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질림[—叱音]
초장ㆍ중장ㆍ종장 모두에 높은 음으로 질러 부르는 선율이 들어있는 시조
온지름시조는 〈지름시조〉 계통의 시조 중 하나이며, 곡명처럼 초장, 중장 및 종장에 걸쳐 높은 음으로 질러 부르는 선율이 있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지름 계통의 시조는 대개 초장만 높은 음으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온지름시조는 중장과 종장에도 높은 음으로 질러 부르는 곳이 있다.
1960년대에 만들어진 시조로 현재 정경태(鄭坰兌, 1916~2003)와 이양교(李良敎, 1928~2019)의 창제만 전한다.
온지름시조는 1960년대 정경태와 이양교가 만든 시조으로, 여느 시조보다 늦게 만들어졌다. 이양교는 1966년에 “청천 구름밖에”로 시작하는 단형(短型)시조를 스승 이주환(李珠煥, 1909~1972) 앞에서 온지름시조로 불러 칭찬을 받았다고 한다.
○ 전승 현황
온지름시조는 정경태와 이양교의 창제가 전해지는데, 각각의 음악적 특징에 차이가 있다.
정경태는 단형시조 “한산섬”과 중형(中型)시조 “태산이”ㆍ“기러기떼떼” 등 세 수의 시조를 온지름시조로 만들었다. 그의 온지름시조는 초장과 중장만 높은 음으로 구성하였다. 그는 『국악보』에서, 〈남창지름시조〉의 초장과 중장을 지름으로 엮어 온지름시조를 만들었다고 기술하였다. 정경태의 온지름시조의 중장 선율은 그가 만든 〈중허리시조〉의 중장 선율을 그대로 차용하였고, 종장은 경제(京制) <평시조>의 종장 선율과 같다.
이양교는 단형시조 “청천 구름밖에” 한 수만 온지름시조로 만들었다. 그의 온지름시조는 종장까지 모든 장에 고루 높은 음이 출현한다. 기존의 지름 계통의 시조 선율을 차용했지만, 동일하지는 않고 변형을 꾀하였다.
⋅온지름시조 “기러기떼떼”(중형시조, 정경태 노래) (초장) 기러기떼떼 많이 앉은 곳에 포수야 총을 함부로 놓지를 마라 (중장) 새북(塞北) 강남 오고가는 길에 그리든 임의 소식을 뉘 전하리 (종장) 우리도 강성(江城) 오월에 낙매곡(落梅曲) 듣든 사람이매로 아니 놓고. ⋅온지름시조 “청천 구름밖에”(단형시조, 정철[鄭澈] 작사, 정경태 노래) (초장) 청천(靑天) 구름 밖에 높이 떴는 학(鶴)이러니 (중장) 인간이 좋더냐 무삼으로 나려온다 (종장) 장(長)깇이 다 떨어지도록 날아갈 줄.
온지름시조는 근래에 만들어진 시조로서 전통적인 시조 선율 구성방식을 차용하면서 음악적 다양성을 꾀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정경태가 온지름시조로 부른 “기러기떼떼”를 이양교는 남상혁의 창제인 〈사설지름시조〉로 부른다.
『삼죽금보』 『서금보』 『아양금보』
이양교, 『시조창보』(증보재판), 현대문화사, 1994. 정경태, 『국악보』, 보광출판사, 1955. 정경태, 『수정주해 선율선 시조보』(5판), 명진문화, 1996.
문현(文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