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삭대엽(三數大葉), 셋째 치, 삼대엽(三大葉), 삼삭(三葉), 삼삭다엽(三數多葉), 삼엽(三葉), 우삭엽(羽數葉), 우삼삭대엽(羽三數葉), 우이삭엽, 우삼삭엽(羽三數葉)
만년장환지곡(萬年長歡之曲), 중선회(衆仙會)
삼수대엽(三數大葉)은 가곡의 원형인 〈삭대엽(數大葉)〉에서 분화된 노래이다. 우조 삼수대엽과 계면조 삼수대엽이 있으며, 남창으로만 부른다.
남창가곡 24곡을 이어 부를 때, 우조 삼수대엽은 우조 〈두거(頭擧)〉에 이어 여섯 번째 곡으로 부르고 다음은 우조 〈소용(騷聳)〉으로 이어진다. 계면조 삼수대엽은 계면조 〈두거(頭擧)〉에 이어 열네 번째 곡으로 부르고 그 다음은 계면조 〈소용(騷聳)〉을 부른다.
신라의 향가, 고려가요의 맥을 잇는 조선의 성악곡으로 만대엽, 중대엽, 삭대엽이 있었다. 17세기 중엽에 <삭대엽>이 <삭대엽1>ㆍ<삭대엽2>ㆍ<삭대엽3>으로 분화하고 여러 노래가 파생되었는데, 이 중 <삭대엽3>이 현재의 삼수대엽에 해당된다. 삼수대엽의 중여음 이하는 현행 〈초수대엽(初數大葉)〉과 유사한 음악적 특징을 공유한다. 삼수대엽의 ‘수’는 의미상 빠를 ‘삭(數)’으로 읽는 것이 올바르나 현재는 ‘삼수대엽’ 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다.
○역사 변천 과정
우조와 계면조 〈삭대엽〉으로부터 파생되어 『증보고금보』에 ‘삭대엽 우(又)’가 만들어졌고, 신성(申晟, ?~?)의 『신증금보(新證琴譜』(1680)에서 〈삭대엽三〉으로 분화되었으며, 『한금신보(韓琴新譜)』에서는 〈삭대엽四〉까지 늘어났다. 18세기 전반까지는 이렇게 파생된 가곡의 노래를 一ㆍ二ㆍ三ㆍ四, 제삼(第三), 일편(一篇)ㆍ이편(二篇), 또는 삼엽(三葉), 셋째치 등의 서수(序數)를 붙여 구분하였다. 이후, 18세기 후반 『유예지』의 〈우삼엽(羽三葉)〉과 〈계삼엽(界三葉)〉을 거쳤다. 『삼죽금보』 우조와 계면의 삼수대엽은 같은 계열의 〈소이〉와 〈소용〉을 파생하였다. 19세기 이후 가집 『청구영언』과 『가곡원류』에는 우조, 계면조 삼수대엽에 얹어 부르는 여러 사설이 수록되었다. 일제강점기 삼수대엽을 포함하여 본가곡 계열 작품들이 녹음되고 라디오 방송에서 전파되었다. 여창 삼수대엽은 없고 남창 삼수대엽만 존재하며, 노랫말보다 음악을 중심으로 변주되었다. 지금은 남녀창 연창의 경우, 우조 삼수대엽만 구성하며, 계면조 삼수대엽은 부르지 않는다.
현재 삼수대엽을 포함한 남창가곡은 하규일(河圭一, 1867~1937)을 통해 전승되었으며, 삼수대엽은 우조에 “도화 이화”, “적토마”, “추강에”, “굴원 충혼”, “가마귀”의 다섯 곡, 계면조에 “석양에”, “이런들”, “박랑사중”, “백년을”, “삭풍은”의 다섯 곡이 있다.
