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제줄풍류》 한바탕의 맨 마지막 곡으로 주로 호남 지역을 중심으로 전승된 음악
풍류굿거리는 호남 지역의 삼현육각 음악인 〈남도 삼현 굿거리〉에서 파생된 음악으로 1960년대 전후의 기록에서는 별도로 연주되다가 이후 《향제줄풍류》의 맨 마지막 곡으로 편성되었다. 현재 구례향제줄풍류ㆍ이리향제줄풍류ㆍ정읍향제줄풍류에서 연주되고 있다.
호남 지역의 향교 제사 및 《진도 씻김굿》 등에서는 삼현육각 편성의 음악을 사용하였는데 그 중에 한 곡인 〈남도 삼현 굿거리(남도 굿거리)〉에서 현재의 풍류굿거리가 파생되었고, 이후에 《향제줄풍류》의 맨 마지막 곡으로 편성되었다.
○ 역사 변천 과정 호남 지역에서 굿거리라는 명칭이 사용된 악곡에는 《향제줄풍류》의 〈풍류굿거리〉, 《진도 씻김굿》의 〈남도 삼현 굿거리〉 그리고 민속 합주에서 자주 연주되는 〈남도 굿거리〉가 있다. 박병천에 의하면 《진도 씻김굿》의 〈남도 삼현 굿거리〉는 굿뿐만 아니라 향교의 제사 등에서도 자주 연주하던 삼현육각 음악으로, 그 근원이 언제인지는 알 수 없으나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가락이라고 한다. 또한 민속 합주에서 자주 연주되는 〈남도 굿거리〉는 〈남도 삼현 굿거리〉와 유사한 곡이며, 두 곡의 차이점은 악기 편성에 있다. 〈남도 굿거리〉는 피리ㆍ대금ㆍ해금ㆍ거문고ㆍ가야금ㆍ장구를 편성해 연주하고, 〈남도 삼현 굿거리〉는 피리ㆍ대금ㆍ해금ㆍ장구ㆍ징을 사용하는 삼현육각 편성이다. 아울러 위 세 곡을 교차 비교한 연구들을 종합해 볼 때 장단 개수를 제외하고 구성음ㆍ선법ㆍ장 구성ㆍ장단ㆍ형식ㆍ종지가 유사하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남도 삼현 굿거리〉는 총 23장단, 〈남도 굿거리〉가 총 20장단인데 반하여 〈풍류굿거리〉는 총 45장단으로 선율이 확장된 형태이다. 1950년대에 호남 풍류를 악보로 정리한 정경태의 『국악보』에는 《영산회상》 악보에 굿거리가 포함되어 있지 않고, ‘풍류굿거리’라는 명칭과 함께 별도로 정리되어 있다. 따라서 풍류굿거리는 처음에 풍류 한바탕에 포함되지 않고 따로 연주되다가 나중에 합류된 것으로 짐작된다. 전남 화순 출신의 대금 명인 조창훈(趙昌勳, 1941년생)에 의하면 자신이 20대에 화순에서 풍류를 할 때, 풍류굿거리는 한바탕에 넣어 연주하기도 하고 따로 연주하기도 했다고 한다. 또한 풍류굿거리는 《호남풍류》에만 포함되어 있다. 국가무형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진 않으나 정읍 김문선에 의해 풍류의 명맥(풍류방 샘소리터)을 이어오고 있는 《정읍향제줄풍류》에도 풍류굿거리가 포함되어 있다. 《영남풍류》나 2016년에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재 제23호로 지정된 《대전향제줄풍류》 에는 풍류굿거리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현재까지 음원 및 악보로 전승되는 풍류굿거리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다.
