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삭대엽, 편자즌한입
전통 성악곡의 한 갈래인 여창가곡 중 긴 노랫말을 촘촘히 엮어 부르는 ‘편(編)’ 계열의 노래
여창 편수대엽(編數大葉)은 중형(中型) 또는 장형(長型) 시조로 된 노랫말을 10박 편장단으로 촘촘히 엮어 부르는 ‘편’ 계열의 노래이다. 여창가곡 중 편장단으로 부르는 노래는 편수대엽이 유일하다. 편수대엽은 〈편삭대엽〉이라고도 하고, 〈삭대엽〉의 우리말인 〈자즌한입〉을 붙여 〈편자즌한입〉이라고도 한다. 여창가곡을 이어 부를 때 열네 번째로 부른다.
편수대엽이 처음 보이는 고악보는 『유예지(遊藝志)(1806~1813)』(1800년경)이다. 그 뒤 『소영집성(韶英集成)』(1822)의 우조 부분에 편수대엽이 있으며, 계면조 〈편수대엽〉은 목차에만 보인다. 이후 『삼죽금보(三竹琴譜)』(1841)에 사설이 늘어난 부분의 선율과 함께 계면조 〈편수대엽〉이 수록되어 있다.
편수대엽의 ‘편’은 노랫말을 10박의 편장단으로 촘촘하게 엮어 부르는 것을 이른다. 편장단은 16박의 가곡 기본 장단에서 장구점이 없는 빈 박을 빼고 10점(點)의 장구점만 10박으로 배열한 것이다. 속도는 1분에 70박을 불러, ‘농ㆍ낙ㆍ편’ 중 가장 빠른 노래에 해당된다. 한 글자를 길게 끄는 일반 가곡 선율과 달리 한음에 한 글자씩 부르거나 한음에 여러 글자를 부른다. 10박으로 부르는 편수대엽의 노래 선율은 16박으로 부르는 〈평롱〉 선율과 매우 비슷하다. 즉, 〈평롱〉의 선율에서 점수가 없는 쉬는 박의 선율이 빠져 빠르게 진행되는 노래이다.반주 음악은 거문고ㆍ가야금ㆍ세피리ㆍ대금ㆍ해금ㆍ장구 등의 악기를 단재비로 편성하여 연주하며, 여기에 양금이나 단소가 포함되기도 한다. 선율 반주 외 전주(前奏)인 대여음(大餘音)과 간주(間奏)인 중여음(中餘音)을 연주한다.
여창 편수대엽에는 “모란은”과 “모시를”이 있다. 이중 “모란은”은 ‘화편(花編)’이란 제목으로도 불리고, “모시를”은 ‘저편(苧編)’이라고도 한다.
여창 편수대엽 “모란은”
(초장) 모란은 화중왕이요
(2장) 향일화는 충신이로다
(3장) 연화는 군자요 행화 소인이라 국화는 은일사요 매화 한사로다 박꽃은 노인이요 석죽화는 소년이라 규화 무당이요 해당화는 창녀이로다
(4장) 이중에
(5장) 이화 시객이요 홍도 벽도 삼색도는 풍류랑인가 하노라
위 사설은 18세기 중반 『해동가요』에 〈이수대엽〉으로 수록되어 있고 작가는 김수장이다. 『병와가곡집』부터 편수대엽으로 실려 있고, 『가곡원류(국악원본)』(1872)에서는 여창 계면조 편수대엽으로 명시되어 있다.
편수대엽은 사설이 길어진 중형시조나 장형시조를 노랫말로 하므로 제3장이나 제5장에서 각을 늘려 부르는 곡이 대부분이다.
가곡: 국가무형문화재(1969) 가곡: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1989) 가곡: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2002) 가곡(여창):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2006) 가곡: 경상북도 무형문화재(2003) 가곡: 전라북도 무형문화재(2013) 가곡: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10)
『가곡원류(국립국악원본)』 『병와가곡집』 『삼죽금보』 『소영집성』 『유예지』 『해동가요』
김영운, 『가곡 연창형식의 역사적 전개양상』, 민속원, 2005. 김흥규 외 6인, 『고시조대전』,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2. 신경숙 외 5인, 『고시조 문헌 해제』,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12. 신경숙, 『19세기 가집의 전개』, 계명문화사, 1994. 김영운, 「여창가곡의 발전과정에 대한 고찰-19세기 악보의 여창 가곡을 중심으로」,『한국음악연구』29, 2001. 이두원, 「평롱과 편삭대엽」, 서울대학교 대학원 석사학위논문, 1992.
신혜선(申惠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