국악총론』, 세광음악출판사, 1985. 임미선, 「계면조 선법의 변화와 탈계면조화: 정악을 중심으로」, 『한국음악연구』 62, 2017.
임란경(林爛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