○음악적 특징
가곡에는 우조와 계면조의 두 악조가 있다. 이 중에서 ‘우조’는 ‘우조평조(羽調平調)’의 준말, 즉 황종궁(黃鍾宮) 평조 선법에 해당한다. 과거에는 낮은 탁임종궁(㑣鍾宮) 평조 선법인 평조평조(平調平調, 탁임종궁 평조선법)가 있었으나, 현재 가곡은 우조평조로만 부르기 때문에 가곡에서 ‘우조’와 ‘평조’는 같은 말로 인식되고 있다.
우조 삼수대엽의 음계는 황(黃:E♭), 태(太:F), 중(仲:A♭), 임(林:B♭), 남(南:c)의 5음 음계 황종 평조이고, 계면조 삼수대엽은 황(黃:E♭), 중(仲:A♭), 임(林:B♭)의 3음이 골격을 이룬다. 삼수대엽의 초장을 높이 질러내고 2장 이하는 낮은 음역으로 부른다.
장단은 가곡 기본장단인 16박 장단이며, 빠르기는 1분당 약 45박으로 앞 곡들인 〈초수대엽〉ㆍ〈중거〉ㆍ〈평거〉ㆍ〈두거〉보다 약간 빨라서, 가곡 중에서는 중간 빠르기에 해당한다.
가곡은 거문고, 가야금, 세피리, 대금, 해금, 양금, 단소, 장구 등 관현악 편성의 악기를 단재비로 구성하여 반주한다. 전체 5장으로 구성되며, 전주(前奏)인 대여음(大餘音)에 이어 초장, 2장, 3장을 부르고, 짧은 간주(間奏)인 중여음(中餘音)에 이어 4장과 5장을 마저 부른다. 대여음은 본래 노래가 다 끝난 뒤 연주하는 후주(後奏)였으나, 오늘날 가곡에서는 전주로 연주된다.
가곡의 가사붙임새는 ‘어단성장(語短聲長)’이라 하여, 실사(實辭)에 해당하는 낱말을 촘촘히 붙이고 조사 등 허사(虛辭)를 길게 끄는 것이 특징이다. ‘ㅐ’나 ‘ㅔ’등의 중모음(重母音)을 ‘아이’, ‘어이’ 등 단모음(單母音)으로 풀어 발음하는 것은 가곡 갈래가 성립한 조선 중기 국어 발음의 잔영으로 보인다.
⋅우조 삼수대엽 “도화 이화” (초장) 도화(桃花) 이화(李花) 행화(杏花) 방초(芳草)들아 (2장) 일 년(一年) 춘광(春光)을 한(恨)치 마라 (3장) 너희는 그리허여도 여천지무궁(與天地無窮)이라 (4장) 우리는 (5장) 백 세(百歲)뿐이니 그를 설워허노라. ⋅계면조 삼수대엽 “석양에” (초장) 석양(夕陽)에 취흥(醉興)을 겨워 (2장) 나귀 등에 실렸으니 (3장) 십 년(十年) 계산(溪山)이 몽리(夢裡)에 지나거다 (4장) 어디서 (5장) 수성(數聲) 어적(漁篴)이 잠든 나를 깨오느니.
삼수대엽을 포함한 가곡은 신라 향가와 고려가요의 맥을 이은 우리나라 고유의 성악갈래이며, 전통사회 상류층의 미의식과 문화를 간직한 정가(正歌)로서 국가 및 지방별 무형유산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었다.
가곡: 국가무형문화재(1969) 가곡: 대구광역시 무형문화재(1989) 가곡(남창):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1995) 가곡(여창): 인천광역시 무형문화재(2006) 가곡: 전라북도 무형문화재(2013) 가곡: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2002) 가곡: 경상북도 무형문화재(2003) 가곡: 유네스코 인류무형유산(2010)
『가곡원류』 『삼죽금보』 『신증금보』 『유예지』 『증보고금보』 『청구영언』 『한금신보』
김영운, 『가곡 연창형식의 역사적 전개양상』, 민속원, 2005. 김진향, 『선가 하규일선생 약전』, 민속원, 1993. 장사훈, 『국악사론』, 대광문화사, 1983.
장희선(張希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