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를 구부리며 두 소매를 아래로 떨어뜨린 후 머리 위로 들었다가 허리에 대고 무릎을 굽혔다 펴는 춤사위
무릎디피무는 <처용무>에서 추는 춤동작이다.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전승되어 왔고, 조선전기 『악학궤범(樂學軌範)』(1493)에 ‘허리를 구부리며 두 소매를 들었다가 내려 무릎 위에 놓는다[개부요 이병거양수 하치슬상(皆俯腰 而並擧兩袖 下置膝上)]’라는 기록에서 그 기원을 찾을 수 있다. 근대 이후 〈처용무〉는 1930년 영친왕(英親王) 내외가 한국에 귀국한 것을 기념한 환영식에서 추어졌고, 1931년 한국의 정재를 기록한 흑백 무성영화 조선무악에 〈처용무〉가 수록되어 무릎디피무 동작을 확인할 수 있다. 무릎디피무는 한국전쟁 후 국립국악원 주도하에 김천흥(金千興, 1909~2007)이 〈처용무〉를 재현할 때 안무하여 지금까지 추어진다.
무릎디피무는 ‘무릎을 굽혔다 펴며 춤춘다’는 뜻이다. 『악학궤범』과 『정재무도홀기(呈才舞圖笏記)』에 기록된 처용무의 무릎디피무는 처용 5인이 일렬로 나란히 서서 황 처용이 동과 서로 바라보고, 청 처용ㆍ홍 처용과 흑 처용ㆍ백 처용이 각각 상대(相對; 서로 마주봄)와 상배(相背; 서로 등짐)하며 추는 춤이다. 『악학궤범』에는 〈처용무〉에서 무릎디피무를 출 때 여러 규칙을 제시하였는데, 황 처용은 오른발과 왼발 순으로 들고, 4자 처용은 내족(內足)과 외족(外足) 순으로 들고, 상대와 상배는 각 2회씩 모두 4회 추도록 되어 있다.
현재 무릎디피무에서는 세 가지 동작이 차례로 추어진다. 무릎디피무①은 북향 전배(前拜)로 추는데, 일렬(一列) 대형에서 허리를 숙이면서 양손을 아래로 떨어뜨려 머리 위로 높이 들었다가 그대로 아래로 내려 양손을 허리에 대고, 발뒤꿈치를 들었다 놓는다.
무릎디피무②는 상대배(相對拜)로 추는데, 양손을 허리에 대고 무릎을 깊이 굽혔다가 오른발을 들어 힘차게 디디며 몸을 오른쪽으로 90도 각도로 돌리고[동향], 이어 무릎을 깊이 굽혔다가 왼발을 들어 힘차게 디디며 허리를 숙여 반절한다. 다음 양손을 허리에 대고 무릎을 깊이 굽혔다가 오른발을 들어 디디며 몸을 왼쪽으로 90도 각도로 돌리고[북향], 이어 무릎을 깊이 굽혔다가 왼발을 딛고 몸을 오른쪽으로 45도 각도로 반쯤 틀었다가 북향하고, 무릎을 굽혔다 펴면서 오른발을 살짝 들었다 놓는다.
무릎디피무③은 상배배(相背拜)로 추는데, 양손을 허리에 대고 무릎을 깊이 굽혔다가 오른발을 들어 힘차게 디디며 몸을 왼쪽으로 90도 각도로 돌리고[서향], 이어 무릎을 깊이 굽혔다가 왼발을 들어 힘차게 딛으며 허리를 숙여 반절한다. 다음 양손을 허리에 대고 무릎을 깊이 굽혔다가 오른발을 들어 디디며 몸을 오른쪽으로 90도 각도로 돌리고[북향], 이어 무릎을 깊이 굽혔다가 왼발을 딛고 몸을 오른쪽으로 45도 각도로 반쯤 틀었다가 북향하고, 무릎을 굽혔다 펴며 오른발을 살짝 들었다 놓는다.
현재 무릎디피무는 〈향당교주(鄕唐交奏)〉 장단에 맞춰 춘다.
처용 5인이 처용 가면을 쓰고, 흰색의 긴 한삼이 달린 청색ㆍ홍색ㆍ황색ㆍ흑색ㆍ백색 등의 오방색 의상을 착용한다.
무릎디피무는 정재 법례에 따라 추어지는 동작으로, 무용수가 선 위치별로 드는 손과 발 위치가 각각 다르고 바라보는 방향도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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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선숙(孫善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