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드리, 보허자 본환입(步虛子 本還入), 본환입(本還入), 대현환입(大絃還入), 하성환입(下聲還入), 미환입(尾還入)
수연장지곡(壽延長之曲)
〈보허자(步虛子)〉의 환입(還入)과 환두(換頭) 가락을 변주한 악곡
〈보허자〉를 비롯한 송(宋) 사악(詞樂)은 ‘A(a-b)-B(c-b)’ 구조로 되어 있는데, 전단(前段)인 A를 ‘미전사(尾前詞)’, 후단(後段)인 B를 ‘미후사(尾後詞)’라고 한다. 이 중 가락이 바뀌는 부분인 미후사 첫째 구(c)를 ‘환두’라 하고, 미전사와 미후사의 가락이 같은 둘째 구 이후(b)를 ‘환입(還入)’이라 한다. 밑도드리는 〈보허자〉의 ‘환입’ 가락을 독립시키고, 그 끝에 환두 가락을 덧붙여 변주한 곡이다.
밑도드리는 〈보허자〉의 변주곡이다. 조선 후기 거문고 악보집 『한금신보(韓琴新譜)』에 〈보허자 본환입(步虛子 本還入)〉이라는 곡명으로 처음 나타난다. 이후 『유예지(遊藝志)』에는 〈대현환입(大絃還入)〉, 『서금보(西琴譜)』에는 〈하성환입(下聲還入)〉, 『삼죽금보』에는 〈본환입(本還入)〉이라는 곡명으로 수록되었다. ‘도드리’는 ‘환입’ 즉, 같은 선율로 되돌아간다는 뜻의 순우리말이다. 이 곡을 높게 변주한 〈웃도드리〉가 파생한 후에는 이와 구별하기 위해 〈밑도드리〉라고 부른다.
○ 역사 변천 과정
〈보허자〉의 변주곡으로 밑도드리가 파생한 시기는 18세기 초반쯤으로 보인다. 이 곡이 처음 수록된 『한금신보』에서는 밑도드리를 ‘보허자 본환입’이라는 곡명으로 쓰고 그 아래에 ‘속칭 밋도드리’라고 병기하였다.
『유예지』에는 밑도드리가〈대현환입〉이라는 곡명으로 소개되었고, 이 때부터 장(章) 구분이 나타났다. 거문고 악보집뿐 아니라 양금 악보집인 『서금보』에도 〈하성환입〉이라는 곡명으로 실렸다. 『삼죽금보』와 『현금오음통론(玄琴五音統論)』에서는 〈본환입〉으로 수록되었고, 현재의 밑도드리와 같이 총 7장으로 구성되었다.
1930년대에 이왕직아악부(李王職雅樂部)에서 편찬한 『현금보』ㆍ『가야금보』ㆍ『해금보』ㆍ『대금보』ㆍ『피리보』 등과 이왕직아악부의 연주 곡명에서는 〈수연장지곡〉이라는 아명으로 지칭되었다.
○ 음악적 특징
밑도드리는 모두 일곱 장으로 구성되며, 그중에서 제1~6장이 원곡인 〈보허자〉의 환입에 해당하고, 제7장은 환두에 해당한다. 황(黃:E♭4)ㆍ태(太:F4)ㆍ중(仲:A♭4)ㆍ임(林:B♭4)ㆍ남(南:C5)의 5음 음계 황종평조이고, 한 장단 여섯 박의 도드리장단이다. 독주로, 또는 현악기 위주에 일부 관악기를 더한 합주로, 또는 가야금ㆍ거문고ㆍ대금ㆍ해금ㆍ아쟁ㆍ향피리ㆍ장고ㆍ 좌고 편성의 관현 합주로도 연주된다.
밑도드리는 〈보허자〉의 환입 부분과 환두 가락을 변주한 곡이다. 처음에는 장 구분이 없었으나 19세기를 거치며 지금과 같이 총 7장 구성으로 확립되었다. 〈도드리〉라 부르기도 하였으나, 이 곡을 높게 변주한 〈웃도드리〉가 파생한 후에는 밑도드리라 부른다.
『삼죽금보』 『서금보』 『아악부악보』 『유예지』 『한금신보』 『현금오음통론』
국립국악원, 『이왕직아악부와 음악인들』, 삼성출판사, 1991. 김영운, 『국악개론』, 음악세계, 2015. 장사훈, 『최신국악총론』, 세광음악출판사, 1985. 장사훈, 「보허자논고」, 『국악논고』, 서울대학교 출판부, 1993.
한영숙(韓英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