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더리, 가락제지(加樂除只), 가락제이(加樂除耳)
유초신지곡(柳初新之曲) 가락덜이, 취태평지곡(醉太平之曲) 가락덜이
《평조회상》의 네 번째 곡으로, 선율은 《영산회상》 <가락덜이>보다 4도 낮다. 열 박이 한 장단을 이루며 한 박(정간)이 세 개의 소박 단위로 나뉜다.
《평조회상》 가락덜이의 발생 정보는 미상이다. 조선 전기 고악보에는 이 곡이 보이지 않으며, 『유예지』(1806~1813)에 〈현악영산회상 삼층제지(三層除指)〉라는 이름으로 실린 《영산회상》 <가락덜이>가 가장 앞선 관련 악보다. ‘영산회상 삼층제지’란, 〈상령산〉에서 가락을 세 번 덜었다는 뜻이므로 가락덜이가 〈상령산〉에서 파생된 곡임은 분명하다. 더 구체적으로는 〈상령산〉에서 〈중령산〉ㆍ〈세령산〉이 나오고, 세 번째로 파생된 곡이 가락덜이이다. 이후 『삼죽금보』에 《평조영산회상》이 포함되었는데 여기에는 〈상령산〉 악보만 있고, <중령산> 이하 곡은 그 앞에 실린 《영산회상》의 해당 곡에서 이조하여 거문고 제5괘법으로 연주하도록[중령산이하병용제오괘(中靈山以下竝用第五棵)] 지시되었다. <가락덜이> 역시 이에 따라 연주했음을 알 수 있다.
○악기편성
가야금ㆍ거문고ㆍ아쟁ㆍ해금ㆍ향피리ㆍ대금ㆍ소금(당적)ㆍ장구ㆍ좌고 등 현악기ㆍ관악기ㆍ타악기가 모두 합주하므로 《현악영산회상》이나 《관악영산회상》보다 크고 웅장하다. 거문고ㆍ가야금ㆍ양금ㆍ장구ㆍ해금ㆍ대금ㆍ세피리를 단재비로 편성하여 세악(細樂)편성으로 연주할 경우에는 《평조회상》을 《취태평지곡》이라고도 부른다.
○음계
《평조회상》 가락덜이의 주요 출현음은 임(㑣:B♭3)ㆍ남(㑲:C4)ㆍ황(黃:E♭4)ㆍ태(太:F4)ㆍ중(仲:A♭4)이다.
○장단, 장별구성
세 장 구성에 모두 열 장단이다. 제1~3장까지 각각 4ㆍ3ㆍ3 장단으로 되어있다. 한 장단이 열 박이며, 한 박은 세 개의 소박 단위로 나뉜다.
본래 《영산회상》 〈상령산〉은 ‘영산회상불보살’을 노래하던 곡이었다. 연산군은 회무(回舞)에서 이 가사를 부르는 것을 듣고, 이는 불가의 말이니 고쳐 쓰는 게 어떻겠느냐고 하며 연산군이 직접 “군수신복계방밀(君綏臣福繫邦謐)”이라는 노랫말 한 구를 지은 적이 있다.1 이후 중종은 악장(樂章)의 내용 중 음란하거나 불가와 관련된 내용은 고치라고 명하여, 〈처용무〉 반주음악으로 연주되던 《영산회상》 의 가사 역시 「수만년사(壽萬年詞)」로 대체하게 하였다.2 중종 당시 대제학 남곤은 〈처용무〉자체가 기이하고 사특〔奇邪不正之樂〕하기 때문에 악장을 고치기보다는 아예 〈처용무〉를 다른 잡희와 함께 추지 않기를 건의하였고, 중종은 이를 받아들였다. 따라서 새롭게 지은「수만년사(壽萬年詞)」가 실제로 〈처용무〉의 반주악인 《영산회상》 의 가사로 불려지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조선 후기 악보로 추정되는 『송씨이수삼산재본금보』 《현악영산회상》 <상령산>에 여전히 ‘영산회상불보살’이 가사로 붙어 있는 점에서, 불가와 관련된 가사를 고치려는 시도가 몇 차례 있었음에도 여전히 이 가사를 부른 관행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현재는 《영산회상》과 《평조회상》의 모든 악곡을 가사 없는 기악곡으로 연주한다.
1) 『연산군일기』 연산 11년(1505) 12월 27일, ‘임금이 편안하고 신하가 복스러우니 나라의 안일에 관계되네(君綏臣福繫邦謐。)’
2) 『중종실록』 중종 13년(1518) 4월 1일, ‘바다에 사는 신선이 자연(紫烟)을 타고 와서, 비단 휘장 앞에 갈라 서서 춤을 드립니다. 꽃을 꽂은 머리 무거워서 천천히 돌면서, 삼가 임금님의 만년수를 드리옵니다.(碧海仙人乘紫烟, 分曹呈舞繡簾前。 揷花頭重回旋緩, 恭獻君王壽萬年。)’
관현 합주 대편성일 경우 현재 전하는 향악곡 중 연주 규모가 가장 큰 편에 속하며, 오늘날에도 감상 및 정재 반주 음악으로 연주된다.
『삼죽금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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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아영(尹娥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