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엮음지름시조, 남창사설엮음지름시조, 엮음지름시조, 엮음시조, 휘모리시조, 엮음질림(叱音), 반시조반잡가
수잡가는 넓게는 〈사설지름시조〉에 속하는 시조로, 서도 잡가풍의 선율과 5박과 8박을 벗어나 빠른 속도의 장단형이 초장 또는 중장 중간부터 섞여 있는 시조이다. 같은 장형(長型)시조를 노래하는 〈사설시조〉나 〈사설지름시조〉와 달리, 3박 계열의 빠른 장단으로 불러 민속악적 성격이 가미되어 있다.
수잡가는 〈사설지름시조〉에서 파생된 곡으로 〈평시조〉와 〈사설시조〉에 비해 뒤늦게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 전승 현황 장사훈((張師勛, 1916~1991)의 『시조음악론』에는 수잡가로 “푸른 산중하에”와 “창내고자” 두 곡이 수록되어 있다. 정경태(鄭坰兌, 1916~2003)는 이 두 곡의 선율과 장단형을 바꾸고, 원래 〈사설지름시조〉로 전하는 “학타고 저불고”의 초장 선율과 장단을 바꾸어 〈엮음지름시조〉로 만들어 불렀다. ○ 음악적 특징 “푸른 산중하에”는 161자, “창내고자”는 139자로 모두 장형시조이다. 똑같이 장형시조를 노랫말로 해도 수잡가의 배자법(排字法)은 〈사설시조〉와 다르다. 수잡가 “푸른 산중하에”는 초장 후반부터, “창내고자”는 중장부터 서도 잡가풍의 선율과 3박 계통의 장단에 집중적으로 많은 노랫말을 배자한다. 이는 〈사설시조〉가 많은 노랫말을 초장ㆍ중장ㆍ종장에 비교적 고르게 배분하고, 〈사설지름시조〉는 글자 수에 따라 5박이나 8박짜리 각(刻)을 덧붙여 길이를 늘이는 것과 차이가 있다.
⋅ 수잡가 “푸른 산중하에” (초장) 푸른 산중하에 조총대 들어메고 설렁설렁 나려오는 저 포수야 (중장) 네 조총대로 날버러지 길짐생 길버러지 날짐생 너새 증경이 황새 촉새 장끼 가투리 노루 사슴 토끼 이리 승냥이 범 함부루 탕탕 네 조총대로 다 놓아 잡을지라도 새벽달 서리 치고 지새는 날 밤에 동녘 동대히로 홀로 짝을 잃고 게 울음 울고 게 울음 울고 울고 가는 외기러기는 항여나 네 놓을세라 (종장) 우리도 아무리 무지허여 산행 포술망정 아니 놓습네. ⋅ 수잡가 “창내고자” (초장) 창 내고자 창 내고자 이내 가슴에 창 내고자 (중장) 광창이나 들창이나 벼락다지 미다지나 쌍창이나 열장자 밀장자 가로장자 세로장자 돌첩 접은 걸 분합 암돌쪽이에 숫돌쪽이를 맞춰 걸쇠 배목 고리 사슬 박을 설주에다 뿌리 긴 박옷을 대고 크낙한 장도리로 땅뚱땅뚱 눌러박어 이 내 가슴에 창 내고자 (종장) 두엇다 님 생각 나서 가슴이 답답하올 적에 여닫쳐나 볼가.
장사훈, 「1939년 장사훈 채보, 임기준 전창 시조집」, 『시조음악론』, 서울대학교 출판부, 1986.
문현(文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