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산회상》의 첫 번째 악곡
상령산의 원곡인 《영산회상》은 『악학궤범』(1493년) 권 5에 최초로 언급되었다. 향악정재인 〈학연화대처용무합설(鶴蓮花臺處容舞合說)〉 시 음악이 〈영산회상만(靈山會相慢)〉을 연주하면 여기와 악공이 일제히 소리 내어 가사 ‘영산회상불보살(靈山會相佛菩薩)’을 부르며 춤추고 박과 대고를 치면 〈영산회상령(靈山會相令)〉을 연주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다.
○ 변천 과정
17세기 전기 민간악보까지만 해도 〈영산회상〉의 가사를 수록하였으나, 17세기 후반의 『신증금보』(1680) 이후로는 〈영산회상〉을 가사 없이 선율만 전한다. 세조(재위: 1455~1468) 때의 음악을 담은 18세기 관찬악보 『대악후보』(1759)도 〈영산회상〉을 수록하였는데, 같은 시기 민간악보와 달리 가사를 포함하였다. 18세기에 이르러 변주곡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나 악곡명은 〈영산회상〉을 그대로 사용했다. 그러나 19세기 후기 『율보(향률양금보)』, 『금보(초입문)』에서는 〈본령산〉으로, 『학포금보』에서는 〈대령산〉, 『동대금보』와 『동대가야금보』에서는 <만령산(慢靈山)> 등으로 명칭이 바뀌어 오늘날 〈상령산〉으로 일컫게 되었다.
○ 악곡 구성 네 장 구성에 모두 열일곱 장단이다. 제1~4장까지 각각 3, 4, 4, 6 장단으로 되어있다. ○ 용도 조선후기 풍류방에서 연주되었던 음악으로, 현재는 국립국악원을 비롯하여 지방의 줄풍류보존회 및 동호인 단체 등에서 많이 연주된다. 중등 및 고등교육기관의 국악 전문 과정에서 중요한 학습곡으로 쓰이고 있다. ○ 악기편성 거문고, 가야금, 양금, 해금, 단소, 대금, 세피리, 장구를 편성해 합주한다. ○ 장단 현행 상령산은 한 장단이 스무 정간으로 이루어지고 네 개의 대강으로 나뉘는데, 각 대강이 일관되게 6․4․4․6 정간으로 구성된다. 1분 동안 총 20~25정간을 연주하는 느린 속도의 악곡으로, 한 정간(한 박)이 세 개의 소박 단위로 나뉜다. 장구 장단꼴은 다음과 같다.
○ 음계 황종(黃:E♭4)ㆍ태주(太:F4)ㆍ중려(仲:A♭4)ㆍ임종(林:B♭4)ㆍ무역(無:D♭5)다섯 음이 사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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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조(鄭慶祚)