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사전 : 표제어

진현관 進賢冠

악기·의물·복식·기타

정의

아악과 속악의 문무(文舞) 및 둑(纛)을 잡는 공인(工人)이 착용하는 관모
요약

진현관은 문무(文舞)가 쓰는 관모로 백주중단(白紬中單)에 청란삼(靑鸞衫)을 입고 금동혁대를 띠고 오피리를 신는다. 진현관은 모정이 평평하고 양 옆으로 접힌 조각이 붙어 있는데, 종이를 붙여서 만들고 가장자리에는 철사를 사용하고, 안쪽에는 세포(細布)를 바른 후 흑칠을 하며, 자황으로 가장자리에 가는 선을 그리고, 푸른색 명주 끈을 달아 턱 밑에서 맨다. 아악과 속악의 공인들이 착용하는 개책과 제작 방식은 같으며, 다만 형태상 차이가 있다.
유래 및 역사

1430년(세종 12) 예조에서 아뢰기를, 송나라에서는 문무의 관모로 진현관을 쓰는데 우리나라에서는 흑포로 만든 건을 쓴다고 하여, 1433년(세종 15) 문무에 쓰는 관을 조사하였다. 이에 당나라에서는 위모관(委貌冠)을 쓰고, 송나라에서는 평면(平冕)을 쓰지만 평면의 착용이 잘못되었다는 선대 유학자들의 건의와 함께 위모관도 『사림광기(事林廣記)』에 수록되어 있으나 체제가 분명치 못하다고 하였다. 다만 주해(註解)에 주나라의 위모관이 지금의 진현관이라 한 기록이 있어, 그 제도를 상고한 결과 크기를 조절하면 의거할 수 있다는 상호군 박연(朴堧)의 건의를 받아들여 진현관으로 고쳐 쓰게 되었다. 위모관은 현관(玄冠)이라고 하여 검은 관을 말하며, 『예기집설대전(禮記集說大典)』에는 위는 편안하다는 뜻으로 용모를 편안하고 바르게 하는 것이라고 하였다. 다만 우리나라 문무가 착용하는 관모는 종이를 붙여서 만드는데, 두 조각을 연결하여 만들었기 때문에 정수리가 비어 덮이지 못하였으므로 공인들의 머리에 착용하면, 용모를 잃게 된다고 하여 진현관으로 바꾸었다. 진현관은 개책과 만드는 방식은 같고 다만 체제에서 차이가 난다고 하여 형태가 다름을 알 수 있다.

<진현관: 세종 대부터 예악의 제작을 총정리한 악서ㆍ악류의 해설 및 용법ㆍ악기ㆍ의물ㆍ복식에 대한 도해 및 의무에 대한 진퇴절차연기 및 제도에 까지 상세히 해설한 책이다. 『악학궤범』 권9 관복도설에 진현관의 도설이 있다. 아악ㆍ속악의 문무(文舞) 및 둑을 잡는 공인이 쓰는 것으로 진현관을 만드는 방식은 개책과 같되 체제가 다를 뿐이라고 하였다. 즉 제작 방식은 종이를 배접하여 만들고 테두리에는 철사를 사용하고 안에는 고운 베를 바르며 검은 칠을 하고 자황으로 곱게 그린다. 턱에는 청색 명주끈을 단다. ©민족문화추진회>
내용 및 구성

진현관을 만드는 방법은 개책과 같다고 하였으므로, 종이를 배접하여 관을 만들고 가장자리에 철사를 둘러 형태를 유지하며, 안에는 고운 포를 바른 후 흑칠을 한다. 그 뒤에 자황(雌黃)으로 세밀하게 그린다고 하였는데 이는 진현관에 그려 넣은 줄무늬 장식을 의미한다. 또 푸른색 명주 끈을 달아 턱 밑에서 묶는 것으로 기본적인 악인(樂人)의 관모 제작방식과 같다.
1667년(현종 8)에 간행된 『종묘의궤』를 보면 보태평의 춤을 추는 공인이 모두 진현관을 쓰는데 이때에는 상의로 남주의(藍紬衣)를 입고 하의로 검은색 선을 두른 적상(赤裳)을 입고 적말대(赤抹帶)를 띠고 백포말(白布襪)과 오피리(烏皮履)를 신는다. 왼손에는 약(籥)을 잡고 오른손에는 적(翟)을 잡는다. 악과 적은 문무인(文舞人)이 집는 것으로 『악학궤범』에서 확인할 수 있다.
1777년(정조 1)에 간행된 『악기조성청의궤』에는 진현관을 만드는데 소용되는 물목으로, 백휴지(白休紙) 2량(兩), 안감으로 쓰는 생포 1척 3촌, 교말(膠末) 1홉[合] 5사[夕], 정철중사(正鐵中絲) 1척 2촌, 명유(明油) 1사, 송연(松煙) 5분, 아교 1전, 탄 5홉, 석자황(石紫黃) 2분, 어교 1전과 끈으로 사용할 흑주(黑紬)가 들어가는데 길이 1척, 너비 5분으로 2조각이 들어간다. 진현관을 수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의 1전 4분으로 6분인 피변관에 비해 비싸다.

<진현관: 당시 문무공인이 착용하는 관모로 『악학궤범』에 수록된 도식과 큰 차이가 없다. 진현관을 만드는 방법은 개책관과 동일하며 다만 체제가 다를 뿐이라고 했다. ©규장각한국학연구원>

<문무복식: 《종묘친제규제도설병풍》의 7폭에 해당하는 〈오향진체반차도〉 속 문무의 복식이다. 머리에는 진현관을 쓰고 흑의를 입고 적말대를 띠고 흑피리를 신는다. 왼손에는 적을, 오른손에는 약을 들고 있다. 약과 적은 아악에만 쓰는 세로로 부는 원시 관악기이다. 약은 지공 세 개에 한 옥타브의 열두 음을 내며 제례에서 문무를 출 때 깃털 장식인 적과 함께 무구로 쓰인다. 적은 여섯 개의 지공에 한 옥타브와 네 음을 합해서 열여섯 음을 낸다. 문무를 추는 무인들이 여섯 명씩 여섯 줄로 서른여섯 명이 적과 약을 들고 도열해 있다. ©종묘관리소>
특징 및 의의

진현관을 착용하는 문무의 복식은 세종조 아악의 회례연과 오례의 문무, 성종조 문무는 진현관에 청란삼을 입고 백주중단에 금동혁대를 띠고 백포말과 오피리를 신으며, 속악 보태평을 추는 문무는 진현관에 남주의(藍紬衣)를 입고 가장자리에 검은 선을 두른 적상(赤裳)을 입고 적말대(赤抹帶)를 띠고 백포말과 오피리를 신는다. 이후 성종조에는 청란삼이 조주의(皂紬衣)로 바뀌었는데, 다른 복식은 모두 그대로이고 색만 푸른색에서 검은색으로 바뀌었다.
참고문헌

『국조오례서례』『세종실록』『악기조성청의궤』『악학궤범」『종묘의궤』 박가영, 「『악학궤범』 복식의 착용에 관한 연구」, 『국악원논문집』 16, 2004. 이민주, 「조선시대 문헌에 나타난 선잠제향 복식 검토」, 『포은학연구』 19, 2017. 장사훈, 「악복과 무복의 역사적 변천에 관한 연구-특히 악학궤범과 각종 진연의궤를 중심으로」, 『동양음악』7, 1985. 조선시대 왕실문화 도해사전(http://kyujanggak.snu.ac.kr/dohae/main/index.jsp).
집필자

이민주(李民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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