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댕기, 뒷댕기, 수사지[首沙只], 마리사기, 마리삭금당기
1. 여자 무용수가 착용하는 금박 찍은 여러 가닥의 뒷댕기 2. 끈과 매듭, 술 등을 이용하여 악기나 기물에 달아 꾸민 길게 늘어뜨린 장식품
유소는 『악학궤범(樂學軌範)』 권8 연화대복식(蓮花臺服飾)과 권9 관복도설(冠服圖說)의 여기복식(女妓服飾)에 각각 실려 있다. 유소 명칭 옆에는“속칭 수사지(首沙只)이다.”라는 주(註)가 각각 달려 있다. 수사지(首沙只)는‘마리사기’의 한자 표기이다. 수(首)는 마리, 즉 머리이고 사지(沙只)는 ‘싸기’의 음에 해당되는 한자를 쓴 것이다. 마리사기는 왕실에서 예복을 입을 떄 머리장식의 일부였다. 세조 6년(1460) 4월 9일 을묘 세자(예종)빈 한씨를 맞는 가례에 마리사기가 여성예복의 머리장식품으로 기록되어 있으며 마리사기의 설명에 “뒤로 긴 영자(纓子) 여덟 줄을 드리운다”고 되어 있어 『악학궤범』의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마리사기는 왕비와 세자빈의 수식(首飾)에 모두 사용되다가 인조 장렬왕후(莊烈王后) 가례 이후로는 왕비의 수식에서만 사용되었다. 선조의 계비(繼妃)였던 인목왕후(仁穆王后)의 가례에는 ‘자적초금도다익마리사기[紫的綃金都多益首沙只], 자적라마리사기[紫的羅首沙只], 홍라마리사기[紅羅首沙只]’의 세 종류가 사용되었다. 도다익이란 『악학궤범』에서 여기(女妓)가 착용하는 홍대(紅帶)를 설명하며 “홍대에는 금화문(金花紋)을 박는데, 속칭 ‘都多益’이라 한다.”고 한 것에서 알 수 있듯이 금박을 의미한다. 현재의 국립국악원 공연에서도 연화무 중 유소를 볼수 있다.
유소란 일반적으로 길게 늘어진 끈, 매듭, 술 등으로 구성된 장식을 말하며, 따라서 마리사기[首沙只]는 가늘고 긴 끈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런데 『악학궤범』의 여기복식과 연화대 복식의 유소의 그림에서 약간의 차이가 발견된다. 여기의 유소는 색상이 자색일 뿐 아니라 구조도 단순하고, 그림 옆에는 ‘매통(每筒) 길이 2척(尺) 9촌(寸) 너비 3분(分)이며, 자초(紫綃)로 만들고 금화문을 박는데, 모두 여덟 가닥〔條〕’이라고 쓰여 있다. 반면 연화대 복식에서 실린 유소는 홍색이며 여덟 가닥을 한꺼번에 연결한 긴 끈과 그 위를 다시 연결한 끈이 있다. 그림 옆에는 홍라(紅羅) 여덟 가닥 전체 길이〔通長〕 16척 8촌, 매 한 가닥의 길이 2척 1촌 너비3분이라고 적혀 있다. 여덟 가닥을 한데 묶고 있는 곡선으로 그려진 윗부분도 길이 6촌 너비 5분짜리 끈과 길이 1척 9촌 너비 5분짜리 끈이 각기 연결되어 있다. 여기에는 인금화문(印金花紋)을 하였다 하므로 금박 무늬를 찍어 장식하였음을 알 수 있다.
한편 왕실의 가례에서 사용된 마리사기, 즉 유소 역시 모두 여덟 가닥으로 되었으며 크기는 각각 길이 2척 4촌, 너비 1촌으로 동일하였다. 또한 단추인 달마기[月亇只] 가 사용되었는데 마리사기의 색상에 맞춰 각각 길이 5촌, 너비 2분의 자적초(紫的綃)와 홍초(紅綃)로 만들었다. 왕실에서 사용한 유소는 『국혼정례(國婚定例)』(1749)이후로는 자색으로 정리되었다.
궁중정재에서 사용된 유소는 정조대의 《화성원행의궤도(華城園幸儀軌圖)》(1795) 채색도에서 볼수 있다.
『원행을묘정리의궤(園幸乙卯整理儀軌)』에서는 합립(蛤笠), 단의(丹衣), 홍라상(紅羅裳), 홍초말군(紅綃襪裙) 등으로 구성된 동기복식의 내용을 확인할 수 있으며 여기복식에는 유소가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보아 조선 후기에는 동기복식으로 사용된 것으로 여겨진다. 이후 순조대의 『기축진찬의궤(己丑進饌儀軌)』(1829)의 복식도와 품목(稟目)에도 합립(蛤笠)과 나란히 유소가 등장하는데, 유소에 진홍색 유문항라(有紋亢羅) 4척 8촌, 금박 1속(束) 4첩(貼) 8장(張) 등이 소용된다고 적혀있다.
유소는 사용된 소재와 가닥의 수, 금박 등이 왕비의 것과 다름없을 정도로 화려하다. 조선 시대에 사치금제가 있을 때마다 기녀의 수식은 규제하지 않았으며 특히 궁중의 향연에 사용되었기 때문에 왕실에 버금가는 사치를 허용한 것으로 보인다.
궁중정재에 사용했던 유소의 유물은 없지만 왕실에서 사용되었던 유물이 국립고궁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영친왕비의 마리사기로 자색에 금박을 한 것이다. 한편 독일라이프치히 그라시민속박물관에는 마리사기가 아닌 한삼에 달린 유소의 유물이 소장되어 있다.
『문예군주를 꿈꾼 왕세자 효명 특별전 도록』, 국립고궁박물관, 2019. 『영친왕 일가 복식』, 국립고궁박물관, 2010. 오선희, 「조선시대 궁중 대례용(大禮用) 수식(首飾) 제도의 성립과 변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박사학위청구논문, 2019.
홍나영(洪那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