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곡의 연주에서 어떤 음에서 다른 음으로 하행 진행할 때 그 음을 끌어내리는 소리.
『악학궤범(樂學軌範)』(1493)이 편찬되었던 15세기 후반기까지도 거문고의 경우 왼손으로 괘를 짚을 때 가볍게 누르는 경안법(輕按法)을 사용했으며 이 때는 퇴성과 같은 주법이 없었다고 보고 있다. 즉, 왼손으로 괘를 짚을 때 줄을 밀어 소리를 내는 연주법인 역안법(力按法)이 사용되면서 퇴성을 사용하게 되었다. 1572년에 편찬된 『 금합자보(琴合字譜)』의 ‘합자해조(合字解條)’에서는 “처음에는 역안(力按)하고 다시 경안(輕按)하여 두 괘츼 소리를 나게한다”라는 퇴성에 해당하는 연주기법이 기록되어 있다. 이와 같은 퇴성 주법을 사용하게 되는 상황은 거문고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에서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라고 본다.
정악 계열 음악에서는 궁에서 5도 위의 음에서 하행할 때 퇴성을 사용한다. 예를 들면 황ㆍ태ㆍ중ㆍ임ㆍ남의 황종궁평조의 경우 남에서 임, 중에서 태로 하행할 때 퇴성이 나타난다. 한편 황ㆍ중ㆍ임의 황종궁계면조에서는 임에서 중으로 하행할 때 퇴성이 나타난다. 단, 음의 시가가 짧을 때는 급히 끌어 내리고 2박 이상일 때는 마지막 박에서 끌어 내린다.
반면 민속음악에서는 제 음보다 높은 소리를 낸 뒤에 제 음으로 끌어 내린다.
국악곡의 연주에서 퇴성의 표현은 음악의 장르, 선법, 기악곡 또는 성악곡의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즉, 퇴성은 국악곡의 선법 또는 음악적인 특징을 구분하는데 중요한 근거가 된다. 국악곡 각각의 특성을 표현하고 각 개인 음악가의 개성을 표현하는데 매우 필수적인 음악적 요소이다.
장사훈, 『최신국악총론』, 세광음악출판사, 1985. 장사훈, 『한국전통음악의 연구』, 보진재, 1982.
임혜정(林慧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