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관아 교방에서 전승되었던 춤으로, 여섯 명의 무용수가 꽃을 한 손에 들고 춤추다 타래 머리에 꽂고 서로 대무하며 추는 춤
조선시대 관아 교방의 기녀들이 추었던 춤이다. 여섯 명의 무용수가 가운데 채화(彩花) 한 시렁[가(架)]을 놓고, 손에 꽃을 들고 서로 마주 보며[대무(對舞)], 꽃 주위를 돌면서 춤추는데, 마치 선인(仙人)이 꽃과 나비와 나부끼듯 춤춘다.
육화대는 조선 전기에 제작된 『악학궤범(樂學軌範)』(1493)에 그 기록이 처음 전한다. 송나라 대곡(大曲)에 나오는 화무(花舞)에 기원을 둔 춤으로, 세종대 이후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이후 궁중에서 추어진 기록은 보이지 않고, 조선 후기 지방 교방에서 연행된 악ㆍ가ㆍ무를 기록한 정현석(鄭顯奭, 1817~1899)의 『교방가요(敎坊歌謠)』(1872)에 경상도 진주교방의 춤 종목으로 등장한다. 현재 교방의 육화대는 전승되지 않는다.
교방춤 육화대는 소기(少妓) 네 명과 동기(童妓) 두 명의 무용수로 구성된다. 궁중의 육화대는 화심(花心)에 해당하는 기녀가 중심에서 춤을 추는데, 교방춤 육화대는 중앙에 놓인 꽃[채화(彩花)]을 중심으로 춤춘다.
『교방가요』에 춤의 간략한 절차가 전하는데 다음과 같다. 도입부에서 여섯 명의 기녀가 일제히 절을 한다. 전개부에서 음악이 시작되면 여섯 명의 기녀가 쌍쌍이 마주 보며 춤추고, 꽃을 둘러싸며 주위를 돈다. 꽃을 꺾어 춤추면서 이동할 때 각각 타래 머리에 꽃을 꽂고 춤춘다. 종결부에서 춤을 마치면 절하고 나간다. 본래 당악정재였던 육화대는 궁중과 환경이 다른 지방의 교방으로 전파되면서 형식과 내용이 변화하였다. 죽간자(竹竿子)가 생략된 채 무용수가 절하는 것으로 시작과 끝을 맺고, 춤 사이사이에 갖가지 꽃을 찬미하는 창사도 생략되었다. 꽃 역할의 무용수가 아닌 채화를 중심으로 둘러서서 주위를 돌고, 각각 꽃을 들고 꽃 춤을 추다 타래 머리에 꽃을 꽂고 이동하며 춤춘다는 점도 차이점이다.
칠언절구의 가사만이 하나 기록되어 있다. 나비가 꽃에 날아와 노니는 모습과 소매 나부끼며 춤추는 기녀가 꽃을 꺾어 머리에 꽂은 모습이 마치 고대 중국의 전설에 나오는 아름다운 용모의 선인(仙人) 같다는 내용의 노래를 부른다. 쌍쌍분접농화래(雙雙紛蝶弄花來) 쌍쌍이 고운 나비라 꽃에 날아와 제 맘대로 노닐다가 채수편편요기회(彩袖翩翩繞幾回) 빛깔 고운 소매를 나부끼며 감고 돌기 몇 번이던가 절득경지삽오계(折得瓊枝揷烏髻) 옥 같은 아름다운 꽃가지 꺾어들어 새까만 타래머리에 꽂았으니 연광선자하요대(延光仙子下瑤臺) 연광선자가 요대에 나린 듯 출처: 성무경 역주, 『교방가요』, (보고사, 2002)
현재『교방가요』는 국립중앙도서관 소장본(국립본)과 고려대학교 도서관 소장본(고려대본)이 존재한다.
국립본의 복식은 여섯 사람 모두 초록색 저고리와 붉은색 치마의 평복 치마저고리를 입었다.
고려대본의 복식도 평복 치마저고리로 대부분 노란색 저고리에 세 명은 남색치마를 입고, 세 명은 붉은색 치마를 입었다. 한 사람만이 초록색 저고리를 입고 있다.
궁중의 육화대와 달리 교방의 육화대는 왕을 위한 잔치가 아니었으므로 위의(威儀)의 배열이 없다.
무구는 채화 1가(架)와 무용수들이 각각 들고 춤추는 여섯 개의 꽃가지이다.
조선 전기에 추어지고 사백여 년간 궁중의 연례(宴禮)에 중단되었던 육화대는 조선 후기 지방으로 전파되어 민간에 맞게 수용되어 춤의 내용·무원의 편성·창사·반주 음악·의물·복식 등이 변모하여 교방의 춤으로 발전·변화하였다. 1872년 편찬한 『교방가요』 뿐 아니라 조선 후기 대표적인 유학자이자 실학자인 성호 이익(李瀷, 1681~1763)의 문집인 『성호사설(星湖僿說)』과 1870년에 귤산 이유원(李裕元, 1814~1888)이 지은 『가오고략(嘉梧藁略)』과 『임하필기(林下筆記)』, 서명응(徐命膺, 1716~1787)의 『국조시악(國朝詩樂)』 등에도 육화대에 대한 기록이 전한다. 즉, 궁중에서는 연행되지 않았지만 민간으로 전파되어 교방을 중심으로 꾸준히 이어진 역사성 깊은 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장사훈, 『한국전통무용연구』, 일지사, 1977. 이혜구 역주, 『신역악학궤범』, 국립국악원, 2000. 성무경 역주, 『교방가요』, 보고사, 2002. 김온경, 「정현석 교방가요 연구」, 『부산여자대학교 논문집』, 40, 1995. 강인숙, 「『교방가요』에 나타난 당악정재의 변천양상」, 『한국무용기록학회』, 2006.
최경자(崔慶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