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의(天使衣), 천사의(天紗衣), 비천의(飛天衣), 우의(羽衣)
처용무를 출 때 표의(表衣) 위에 걸치는 긴 천으로 어깨에 걸쳐 중심을 등 뒤로 허리까지 늘어뜨리며 양 자락은 양 어깨에서 앞쪽으로 가지런히 늘어뜨려 착용한다.
천의는 석가여래를 보좌하는 보살이 착용한 것으로 하늘을 날아서 천계에 이른다는 의미에서 연유한 것으로 보이는데 천사의(天使衣)ㆍ천사의(天紗衣)ㆍ비천의(飛天衣)ㆍ우의(羽衣)라고도 한다.
일연의 『삼국유사(三國遺事)』에서는 처용을 “동해 용(龍)의 일곱 아들 중 한명”이라고 했고 이첨(李詹, 1345~1405)과 성현(成俔, 1439~1504)은 처용을 “신인(神人)”이라고 하였으며, 또 다른 문헌에서는 “괴상한 옷차림[奇形詭服]”, 혹은 “뛰어나게 훌륭하고, 기개(氣槪)가 있는[奇偉倜儻]” 모습 등으로 묘사하고 있다. 즉, 처용을 기개가 있는 신적인 존재로 여기고 있다. 따라서 천의는 처용이 갖고 있는 이러한 신성성(神聖性)을 드러내는 복식 이라고 볼 수 있다.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水月觀音圖)〉에도 관음보살이 끝이 삼각형으로 마무리되고 삼각형 꼭짓점에 구슬이 달린 긴 천을 어깨에 두르고 있는데 처용무복의 천의와 같은 형태로 처용무가 갖고 있는 종교적 의미가 담긴 복식이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천의를 통일신라 시대 흥덕왕(興德王)의 복식 금제(禁制)에 언급된, 일종의 ‘목도리’인 표(裱)에서 유래된 것으로 보기도 하는데 구조와 착용방식은 조선 시대 명부 예복의 하피(霞帔)와 비슷한데 하피와 표 모두 여성복식으로 처용이 이러한 이성(理性)의 복식을 착용한 것은 처용무가 갖는 제의적 성격이 나타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현재는 『악학궤범』의 기록을 바탕으로 고증된 천의를 착용하고 있는데 다른 점은 하나의 긴 스카프 형식의 천의가 중간에서 분리되어 두 장으로 구성되었다는 점이다.
○ 구조 및 형태
천의는 좁고 긴 형태로 『악학궤범』에 의하면 길이는 8척 4촌 5분으로 395.46㎝이고 너비는 5촌 6분으로 26.21㎝로 길고 넓은 형태이다. 양 끝은 삼각형으로 각지게 만들었으며 그 끝에 각각 구슬을 한 개씩 달아 장식하였다. 겉은 녹색의 비단으로 만들고 안은 홍색의 비단으로 만들어 색상의 대비를 강조하였으며 겉의 표면에 의와 같은 만화(蔓花) 문양이 있다.
천의는 『악학궤범』의 기록 이후에도 별다른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표면에 만화문이 아닌 ‘복(福)’자와 여러 기하학 무늬가 연속되고 양옆에 아자문이 연속해진 문양이 그려져 있다. 『악학궤범』의 기록과 비교해 크기가 축소되었고 색상이 홍색으로 변했다. 2000년에 간행된 처용무 복식의 사진에 의하면 겉감과 안감이 모두 홍색이고 ‘복(福)’자를 기본으로 한 단 일 문양의 금박이 연속적으로 장식되어 있다. 1964년 간행된 무형문화재조사보고서에 기록된 천의와 비슷한 형태이다. 그러나 연행 사진을 보면 첨부된 천의 사진과 달리 천의의 가운데가 직선으로 분리되어 있어 두 장의 천의를 각각 한 장씩 어깨에 두른 형태로 착용하고 있다. 1931년 이왕직아악부에서 공연한 처용무에서도 천의가 두 장으로 분리되어 착용하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으나 보존회가 보유하고 있는 한 장의 천의이나 처용무 연행사진에 보이는 천의는 두 장으로 분리된 형태이다. 현재 공연에서 착용하고 있는 천의는 『악학궤범』의 기록을 바탕으로 제작되어 겉은 녹색, 안은 홍색의 비단으로 만들어 졌고 그 위에 만화문양의 수가 장식되어 있는데 마찬가지로 가운데에서 직선으로 분리되어 두 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정확히 천의가 언제부터 두 장으로 구성되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1931년의 공연 자료로 보아 적어도 1931년 이전에 이미 변형되었을 것으로 보인다.
처용무는 본래 나례(儺禮)에서 추던 것으로 종교적 의미가 짙은 춤이다. 따라서 처용무 복식에는 처용이 갖는 제의적인 모습이 표현 되어있다. 천의가 그러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비슷한 구조와 착용 방식을 갖는 하피와 구분하여 ‘천의’라는 명칭을 사용한데서 그러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또한 여성복식인 하피ㆍ표의와 그 형태 및 구성이 동일하여 처용무복식에 여성복식이 첨가되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는 처용이 갖는 신인(神人)으로서의 신비감을 표현하기 위함이거나 처용무가 원래 여기에 의해 연행 되었던 점에서 기인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또한 현대에 들어서 한 장으로 구성된 천의가 두 장으로 분리되어 구성된 점은 특이한 점이다.
이홍구, 『처용무』, 화산문화, 2000. 한국학중앙연구원, 『조선후기 궁중연향문화 1』, 민속원, 2003. 박진아ㆍ조우현, 「처용무복식의 연구(1): 구조적 특징과 변천을 중심으로」, 『한국의류학회지』 21/1, 1997.
조우현(趙又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