지역/전승자 | 주요자료 | |
대전 | 악보 음원 |
『대전향제줄풍류』, 한밭정악회, 2005. 『대전향제줄풍류Ⅱ』, 한밭정악회, 2010. 〈대전향제줄풍류〉, 한밭정악회, 2011. |
이리 | 악보 음원 |
『향제줄풍류보』, 이리향제줄풍류 보존회, 1988. 〈이리향제줄풍류〉, 지구레코드, 1994. 〈최문진 가야금 정악 Ⅲ 이리향제줄풍류〉, 예술기획탑, 2003. 〈김계선 가야금 녹음본〉, 김문선 개인 소장, 2000년대 초반. |
정읍 | 악보 음원 |
『정읍향제줄풍류』, 김문선 개인 소장, 미상. 〈이보형 채록 향제줄풍류〉, 한국고음반연구회, 1999. |
구례 | 악보 음원 |
『구례향제줄풍류』, 구례향제줄풍류 보존회, 1998. 〈구례향제줄풍류〉, 지구레코드, 1990. |
경주 | 악보 음원 |
『영제풍류嶺制風流 (이말량 구음보)』, 이지영 개인 소장, 미상. 〈이말량 전傳 영남줄풍류〉, 국립부산국악원, 2010. 〈이보형 채록 향제줄풍류〉, 한국고음반연구회, 1999. |
김윤덕 | 악보 | 『김윤덕류 가야금산조와 향제 풍류』, 학민사, 2001. |
김죽파 | 악보 음원 |
『김죽파 가야금 곡집』, 세광음악출판사, 1989. 〈김죽파 한국의 가야금 음악 / 산조, 민속풍류〉, 서울음반, 1995. 〈죽파 가야금 연주집 (유작음반)〉, 예전미디어, 1995. |
성금연 | 악보 | 『줄풍류 성금연 가야금 가락』, 국악예술고등학교, 1960년 경 |
○ 연주 공간 및 악기 편성 연주 공간은 풍류객의 사랑방이나 별채 또는 정자(亭子) 등이고, 악기 편성은 거문고ㆍ가야금ㆍ양금ㆍ해금ㆍ대금ㆍ세피리ㆍ단소ㆍ장구의 여덟 악기로 《향제줄풍류》와 동일하다.
○ 음악적 특징 풍류굿거리는 모두 3장 구성에 총 45장단으로 되어 있는데, 제1장은 총 15장단, 제2장은 총 16장단, 제3장은 총 14장단이다. 전체적으로, 제1장을 세 번 반복하는 셈인데, 약간의 변화를 주어 각 장의 길이가 같지 않다. 제2장의 경우 첫 장단만 새로운 선율이고 나머지는 제1장을 그대로 반복하므로 총 16장단이고, 제3장의 경우는 제1장의 첫 장단을 제외하고 연주하기 때문에 총 14장단이다. 악기 연주에 있어서는 대금이 제3장 제11째 장단부터 한 옥타브 위 음으로 연주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악기별 각 장의 종지음과 장단 수는 다음과 같다.
풍류굿거리 전체 45장단 |
1장 15장단 |
2장 16장단 |
3장 14장단 |
거문고 | 僙 | 僙 | 僙 |
가야금 | 僙 | 僙 | 僙 |
대금 | 黃 | 黃 | 黃 |
단소 | 潢 | 潢 | 潢 |
피리 | 黃 | 黃 | 黃 |
해금 | 黃 | 黃 | 黃 |
양금 | 黃 | 黃 | 黃 |
《향제줄풍류》 한바탕 열다섯 곡은 《영산회상》 이라는 한 악곡에서 시작되어 여러 변주곡과 파생곡이 오랜 세월에 걸쳐 더해지면서 완성된 음악이다. 또한 풍류 음악에서 양금과 같은 외래 악기가 거부감 없이 수용되었던 것처럼, 본래 풍류는 변화를 수용하고 함께 즐기는 문화적 특성을 갖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경제(京制)풍류에서 찾아볼 수 없는 풍류굿거리가 호남 지역의 삼현육각 음악에서 비롯되어 《향제줄풍류》로 수용된 점은 이러한 풍류 문화의 특성을 잘 보여준다.
구례향제줄풍류: 국가중요무형문화재(1987) 이리향제줄풍류: 국가중요무형문화재(1987)
구례향제줄풍류보존회, 『구례향제줄풍류보』, 구례향제줄풍류보존회, 1998. 김문선, 『정읍향제줄풍류』, 개인 소장, 미상. 김윤덕, 『가야금 풍류보』, 한국 국악예술학교 교재, 1960년대. 이리향제줄풍류보존회, 『향제줄풍류보』, 이리향제줄풍류보존회, 1988. 이보형, 『무형문화재 조사보고서(6) 향제풍류』, 문화재관리국 문화재연구소, 1985. 정경태, 『국악보』, 청석회, 1987. 남상숙, 「호남풍류의 전승사 및 음악적 특징」, 『국립민속국악원 논문집』 5, 2005. 이슬기, 「가야금 줄풍류의 전승 지역별 음악적 특징」, 서울대학교 박사학위논문, 2014.
남상숙(南相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