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시조(羽時調), 우평시조(羽平時調), 우조평시조(羽調平時調)
꿋꿋한 우조격(羽調格)으로 부르는 평시조
우조시조(羽調時調)는 ‘우조격의 평시조’라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우조평시조〉ㆍ〈우평시조〉라고도 한다. 〈평시조〉에 비하여 출현음이 더 많고, 다른 시조에 비해 굵고 천천히 요성(搖聲)하여 우조적인 곡태(曲態)를 지닌다. 노랫말은 〈평시조〉와 같은 단형(短型)시조로 되어 있지만, 일부 시조시에 한정되어 있다.
우조시조는 서울의 ‘우대’, 즉 누각골(지금의 누상동과 누하동) 일대의 가객들 사이에서 부르기 시작한 창제이다. 〈우조지름시조〉와 함께 조선 고종(高宗) 때 가무별감(歌舞別監)을 지낸 최상욱(崔相旭, 1875~1951)에게서 비롯되었다.
○ 전승 현황 우조시조는 홍원기(洪元基, 1922~1997)와 김태영(金兌英) 등에게 전승되어 오늘에 이른다. 최상욱과 이문언(李文彦) 계통 창제로는 “월정명”으로 시작하는 단형시조가 있다. 정경태(鄭坰兌, 1916~2003)의 석암(石菴) 창제에서는 “월정명”도 부르지만 “나비야 청산가자”로 시작하는 단형시조를 더 많이 부른다. ○ 음악적 특징 우조시조는 황(黃:E♭4)ㆍ중(仲:A♭4)ㆍ임(林:B♭4)의 3음 음계로 구성된 〈평시조〉 창제에,태(太:F4)와 남(南:C5) 음이 추가된다. 특히 초장에서는 중(仲:A♭4) 에서 태(太:F4)로 하행하는 선율이 나타나며 굵고 천천히 요성하는 등, 가곡 우조의 음악적 특징을 띤다. 3장 전체에 걸쳐 청황(潢:E♭5)과 남(南:C5) 등 높은 음에서 경제(京制) 〈평시조〉에 비하여 속성(속소리)이 자주 등장한다. 임(林:B♭4)음은 〈평시조〉에서처럼 한 음 아래 중(仲:A♭4)으로 퇴요성(退搖聲)을 하기도 하지만, 거의 남(南:C5)까지 올려 떠는 곳이 빈번히 출현한다. 노랫말은 우조시조에서만 즐겨 쓰는 몇몇 단형시조로 국한하여 부른다.
⋅우조시조 “월정명”(최상욱-홍원기 창제) (초장) 월정명(月正明) 월정명커늘 배를 저어 추강(秋江)에 나니 (중장)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가운데 명월(明月)이라 (종장) 선동(仙童)아 잠긴 달 건저라 완월(玩月)하게. ⋅우조시조 〈월정명〉(이문언 창제) (초장) 월정명(月正明) 월정명하니 배를 저어 금릉(金陵)에 나니 (중장)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가운데 명월(明月)이라 (종장) 선동(仙童)아 잠긴 달 건저라 완월(玩月)하게. ⋅우시조 “월정명”(석암제) (초장) 월정명(月正明) 월정명커늘 배를 타고 추강(秋江)에 드니 (중장) 물 아래 하늘이요 하늘 위에 달이로다 (종장) 아해(兒孩)야 저 달을 건져스랴 완월장취(玩月長醉).
우조시조는 본래의 시조 가락에 가곡 우조 선율을 섞어 노래하는 시조이다. 단형시조의 노랫말 매우 제한적으로 쓰지만, 우조시조가 만들어지면서 시조의 음악적 표현이 더 다양해졌다.
우조시조는 평시조처럼 단형시조를 노랫말로 한다는 점에서, 극히 일부 단형시조를 노랫말로 하는 〈우조지름시조〉와 다르다.
김기수, 『남창가곡백선』(재판), 은하출판사, 1984. 이양교, 『시조창보』(증보재판), 현대문화사, 1994. 장사훈, 「1939년 장사훈 채보, 임기준 전창 시조집」, 『시조음악론』, 1986. 정경태, 『수정주해 선율선 시조보』(5판), 명진문화, 1996. 홍원기, 『남여창 가곡보: 가사․시조보』, 홍인문화사, 1981.
문현(文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