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풍류
〈계면가락도드리〉ㆍ〈양청도드리〉ㆍ〈우조가락도드리〉로 구성된 모음곡
천년만세는 《뒷풍류》의 아명으로서, 〈계면가락도드리〉ㆍ〈양청도드리〉ㆍ〈우조가락도드리〉로 구성된 모음곡이다. 줄풍류 악곡 중 가장 빠르고 경쾌하며, 세 곡의 빠르기가 ‘보통빠르게-빠르게-보통빠르게’의 구조를 이룬다.
○역사 변천 과정 임금이 천수를 누리기 바란다는 의미를 담고 있는 ‘천년만세’는 두 가지 악곡의 곡명이다. 하나는 궁중연례악으로서의 〈천년만세〉, 또 다른 하나는 〈계면가락도드리〉ㆍ〈양청도드리〉ㆍ〈우조가락도드리〉로 구성된 민간 줄풍류 천년만세다.
○악곡 구성 전통음악은 보통 첫 곡을 느리게 시작하여 점차 한배(tempo)가 빨라지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에 비해 천년만세는 ‘보통빠르게-빠르게-보통빠르게’ 순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첫 번째 곡인 〈계면가락도드리〉는 장 구분 없이 마흔 두 장단으로 된 곡으로, 제4~14장단 선율이 제32~42장단에서 반복된다. 계면조 선법의 가락을 조금 빠른 타령 장단에 얹어 흥청거리는 느낌으로 연주한다. 두 번째 곡인 〈양청도드리〉는 모두 일곱 장으로 구성되며, 가락은 평조 선법에 해당한다. 한 장단이 네 박으로 된 매우 빠른 속도의 곡으로, 1분에 160~180박을 연주한다. 한 박이 세 개의 소박 단위로 나뉘지만(3소박 4박자), 거문고나 가야금ㆍ양금 등 현악기의 경우 한 박에 한 음씩을 연주하므로 가락을 빠르게 몰아가면서 속도감을 더해주고, 대금이나 세피리 등 관악기의 경우 많게는 서너 음을 한 박에서 소리내기 때문에 세분된 가락으로 리듬감을 더해준다. 〈양청도드리〉 제7장에서는 연주 속도가 느려지면서 〈계면가락도드리〉와 비슷한 빠르기가 되면서 〈우조가락도드리〉로 넘어간다. 세 번째 곡인 〈우조가락도드리〉는 〈양청도드리〉 제7장의 선법과 빠르기를 그대로 이어받아 우조, 즉 황종평조로 된 가락을 타령장단에 얹어 연주한다. 이로써 천년만세가 느긋하게 마무리된다.
○연주 형태 천년만세는 《영산회상》 뒤에 덧붙여 《가즌회상》 또는 《별곡》의 형태로도 연주하며, 상황에 따라서는 짧게 줄여서 연주하기도 한다. 짧게 줄여 연주할 때는 〈계면가락도드리〉를 제14장단까지만 연주하고 바로 〈양청가락도드리〉로 넘어간다. 그리고 〈우조가락도드리〉를 연주하지 않고 〈양청가락도드리〉 의 마지막 장인 제7장에서 마친다. 〈양청가락도드리〉 제7장 제3장단~제7장단(끝장단)의 선율은 〈우조가락도드리〉 제7장 제4장단(반각)~제9장단(끝장단)의 선율과 동일하기 때문에 〈양청가락도드리〉까지만 연주해도 천년만세의 처음과 끝은 다 연주하는 셈이다.
○악기편성 《영산회상》과 동일한 줄풍류 편성이다. 거문고ㆍ가야금ㆍ대금ㆍ세피리ㆍ해금ㆍ장구를 단(單)재비로 구성하며 단소와 양금을 첨가하기도 한다.
천년만세는 선법과 빠르기가 서로 다른 악곡을 모아 음악적 대비를 이루도록 구성한 곡이다. 천년만세의 ‘느림-빠름-느림’의 구성은 전통음악의 보편적인 구조인 ‘느림-빠름’과는 전혀 다른 것으로서 매우 특징적이며, 이를 통해 조선 후기 음악인들의 음악적 미감을 엿볼 수 있다. 또한 줄풍류 악곡 중 가장 빠르고 경쾌한 곡으로서, 《영산회상》에서부터 연이은 연주로 한껏 고조되었을 조선 후기 풍류방의 흥취를 가늠해볼 수 있는 곡이다.
『국립국악원 소장 아악부 양금보』
송방송, 『증보한국음악통사』, 민속원, 2007. 장사훈, 『최신국악총론』, 세광음악출판사, 1985.
임란경(林爛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