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상지곡(呈祥之曲)
《영산회상》ㆍ〈밑도드리〉ㆍ《천년만세》를 여러 방식으로 이어 연주하는 악곡의 총칭
별곡의 유래는 조선 후기에 성행했던 풍류방 문화에서 찾을 수 있다. 조선 후기 풍류객들은 자신들이 애호하는 악곡들을 모아 느린 곡에서 시작하여 점차 빠른 곡 순으로 이어서 연주하는 것을 즐겼다. 『삼죽금보』를 비롯한 19세기 이후의 고악보들을 살펴보면 풍류객들이 주로《영산회상》과 《보허자》의 파생곡들을 엮어서 연주했음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연주 문화가 정착하여 만들어진 것이 별곡이다.
○악곡 구성 별곡을 연주하는 방식은 네 가지가 있다.
별곡 | 《영산회상》 | 〈밑도드리〉 | 《영산회상》 | <천년만세> |
상령산-중령산-세령산-가락덜이-삼현도드리- | 밑도드리(또는 웃도드리)- | -삼현도드리(제4장)-하현도드리-염불도드리-타령-군악 | -계면가락도드리-양청도드리-우조가락도드리 | |
가 | ○ | ○ | ○ | ○ |
나 | ○ | ○ | ○ | ✕ |
다 | ✕ | ○ | ○ | ○ |
라 | ✕ | ○ | ○ | ✕ |
첫 번째는 별곡을 가장 길게 연주하는 방식이다. 《영산회상》의 <상령산>ㆍ<중령산>ㆍ<세령산>ㆍ<가락덜이>ㆍ<삼현도드리>를 차례로 연주하고 〈삼현도드리〉 끝 장단에서 변조하여 〈밑도드리〉로 넘어간다. 그리고 다시 〈밑도드리〉 제7장 끝을 변주하여 《영산회상》〈삼현도드리〉 제4장으로 돌아가서 <하현도드리>ㆍ<염불도드리>ㆍ<타령>ㆍ<군악>을 이어 연주한다.
마지막으로 《천년만세》, 즉 <계면가락도드리>ㆍ<양청도드리>ㆍ<우조가락도드리>를 덧붙여 연주하고 마친다.(표-가) 이렇게 연주하는 별곡을 다른 이름으로 《가즌회상》이라 한다.
두 번째는 첫 번째 방식에서 《천년만세》를 뺀 것으로, 〈상령산〉에서 시작해서 〈군악〉까지 연주하고 마친다.(표-나)
세 번째는 첫 번째 방식에서 앞부분을 빼고 〈밑도드리〉에서 시작하여 《천년만세》까지 연주하는 방식이다.(표-다)
네 번째는 〈밑도드리〉에서 시작하여 〈군악〉까지 연주하는 방식으로, 별곡 중 가장 연주 길이가 짧다.(표-라)
○악기편성 거문고ㆍ가야금ㆍ대금ㆍ세피리ㆍ해금ㆍ장구를 단(單)재비로 구성하는 줄풍류 편성이며, 때에 따라 단소와 양금을 첨가한다. ○기타 〈삼현도드리〉 다음에는 본래 〈밑도드리〉를 연주했으나 근래에는 악기별로 나눠서 〈밑도드리〉와<웃도드리> 두 곡을 동시에 연주하기도 한다. 주로 거문고와 대금은 〈밑도드리〉를 연주하고, 가야금ㆍ해금ㆍ세피리는 〈웃도드리〉를 연주한다.
별곡은 줄풍류 악곡들을 한데 모아 다양한 방식으로 연주하는 것이다. 별곡을 통해 조선 후기 풍류방의 다채로운 연주 문화와 풍류객들의 풍부한 음악적 감수성을 확인할 수 있다.
『이왕직아악부 오선악보』
이혜구, 『삼죽금보의 역보 및 주석』, 한국정신문화연구원, 1998. 장사훈, 『최신국악총론』, 세광음악출판사, 1985.
임란경(林爛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